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췌담관질환 진단부터 치료까지 내시경으로 한 번에…1994년 국내 첫 성공
김경모 "어린이에 불필요한 수술 최소화해 삶의 질 높이겠다는 마음이 원동력"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팀이 소아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 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 Pancreatography) 1,000례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가운데)팀이 1,000번째 소아 ERCP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왼쪽에서 두번째)팀이 1,000번째 소아 ERCP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은 김경모 교수팀이 췌담관질환을 앓는 어린이를 내시경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치료까지 한 번에 시행하는 소아 ERCP를 1994년 국내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시행한 이후 최근 1,000번째 시술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췌담관의 결석과 염증, 협착 등 성인의 췌담관질환 치료에 주로 시행되는 ERCP은 체격이 작은 소아에서는 시술이 더욱 까다로운 만큼 숙련된 의료진의 노하우가 필요한 고난도 내시경 기법이다.

ERCP는 성인에서도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고난도 시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아는 성인보다 시술이 까다롭고 시술 전후로도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ERCP는 내시경만으로 진단과 치료를 한 번에 시행할 수 있어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적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 전 ERCP를 시행해 담도염, 췌장염 및 황달을 호전시키고, 췌담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진단하여 제시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상태에서 정확하고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특히 소아의 경우 체격을 비롯해 각 기관의 크기가 작은 만큼 시술이 어렵다. 선천성 기형 등으로 구조가 다른 경우도 많아 시술이 까다롭고,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시술 전후로도 주의가 필요하다.

김경모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김경모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김경모 교수팀은 1994년 담관의 선천성 기형을 앓던 26개월 환아를 수술 없이 ERCP만으로 치료하며 국내 첫 소아 ERCP 성공 사례를 기록했다. 이후 2002년에 100례, 2012년에 500례를 기록했다.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로 최근에는 한 해에만 50여 건의 소아 ERCP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ERCP를 받은 소아를 분석한 결과 가장 흔한 합병증인 경미한 췌장염 발생률은 6.5%였으며, 일시적인 장 마비가 9.4%, 출혈이나 천공, 패혈증 등은 각 1% 이하였다. 시술 관련 생존율은 100%를 기록했다. 원인 질환으로는 만성 췌장염이 41.6%, 총담관 낭 24.5%, 총담관결석 11% 등이었다. 

김경모 교수팀은 소아 ERCP를 선도적으로 이끌며, 2003년에는 소아에서 중요성이 간과되던 담관성 췌장염이 소아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소아소화기영양분야의 교과서로 꼽히는 ‘소아 위장 및 간 질환(Pediatric Gastrointestinal and Liver Disease)’, ‘소아 위장병(Pediatric Gastrointestinal Disease)’ 등에 게재됐다.

김경모 교수는 “췌담관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불필요한 수술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마음이 소아 ERCP 1,000례를 달성한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도 소아 ERCP 분야를 선도하며 더욱 많은 환아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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