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정수동 기자]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소중한 삶의 터를 강제적으로 떠난지 10년을 맞았다. 쌍용차 해고 자들의 지난 10년의 삶은 ‘아스팔트 농사’라고 표현된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이 세월을 ‘천막 안에서, 거리 위에서, 하얀 눈 내리고 경찰 폭력이 햇살처럼 쏟아지던 대한문 거리 한 복판과 이름 모를 어느 장례식장 입구에서 주저하고 울부짖고 흔들리고 때론 가슴 친 10년이었다’고 자평한다.

쌍용차 해고자들이 더 이상 아스팔트 농사는 짓고 싶지 않다면서 130명이 직접 소가 되고 쟁기가 되어 마지막 아스팔트 농사를 짓겠다는 ‘해고자의 워낭소리’ 행사를 진행했다.

 

▲ 사진제공 = 오현근

◆ 1번문 상하이 먹튀의 문....10번문 ‘복직과 화합의 문’

쌍용차 해고자들이 18일 오전 평택 법원 앞에서부터 쌍용자동차까지 행진하는 '해고자의 워낭소리 행진’행사를 통해 ‘상하이 먹튀의 문’등 총 10개의 문을 통과하면서 복직과 화합의 의지를 다졌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해고자의 워낭소리 행진'행사에는 쌍용차 해고자 복직자 시민 등 약 20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 평택 법원 앞에서 노동자들의 몸에 차 10대를 밧줄로 연결해 쌍용자동차 공장을 향해 출발하면서 시작됐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차 1대에 4~6명씩 밧줄을 묶어 앞에서 끌었다. 복직자와 행사 참가자들은 차량을 밀면서 약 3시간여에 걸쳐 법원 정문에서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까지 약 2.5㎞ 구간을 행진했다.

쌍용차 해고자들이 끌고가는 차량 전면 유리에는 해고 이후 연도를 뜻하는 의미로 차례대로 2009~2018이 적힌 종이가 붙었다. 옆면에는 '새 작업복', '통근버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 걸었다.

쌍용차 공장 정문 인근에는 해고 이후 10년의 시간과 현재 상황을 나타낸 문구가 적힌 1번문 상하이 먹튀의 문, 2번문 해고의 문, 3번문 파괴의 문, 4번문 죽음의 문, 5번문 연대의 문, 6번문 기다림의 문, 7번문 절망의 문, 8번문 배반의 문, 9번문 투쟁의 문, 10번문은 복직과 화합의 문이 설치됐다.

▲ 사진제공= 오현근

김정욱 쌍용차 해고자는 하루전인 17일 SNS를 통해 행사를 알리면서 “소처럼 우직하게 일만했던 눈 커다란 김득중 지부장은 벌써 네번째 단식을 맞고 다가오는 일요일에는 18일을 맞게 된다”면서 “애증으로 뒤범벅인 쌍용차 10대를 해고자들이 힘을 모아 밧줄로 끌고 손으로 잡아당겨 평택 법원 앞에서 쌍용차 공장 앞으로 가져다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 부제는 ‘해고자 끌고 연대가 민다’”라면서 “각 차량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모두 10년의 내용을 온 몸에 담는다. 차량 지붕에도 큼지막한 글씨를 넣어 드론으로 촬영하는 언론사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보여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정욱 해고자는 계속해서 “고통과 어려움 호소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그것을 말하고 싶다”면서 “함께 해주십시오. 함께 만들어 주십시오. 해고자의 워낭소리는 이제 멈춰야 할 마지막 아스팔트 농사”라고 참여를 호소했다.

▲ 사진제공= 오현근

한편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놓고 노사는 지난 16일 7차 교섭을 하는 등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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