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송재영, 사진 sport ku제공, 시스붐바 DB]= '준우승'. 연세대학교 농구부의 2023년 상반기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아마 준우승일 것이다. 독수리의 위엔 늘 호랑이가 있었고, 매번 눈앞에서 좌절의 경험을 맛봤다.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와 제39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거둔 연세대학교 농구부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바로 고려대학교 농구부였다. 쓰라린 패배는 연세대학교 농구부 선수들에게 소중한 거름이 됐고, 기필코 이기고자 하는 투지와 열정을 다시금 그들의 마음속에 새겼다.

절치부심하고 완전체로 돌아온 독수리들이 다시 한번 호랑이와 맞붙는다.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와 제39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는 정기 연고전 연세대학교 농구부의 필승, 전승, 압승을 위한 밑거름이었을 뿐. 승리라는 축배를 들고 신촌으로 돌아올 연세대학교 농구부와 그의 숙적 고려대학교 농구부의 2023년 상반기를 돌아보고, 두 번의 비정기 연고전의 분석 및 정기 연고전 베스트 5 선수들을 알아보자.

U리그 연세대

 

3.15

vs.

건국대(H)

3.20

vs.

성균관대(A)

3.24

vs.

동국대(H)

3.30

vs.

건국대(A)

4.5

vs.

동국대(A)

4.10

vs.

성균관대(A)

4.26

vs.

한양대(H)

94:67

78:71

88:53

69:48

80:65

84:65

84:79

 

5.2

vs.

중앙대(H)

5.25

vs.

고려대(A)

5.29

vs.

경희대(A)

6.5

vs.

상명대(H)

6.9

vs.

조선대(H)

6.13

vs.

단국대(A)

6.28

vs.

명지대(A)

72:57

45:62

75:59

74:50

86::58

50:60

78:55

 

MBC배 연세대

 

7.12

vs. 경희대

7.14

vs. 한양대

7. 16

vs. 명지대

7.19

vs. 중앙대

7.20

vs. 고려대

62:51

85: 49

89:54

82:65

58:69

작년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는 감독 교체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어수선한 상황 속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플레이오프 8강 건국대학교 농구부(이하 건국대)에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연세대는 아쉽게 마무리한 작년을 뒤로하고 올해 칼을 갈았다. 연세대는 윤호진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고, 숙제로 평가받은 가드 포지션에 2022 FIBA U18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끈 MVP 이주영(체육교육학과 23, 이하 체교) 등 포지션별 고교 탑급 선수들을 품었다. 호기롭게 출발한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U리그), 작년 패배를 안겨준 건국대를 상대로 대승을 가져오며 독수리의 비상을 알렸다. 날개를 펼친 연세대는 멈출 줄 몰랐다. 이후에도 연승을 이어가며 고려대학교 농구부(이하 고려대)와 함께 공동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부상으로 하나둘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작년 연세대를 힘겹게 한 부상 악령이 다시 연세대를 덮쳤다.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비정기 연고전(이하 비정기전)에서 그 현실을 체감했다. 무기력하게 패한 연세대는 이후에도 단국대학교 농구부에 11년 만에 패하며 2패를 기록,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U리그 2위를 차지했다. 이후 치러진 제39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이하 MBC)에서도 주축 선수들의 복귀는 힘들었다. 그러나 저학년 위주로 꾸려진 엔트리에서도 연세대는 굴하지 않았다. 예선 전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고, 그동안 이주영과 이채형(스포츠응용산업학과 23, 이하 스응산)도 부상에서 복귀하며 전력에 가세했다. 연세대는 준결승전 중앙대학교 농구부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오며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고려대와 만났다. 양교 모두 완전한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맞붙은 두 번째 비정기전에서 연세대는 다시 한번 패배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U리그 고려대

3.14

vs.

단국대(H)

3.22

vs.

조선대(A)

3.27

vs.

한양대(H)

3.31

vs.

단국대(A)

4.4

vs.

한양대(A)

4.13

vs.

조선대(A)

4.25

vs.

경희대(H)

88:58

112:47

93:52

82:47

81:65

94:43

63:43

 

 

5.1

vs.

명지대(H)

5.9

vs.

성균관대(H)

5.25

vs.

연세대(H)

6.2

vs.

동국대(A)

6.7

vs.

중앙대(A)

6.15

vs.

