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5월 8일이 어버이날입니다. 저도 이날 ‘원불교 여의도교당’에서 어버이날 잔치를 열고, 선물도 받았으며, 카네이션 꽃도 받았지요.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그 고마운 어버이날을 제정한 일등 공신이 누구인지 아시는지요?

우리 덕화만발의 가족 이돈희 임마누엘 선생이십니다. 「노인의 날은 1968년에 제가 처음 만들고, 3년 후인 1971년에 만든 제가 시범으로 서울 신촌에서 행사를 한 바 있으며, 1997년에야 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노인의 날을 만든 지 29년 만에 국가에서 제정되는 결실을 보았습니다. UN에서도 노인 문제가 세계적으로 심각해진 것을 인정하고, 대한민국 청년인 제가 노인의 날을 만든 지 23년이 지난 1991년에야 <제1회 세계노인의 날>을 제정하였지요.

그 후, 각 UN 회원국에도 노인의 날을 제정토록 권장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가 노인의 날을 만든 지 29년 만에, UN에서 UN 회원국에 노인의 날을 제정토록 권장한 지, 6년 만에 제정된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정말 자랑스럽지 않은가요? 어버이의 참된 사랑이 어떤 것인지 한번 알아봅니다. 조선 조 18대 현종 임금 때, 호조판서 김좌명(金佐明) 댁에는 집안 살림을 도맡아 관리하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최술(崔述)이란 젊은 아전(衙前)이 있었지요.

최술은 가난한 상놈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영리하였습니다. 범상치 않은 아들을 보고 비록 상놈의 자식이지만 천하게 기를 수 없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엄하게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글을 가르쳤지요. 이 덕분에 일반 상놈의 자식과 달리 사리에 밝고 학문에 조예도 깊었습니다.

청년이 된 최술은 김 판서 댁에 머슴으로 들어갔고, 다른 하인들과 달리 천성이 부지런하고 매사에 성실했습니다. 평소 다른 하인과 달리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어떤 일이라도 막힘없이 매끄럽게 처리하는 것이었지요.

이런 모습의 최술을 본 김 판서는 최술에게 일부러 힘들고 까다로운 일을 시켜 봤지만 아주 능숙하게 일 처리 솜씨를 발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최술에게 막일을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 김 판서는 머슴에서 일약 아전 자리에 앉히고 집안 살림을 총 관리하는 벼슬을 내린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술의 어머니가 김 판서를 찾아와 아들의 보직을 박탈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들 같으면 뇌물을 바쳐서라도 앉히려고 하는 아전 벼슬자리인데 말입니다. 김 판서가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린 가 싶어 그 이유를 묻자 최술의 어머니는 천천히 아뢰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모자는 쌀 겨도 꿀맛같이 여기며 이치에 어긋남이 없이 살아왔습니다. 대감 마님 덕분에 자식이 출세하니 여기저기서 딸을 주겠다고 하여 어느 부잣집 사위가 되었으니, 더는 무엇을 바랍니까?

그런데 장가 간 지 열흘 쯤 되어 이웃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말을 들어보니, 자식 놈이 처가에서 쌀밥에 고기 국을 먹어보고는 ‘이제 어머니가 끓여주는 뱅어 국은 맛이 없어 못 먹겠다.’ 라고 투정을 부렸다는 것입니다. 벼슬 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놈이, 벌써 마음이 교만하고 사치 하니, 더 두었다가는 큰 죄를 저지르고 말 것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중죄인이 될 것이 뻔한데, 어찌 어미로서 그냥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그냥 다른 허드렛일이나 시키면서 쌀 몇 말만 내려주시면 더 바랄 게 없으니, 부디 자식의 직책을 박탈하시어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해주십시오.”

김 판서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이렇게 훌륭한 어머니가 있으니 그 자식이 비뚤어질 리가 있나? 내 어찌 최술을 나무라겠는가? 알았네. 내 알아서 처리할 테니 돌아가게….“

김 판서는 최술의 어머니가 자식이 조금이라도 잘못될까 온갖 정성을 쏟고 올바른 길을 가르치는 어머니의 인품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지요. 최술은 어머니 뜻을 깨닫고 크게 뉘우쳤으며, 그 후로 더욱 겸손하게 몸을 낮추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어머니의 솔직한 호소가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저런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면 불효자가 있을 리 없고, 공직에 나가 비리를 저지를 자가 어디 있겠는가 싶습니다. 비록 미천한 신분에 가난하고 배움이 없는 그 옛날 어머니지만 말입니다.

이 시대 많이 배웠다는 일부 고위층 사모님이나 재벌의 사모님보다 열 배 스무 배 훌륭한 인품이 너무나 돋보입니다. 오늘은 그 옛날 최술(崔述) 어머니의 ‘삶의 원칙과 철학’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며, 어버이의 참된 사랑을 맛보면 참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거룩할 사 우리 부모>

거룩할사 우리부모 이 몸 낳아 주시었고/ 자비할사 우리부모 이 몸 길러 주시었네

지중하온 우리 부모 찬송하고 찬송하세/ 그 은혜를 본받아서 보은하며 찬송하세

우리 모두의 육체는 어버이의 것이니,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어버이가 우리를 낳으셨고 닦고 다듬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올 가정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부모의 은혜를 가슴에 새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5월 9일

덕 산 김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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