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 빗물 3톤 쏟아져 긴급 대피도
[서울=뉴스프리존]김소영 기자= 이번 장마로 최고 단계 위기경보가 내려질 만큼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비 피해가 잇따랐다.
빗길에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주택 인근 축대가 무너졌고, 반지하주택에 빗물 3톤이 쏟아져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사고 현장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공무원들은 경광봉을 흔들며 접근을 막았다.
서울 홍제천 옆 주택가 인근 낡은 축대가 비에 무너진 건 13일 오후 6시 40분쯤 수십 년 된 석축 아래쪽이 3.5m 정도 무너지면서 안에 있던 흙이 쏟아져 내렸다.
급한 대로 빗물이라도 더 흘러들지 않게 파란 방수포를 덮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구청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주민 20세대, 모두 46명을 인근 모텔 등으로 나눠 대피시켰다.
장판까지 모조리 들어낸 집에서 소방대원들이 연신 배수작업을 벌였다.
또한, 경기 부천시에 있는 한 연립빌라 반지하 주택에 폭우로 물이 3톤 넘게 들어찮다.
홀로 살던 60대 남성은 인근 동사무소로 대피해야 했다.
또한, 빗길 차량 사고도 잇따랐다.
같은날 11시 반쯤 대전 하기동 당진-영덕고속도로 유성분기점 인근을 달리던 승합차가 빗길에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났다.
새벽 0시 반에는 경기 부천시 수도권 제1순환 고속도로에서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겨우 5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불과 20분 뒤 이번엔 3.5톤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물차 운전자는 다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3개 차로가 1시간 넘게 통제됐다.
강한 비바람에 나무 등이 쓰러지거나 산사태 피해 역시 속출했다.
9시쯤 충남 서산시 동문동에서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려, 아파트 41세대에 2시간 정도 전기 공급이 끊겼다.
서울 가양동에서 비바람에 쓰러진 가로수가 편도 3차선 도로를 막으면서 인근 교통에 15분 정도 차질이 빚어지는가 하면, 지난 9일 300톤 넘는 토사가 무너져 내렸던 강원 정선군 세대 피암터널에서는 그 뒤 크고 작은 산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선군 측이 차량 운행을 전면 통제하면서 별다른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복구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함에 따라 오늘 오전 7시15분부터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 양방향의 교통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오전 7시45분 현재 통행이 통제된 도로는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와 잠수교 전 구간, 양재천로 영동1교 하부도로 양방향, 양재천로 양재천교 하부도로 양방향 등 4곳이다.
앞서 오전 4시10분부터 양방향 전 구간이 통제됐던 동부간선도로는 중랑천 수위가 내려가 오전 6시40분을 기해 통행이 재개됐다.
역시 양방향 통제됐던 서부간선도로 철산대교 하부는 오전 6시37분, 0시45분부터 통제됐던 불광천길 증산교앞∼중동교 하부도로는 오전 5시33분을 기해 각각 통제가 풀려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시민들에게 미리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우회해 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13일 강한 장맛비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 한 아파트 단지는 도시가스 배관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가스 공급이 끊겼고, 낙뢰로 인한 단전으로 공항철도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도로와 주택이 빗물에 잠기는가 하면 도로 비탈면 토사가 유실돼 1명이 다치기도 했다.
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 일부 지역에 최대 400㎜ 이상의 비가 더 올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 광주 아파트 도시가스 끊겨…낙뢰로 공항철도 운행도 한때 중단
강한 비가 쏟아진 전날 오후 6시 2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614세대에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점검에 나선 업체는 비가 가스공급 배관으로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복구 작업을 벌여 이날 오전 5시 15분께 가스 공급을 재개했다.
하지만 복구 작업에도 가스공급 압력은 재차 낮아졌고, 업체는 추가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오전 10시 36분에는 공항철도 인천 계양역에서 서울역 방향 구간에 단전이 발생해 열차 5대의 운행이 5분가량 중단됐다.
공항철도는 낙뢰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이날 서울시 도봉구 일대에 전력 공급이 끊겨 2천123가구가 불편을 겪었으며 인천시 미추홀구 빈 주택과 오피스텔 담벼락이 무너지기도 했다.
오전 11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있는 빌라 옥상이 침수됐고, 아파트 배수구가 역류하거나 화장실이 침수됐다는 신고도 인천소방본부에 접수됐다.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서도 "주택 벽돌이 무너져 내릴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했다.
이날 서울·부산·광주·경북 등 5개 시·도에서 38가구 60명이 일시 대피했으며 전국에서 도로는 19곳, 하천변은 165곳이 통제됐다.
◇ 빗길 교통사고도 잇따라…도로 비탈면 유실도 속출
충북 지역에서는 강한 장맛비로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10시 7분께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편도 1차로 내리막길에서 시내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마주 오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 운전기사를 비롯해 승객 5명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낮 12시 5분에는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중부고속도로 하남 방향 편도 2차선 도로에선 1t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어 뒤따라오던 트레일러가 1t 트럭을 충격했고, 앞 차량의 사고를 보고 멈춰 선 SUV를 11t 트럭이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t 트럭 운전자와 SUV 운전자 등 모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많은 비가 강하게 내리면서 도로변 토사 유실과 낙석도 이어졌다.
전남 화순군에서는 이날 오전 0시 19분께 이양면 복리 산간 도로 경사면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이 사고로 1t 트럭을 몰고 이 일대를 지나던 50대 남성이 도로에 쌓인 토사에 부딪히면서 팔목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북 진안군 정천면의 한 도로에서도 돌과 토사가 흘러내려 양방향 도로가 통제됐다.
◇ 충남·전북에 400mm 이상 예상…기상청 "철저히 대비해야"
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 충남과 전북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강수량이 400㎜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남부·강원남부 내륙·강원산지·충북·경북북부 내륙에는 최대 300㎜ 이상, 전남에는 최대 200㎜ 이상 비를 전망했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14일까지 시간당 30∼80㎜ 비가 쏟아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그동안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하는 등 피해가 누적된 상황인 만큼 추가적인 비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 대응과 함께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대본부장(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신속 대응을 위해 호우 대비 비상 대응체계 유지를 요청했다.
소방청도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장(남화영 소방청장)은 기상특보 발표 전이라도 지역별 강수 상황을 고려해 인명피해 우려 지역의 예방 순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신고 폭주에 대비해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대를 확대 운영하고, 동시다발적 출동이 발생하면 행정 차량을 활용해 가용소방력을 최대한 동원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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