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 만족(滿足)하고, 계신지요? ‘만족’이라는 한자의 뜻을 살펴보면, ‘만(滿)’은 ‘가득하다’ ‘차오른다.’라는 뜻이고, ‘족(足)’은 그냥 ‘발’이라는 뜻인데, 어째서 ‘만족’이라는 단어에 ‘발족(足)’ 자를 쓰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발목까지 차올랐을 때, 거기서 멈추는 것이 바로 완벽한 행복」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완벽한 행복! 어떠한 철학적 표현이나, 시적 미사여구보다 행복에 대한 완벽한 정의였습니다. ‘滿足’이라는 한자를 보면서 ‘행복은 욕심을 최소화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족욕(足浴)’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대야에 뜨거운 물 받아 놓고 발을 담그는 건강 법이지요. 이때 발목까지만 어느 정도 따끈한 물속에 담가도, 곧 온몸이 따뜻해지며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껏 목까지 차오르고, 머리 끝까지 채워져야 행복할 것이라는 지나친 욕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불가(佛家)의 용어 중, ‘탐 진 치(貪嗔恥)’라는 것이 있습니다.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3 독 심(三毒心)이라 해서, 깨달음의 수행에 가장 큰 장애물로 여기고 있지요. 탐욕(貪慾)은 ‘지나친 욕심’을 말합니다. 사람의 욕심엔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탐욕은 파멸(破滅)의 지름길입니다.

수분지족(守分知足)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욕망을 자제하고 분수를 지키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한의학에도 ‘머리는 차가워도 발은 따듯하게’ 라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도 발목까지만 따뜻해도 온몸이 따뜻해진다는 말입니다.

여하튼 과욕은 금물입니다. 분수를 지키며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만고 불변(萬古不變)하는 ‘행복의 방정식’입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지금 있는 그대로, 이 모습 그대로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이니까요. 이처럼 우리의 삶도 ‘시련(試鍊)이 있어야 윤기(潤氣)가 나고, 생 동감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젊은 어부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해초’가 많아 고기를 잡는 데 방해가 되어서 “독한 약을 풀어서 라도 해초를 다 없애 버려야겠다” 하니까 옆에서 늙은 어부가 말했습니다.

“해초가 없어지면 물고기의 ‘먹이’가 없어지고, 먹이가 없어지면 물고기도 살지 못해 없어진다네.” 이렇게 우리는 ‘장애물’이 없어지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러나 장애물이 없어지면 장애를 극복하려 던 의욕도 함께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오리는 알 깨는 고통의 과정을 겪어야만 살아갈 힘을 얻으며, 누군가 알 깨는 것을 도와주면 그 오리는 몇 시간 못 가서 죽게 됩니다. 남태평양 ‘사모아 섬’은, 바다거북의 산란 장소로 유명합니다. 봄이면 바다거북들이 해변으로 올라와 모래에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고, 깨어난 새끼들이 바다를 향해 새까맣게 기어가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지요.

한 번은 해양 학자들이 ‘산란기’ 바다거북에게 진통제를 주사해 보았습니다. 거북은 고통 없이 알을 낳았지만, 거북은 제가 낳은 알을 모조리 먹어 치워 버렸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그걸 보고, 고통 없이 낳은 알‘이라 ’모성 본능‘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만약 밝은 대낮만 계속된다면, 사람들은 며칠 못 가서 다 쓰러지고 말 것입니다. 누구나 어둠이 싫지만, 어둠이 있기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낮도 밤도 모두 삶의 일부인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대하고 소망 하지만, 그러나 ’어둠‘이 있어야 빛이 더욱 ’빛‘나듯, 시련이 있어야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경험하는 수많은 시련 중에 내가 이겨내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시련이 닥쳐올 것입니다. 때론 그 시련을 피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시련을 통해서 우리들의 삶이 더욱더, 윤기가 나고, 또 다른 행복감을 안겨다 줄 것입니다.

정산(鼎山) 종사께서 「마음이 바르지 못한 사람이 돈이나 지식이나 권리가 많으면, 그것이 도리어 죄악을 짓게 하는 근본이 되나니, 마음이 바른 뒤에야 돈과 지식과 권리가 다 영원한 행복으로 화 하나니라.」 하셨습니다.

다 가졌다는 것이, 꼭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 용도에 맞게 이용하고 활용하면 되지, 욕심을 내어 굳이 내 소유로 하려고 하는 것은, 패망(敗亡)의 원인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희망 찬 내일을 위해, 오늘 다가오는 어떠한 시련도 좌절하거나, 염려, 근심하지 말고 꿋꿋하게 헤쳐나갈 수 있으면, 그것이 ’행복 방정식‘이 되어 우리 인생이 풍요로워질 것이니 얼마나 좋을까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5월 2일

덕 산 김덕권(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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