건국대(H)

7.4

vs.

상명대(A)

91:51

98:61

62:45

96:56

66:54

91:64

67:68

 

MBC배 고려대

 

7.11

vs.

조선대

7.13

vs.

동국대

7. 15

vs.

중앙대

7.19

vs.

성균관대

7.20

vs.

연세대

91:56

86:62

70:61

79:52

69:58

 

전반기 고려대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무력을 보여줬다. 선배 라인 박무빈, 문정현(이상 고려대 20)을 필두로 새롭게 입학한 1학년 문유현, 이동근(이상 고려대 23)으로 이어지는 두터운 선수층은 고려대를 탄탄하게 지탱했다. U리그에서 단 3경기를 제외하고 8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승리를 가져왔고, 지독한 빗장 수비를 바탕으로 득점과 실점 모두 1위를 기록, 놀라운 득실 편차를 자랑했다. 고려대의 53.90실점은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래 2013년 경희대학교 농구부가 쓴 최소 실점 59.60과 비교해도 5점 이상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U리그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말 그대로 '기록 제조기'를 자처한 2023년 고려대는 공수 모두에서 대학 최고 수준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승 우승까지 넘봤던 U리그, 마지막 상대 상명대학교 농구부에 일격을 당하며 전승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 차출을 이유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내주 치러진 MBC배에서는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 속에서 전승 우승을 달성하며 다시 한번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양교 전체 성적

 

연세대

고려대

/

12/2

13/1

/실점

75.50/59.90

84.60/53.90

리바운드

47.50(4)

51.64(2)

스틸

9.21(3)

11.50(2)

블록

4.14(1)

4.07(2)

2점슛

성공률

48.90(공동 6)

56.20(1)

3점슛

성공률

33.70(1)

31.60(2)

2023.05.25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vs. 고려대: 45-62 패

작년 정기전 이후 올해 첫 맞대결이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렸다. 양교 모두 전승을 달리고 있던 터라 이 경기는 우승 경쟁을 비롯해 이후 일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승부처였다. 1쿼터가 시작되고 양 팀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양 팀은 득점에 성공했고 상대의 실수를 역이용하는 플레이를 통해 기세 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나 2쿼터가 시작되며 기세가 기울었다. 연세대는 고려대의 압박 수비에 고전했고, 연세대가 자랑하는 외곽슛도 계속해서 림을 외면하는 등 골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날 연세대가 던진 19개의 3점슛 중 득점으로 이어진 슛은 단 하나였다. 설상가상 캡틴 유기상(체교 20)이 발목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코트를 떠났다. 경기 도중 주장을 잃은 연세대는 흔들렸고, 연세대의 위기는 곧 고려대의 기회로 이어졌다. 집요하게 공격을 이어간 고려대는 4쿼터 더블 스코어(30-60)를 기록할 정도의 무위를 보여줬다. 4쿼터 연세대 빅맨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점수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승리를 내줬다.

2023.07.20 제39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결승 vs. 고려대: 58-69 패

U리그 이후 맞는 두 번째 맞대결. 양교는 MBC배 조별 예선에서 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서도 상대를 비교적 순조롭게 꺾으며 결승전에 올랐다. 부상과 대표팀 차출 등을 이유로 연세대와 고려대는 9명의 가용 인원으로 서로를 상대했다.

이번 경기도 1쿼터는 비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서로 3점슛을 주고받으며 경기를 이어갔고, 12-16의 점수 차로 연세대가 4점 뒤진 채 1쿼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연세대는 또다시 2쿼터에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상대적으로 가드진에 가용 인원이 많았던 연세대는 여러 가드를 투입하며 체력적 우위를 점하고, 이를 통해 공격 루트를 모색하고자 했으나 득점으로 쉽사리 이어지지 않았다. 반면 고려대는 3점 라인과 미드레인지에서 연이어 득점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연세대는 고려대에 25-41로 크게 밀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민서(스응산 22)가 4쿼터 대량 득점을 터뜨리며 추격했지만, 고려대는 그 간극을 좁히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양교는 비등한 싸움을 펼쳤고, 결국 초반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세대는 우승컵을 고려대에 내줬다.

