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글=이민경 수습기자, 사진 이소미 수습기자]= 지난 8일 고양 체육관에서 완전 대면으로 개최된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에서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가 고려대학교 농구부(이하 고려대)에 60-64로 아쉽게 패배했다.

연세대는 올 시즌 총 두 번 치러진 비정기전에서 모두 패배했다. 그러나 이번 정기전에는 첫 비정기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주영(체교 23), 두 번째 비정기전에 불참했던 유기상(체교 20)이 모두 복귀했고, 상대 에이스인 문정현(고려대 20)이 대표팀 차출로 이탈하며 승리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연세대는 상대 높이에 고전했던 전반에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4점차 아쉬운 패배를 당해야 했다.

비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선수들의 인상 깊은 후반 경기력과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을 통해 다음이 기대되는 경기를 선보인 연세대학교 농구부. 시스붐바와 함께 2023 정기전 농구를 되짚어 보자.

뼈아픈 리바운드 싸움 패배

연세대는 경기 내내 리바운드 경합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고려대는 총 35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연세대의 리바운드 수치는 26개다. 주목할 점은 공격 리바운드의 개수다. 연세대는 공격 리바운드 9개에 그친 데 반해, 고려대는 19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 리바운드는 공격을 다시 한번 이어갈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공격 리바운드가 잘 이루어지면 슈터의 부담이 줄어든다. 저조한 리바운드 수치 속에 연세대의 장점인 외곽슛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이는 패배로 이어졌다.

주장의 품격

그럼에도 드래프트를 앞둔 주장 유기상의 활약은 빛났다. 팀 내 최다 득점인 19득점을 기록한 유기상은 2점슛 성공률 66.7%, 3점슛 성공률 40%를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한 선수임을 증명했다. 유기상의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U리그) 평균 득점은 13.9점, 2점 성공률 34%, 3점 성공률 32%다. 경기 막판 무리한 돌파로 턴오버를 범한 장면은 아쉬움이 남으나, 이 또한 외곽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다른 공격 활로를 찾기 위해 필요한 움직임이었다. 유기상은 상대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중요한 추격의 분수령마다 3점을 터트리며 자신이 왜 연세대의 주장인지를 보여줬다. 정기전에서 보여준 돌파와 오프 더 볼 무브는 유기상이 평범한 슈터와 다른 이유를 증명했다.

3쿼터는 빛났다

풀코트 프레스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3쿼터, 연세대는 3쿼터 고려대를 12득점으로 묶어내며 4쿼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강지훈이 3쿼터에만 블록슛 2개, 리바운드 4개를 잡아내며 맹활약했다. 좋은 수비에 힘입어 2쿼터 정체되었던 연세대의 득점 페이스도 제자리를 되찾았다. 3쿼터 막판 연속득점으로 연세대는 3쿼터 박스스코어 21점을 기록했다. 결국 골밑에서 버텨주어야 연세대의 팀 컬러 핵심인 외곽포가 터진다는 것을 보여준 쿼터였다.

내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

이번 정기전에서는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띄었다. 16득점으로 팀 내 득점 2위를 차지한 이주영, 8득점 6리바운드 4블록슛을 기록하며 후반전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낸 강지훈이 그 주인공이다. 두 신입생은 기록에는 드러나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의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역할도 했다. 빠른 스피드로 고려대 코트를 휘저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던 이주영, 압도적인 활동량으로 끈질긴 컨테스트를 보여준 강지훈이 없었다면 경기 마지막 5분, 역전과 시소게임 명장면도 없었을 것이다.

연세대의 2023시즌은 끝이 아니다

이번 정기전 내용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경기 초반 수비 로테이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상대에게 오픈 찬스를 많이 허용한 것, 스크린이 정확히 걸리지 않은 장면들, 골밑 싸움 패배, 마지막 순간 파울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연세대학교의 2023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장 11일 성균관대와 U리그 플레이오프 4강전을 앞두고 있다. 승리한다면 14일 고려대와 다시 한번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연세대학교 농구부가 자신감을 잃지 않고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기를 시스붐바가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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