[변협 "엄중한 사안" 징계착수]
변협 "유족에 깊은 위로 표한다" 7월경 징계여부 결정..법조계 '징계 불가피' 전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변호사" 논란..권경애 “3년간 9000만원 갚겠다” 각서 쓰고 연락두절

[정현숙 기자]=  '조국 흑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저자 권경애 변호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끓어 오르면서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권경애 변호사의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 한편 SNS에서도 과거 권 변호사에게 유사한 피해를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대리하면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소송을 물거품으로 만든 권경애 변호사가 금전적인 보상을 하겠다는 각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7일 숨진 박모 양의 유족 측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9천만원을 3년에 걸쳐 유족에게 갚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쓰고 자취를 감췄다. 그는 현재 주변의 연락을 받지 않고, 법무법인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변협은 7일 '권경애 변호사 직권 조사 승인 요청 건'을 오는 10일 상임이사회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전날 "협회장 직권으로 조사위원회 회부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변협은 "이번 일을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한다. 유족에 깊은 위로를 표한다"라며 "협회장 직권으로 조사위원회 회부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상임이사회가 직권조사를 승인하면 권 변호사는 2주 안에 경위서를 내야 한다. 변협은 경위서를 바탕으로 조사보고서를 작성해 징계 개시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권 변호사가 경위서를 내지 않아도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 전례를 고려하면 이르면 7월 징계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해놓고 총 5회 무단으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항소심서는 3회 연속 불출석해 취하되면서 패소로 결론이 났음에도 유족에게 5개월간 숨겨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1심에서 유족이 승소한 부분도 패소로 뒤집혀 역으로 유족이 소송비용을 물어내게 생긴 판국이다.

그의 저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빗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변호사"라는 논란과 함께 법조계에서도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인사 비평 글을 올리며 유명세를 떨쳤다.

전날 진중권 광운대 교수의 친누나 진회숙 음악 평론가는 페이스북을 통해 '권경애 사건'을 다룬 기사를 링크하고 공유했다. 그는 "3, 4년 전 가족 중 한 사람이 부당 해고 문제로 권 변호사에게 변호를 맡겼다가 너무 불성실해서 애를 먹은 적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진회숙 음악평론가 페북 갈무리

진 평론가는 "가족이라 그때 권 변호사가 속 썩인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 다른 재판에서도 그랬네"라며 "아니 무슨 변호사가 재판 중에 자기 의뢰인에게 불리한 내용을 얘기하냐. 그게 불리한 건지, 유리한 건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는 건가, 아니면 다른 데 정신이 팔려서 잠시 착각한 건가. 여하튼 소송에서 졌다"라고 과거 재판 사례를 밝혔다.

그는 "그때 변호 맡긴 사람이 권경애가 정치에 관해 글 쓰는 시간의 10분의 1만 자기 재판에 신경 썼어도 이렇게 어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했는데...."라며 "페북에 올라온 피해자(고 박주원양 어머니 이기철씨)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 매일 같이 약속 어기고 소송장도 잘 안 읽어서 재판 내용도 잘 모른다는데, 이런 사람이 뭘 잘났다고 다른 사람을 비판할까. 정말 웃긴다"라고 냉소했다.

로펌 탈퇴..한 줄짜리 각서 쓰고 잠적

한편 유족이 8년간 애쓴 학폭 소송을 물거품으로 만든 권 변호사는 9천만원보상을 하겠다는 각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9천만원은 유족의 의사와 관련 없이 권 변호사가 임의로 정한 금액이라는 게 유족 측 설명이다.

7일 숨진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9천만원을 3년에 걸쳐 유족에게 갚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쓰고 현재 주변의 연락도 받지 않고 자취를 감췄다. 

이기철씨는 "권 변호사에게 사과문을 써 달라고 했더니 못 쓴다며 외부에 알리지도 말아 달라고 했다"라며 "이를 거절했더니 권 변호사가 한 줄짜리 각서를 썼다"라고 말했다.

전날 '법무법인 해미르'는 권 변호사가 더는 해당 법무법인 소속이 아니라고 밝혔다. 해미르 분당 분사무소는 공지글에서 "권경애 변호사는 2023년 4월 6일 자로 법무법인 해미르 서초 주사무소에서 탈퇴하였음을 공식적으로 밝힌다"라며 "분당 분사무소는 권 변호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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