올해 치러진 두 번의 패배로 연세대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코트 위를 떠났던 선수들이 다시 복귀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저학년 위주로 구성됐던 MBC배를 통해서 저학년 선수들도 실전 감각을 확실히 키웠다. 위기를 기회 삼아 연세대는 정기전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고려대는 핵심 선수 문정현(고려대 20)이 2023 파리 올림픽 사전예선 및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며 장기간 훈련에 불참하게 돼 정기전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연세대는 앞선 두 차례의 비정기전에서 경험한 고려대의 압박 수비를 어떻게 돌파하고 득점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활로 개척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경기를 뛰지 못했던 주축 선수들의 실전 감각 회복도 당면한 과제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올해 정기전은 연세대의 필승, 전승, 압승이 될 것이다.

앞선 경기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정기전 승리를 위해 유심히 지켜볼 만한 관전 요소와 양교의 BEST 5 선수들을 알아보자.

KEY POINT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

대중들에겐 일본 만화 ‘슬램덩크’의 명대사로도 익숙한 농구계의 격언이다. 리바운드(rebound)란 농구 경기에서 슛을 한 공이 골인되지 못하고 튕겨 나온 것을 잡는 것을 뜻한다. 리바운드는 공격 상황에선 실패를 다시 한번 이어 나가는 기회로, 수비 상황에선 공격 전환 과정의 키포인트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승부처 상황에서 리바운드 싸움을 통해 상대보다 많은 공격 기회를 가져올 수 있고, 골밑에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리바운드 선점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U리그와 MBC배, 앞선 두 번의 맞대결에서 리바운드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연세대는 U리그 고려대전 2쿼터(8:12)와 3쿼터(6:9) 리바운드 싸움에서 크게 밀렸고, 이는 곧 점수 차가 벌어지는 시발점이 됐다. MBC배에서도 그 양상은 다르지 않았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고전했고(25:41), 연세대는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리바운드를 내준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그만큼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내준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정기전에선 리바운드를 획득하기 위한 치열한 골밑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연세대가 이번엔 고려대를 상대로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세대 BES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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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서(스응산 22, 182cm/78kg) G : 빠른 드리블을 통한 돌파에 능하고 속공을 잘 이끌어 간다. 적극적인 움직임과 센스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기 운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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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체교 23, 190cm/83kg) G : 1학년이지만 가드로서 가져야 할 능력을 골고루 지니고 있으며, 볼 핸들링과 상대 수비를 제칠 수 있는 뛰어난 드리블과 슈팅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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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상(체교 20, 190cm/78kg) G : 연세대의 주장이자 대학 최고 슈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러치 상황에서 득점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특히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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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체교 22, 199cm/96kg) F/C :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만들 수 있고, 큰 키를 바탕으로 제공권 싸움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전천후 포워드라는 평가에 걸맞게 헌신적으로 경기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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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배(체교 22, 203cm/96kg) F/C : 큰 키를 바탕으로 한 골밑 장악 능력이 훌륭하다. 2m가 넘는 키임에도 드리블과 스피드를 장착하고 있기에 상대에게 위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려대 BES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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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빈(체교 20, 187cm/77kg) G : 고려대의 주장이자 정통 포인트가드로서 공수 전반 안정감 있는 활약을 펼친다. 패스와 슈팅력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속공 상황에서 스피드를 통해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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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체교 22, 181cm/73kg) G : 경기 운영 및 조율에 능하고, 안정적이고 침착한 플레이를 펼친다. 지난 MBC배에서 맹활약하며 MVP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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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체교 21, 190cm/85kg) F : 활동량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고, 스토퍼(전문 수비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선수다. 리바운드와 공격 상황에서 트레일러 역할을 통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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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체교 20, 194cm/95kg) F : 정규리그 대부분의 지표가 최정상에 있는 육각형 포워드로서, 정기전 견제 대상 1순위다. 대학생 신분으로 성인 국가대표 차출까지 이룬 대학 최고 자원 중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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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체교 21, 200cm/95kg) C : 작년 대비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골밑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와신상담이라는 말이 있다. 비상을 가로막은 고려대를 상대로 연세대 선수들은 이를 갈고 정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듯, 앞선 두 번의 패배는 지난 실수를 돌아보고 더 강해져서 코트 위를 호령할 발판이 된다. 1쿼터 점프볼부터 4쿼터 마지막 버저가 울릴 때까지 그 결과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지금도 정기전을 위해 총력을 다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을 우리 선수들의 필승, 전승, 압승을 시스붐바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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