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글 송재영 기자, 사진 이소미 수습기자]=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투지는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가 오늘(14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진행된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챔피언 결정전, 고려대학교 농구부(이하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57-60 패배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열심히 경기에 임한 선수들은 마지막에 내준 3점슛에 역전당하며 끝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오늘 챔피언 결정전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기에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이다.

빅맨들의 살신성인, 리바운드를 쟁취하다.

양교는 KUSF 대학농구 U-리그 플레이오프와 정기연고전을 병행하면서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다. 이 경기는 조직력과 더불어 정신력 싸움이 경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터. 연세대와 고려대는 총합 25개(연세대 14, 고려대 11)의 턴오버를 범했다. 그만큼 오늘 경기가 치열했고, 서로의 실수를 파고들고자 치밀한 전술 싸움이 오고 갔다.

올해 있었던 비정기 연고전에서 연세대는 고려대를 상대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그 기점은 리바운드 싸움. 고려대와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며 공격 기회를 내줬고, 점수 차가 벌어지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트윈 타워 이규태(체육교육학과 22, 이하 체교)와 강지훈(체교 23)의 8리바운드를 비롯, 모든 선수가 골밑 싸움에 적극 가담하며 리바운드를 따냈다. 총 리바운드 38-31로 우세를 점했고, 특히 공격 리바운드 16-5로 우위를 가져오며 공격 기회를 창출해 냈다. 이전의 골밑 싸움에서 보여줬던 것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연세대. 오늘 경기에서 끝까지 싸움을 이어간 원동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3쿼터 살아난 조직력 수비, 고려대의 턴오버를 유도하다.

한편, 연세대는 고려대를 상대로 한 비정기 연고전에서 수비 상황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려대의 돌파와 내외곽 가리지 않는 득점 능력에 고전했다. 전반전에도 비등하지만 이전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후반 연세대의 수비 전술은 고려대의 공격 기회를 무위로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 짠물 수비를 보여줬다. 고려대는 앞서 나가던 전반전과 달리 3쿼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에이스 박무빈(고려대 20)이 3쿼터에만 3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을 보였다. 연세대 골밑에서 나온 패스 실책 장면은 3쿼터 코트 위의 흐름이 완전히 연세대에 있었음을 증명했다.

3쿼터 21득점, 치고 나간 투지의 연세대.

앞서 언급했듯, 고려대가 3쿼터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연세대는 훨훨 날아다녔다. 2쿼터까지 원 포제션 상황의 아슬아슬한 추격 게임이었다면, 3쿼터에 연세대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쌓아갔다. 골밑에선 강지훈이 튀어나온 볼을 림 안에 집어넣었고, 외곽에선 이주영(체교 23)이 3점을 터뜨리며 차이를 만들었다. 최형찬(체교 21)이 집념을 통해 만들어 낸 득점과 앤드원 플레이도 연세대의 사기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추격하는 경기만 가져가던 연세대가 3쿼터 9분이 지나갈 때쯤 강지훈의 하이 포스트 점프 슛이 림을 통과하며 오늘 경기 최다 점수 차를 만들어 낸 순간(50-38), 연세대 응원석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상태였다.

집념의 고려대, 기어코 만들어 낸 동점… 통한의 역전패

그러나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고려대가 아니었다. 끈끈한 조직력과 뒷심을 자랑하는 고려대는 득점을 올리며 연세대의 뒤를 매섭게 추격했고, 당황한 연세대는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향방을 알 수 없던 경기는 윤기찬(고려대 23)의 2점으로 동점이 됐다(57-57). 이후 경기는 미궁으로 빠졌다. 양 팀 모두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실책을 내주며 홈, 원정 가릴 것 없이 관중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연세대는 7점을 올린 이후 성급했던 나머지 쉬운 득점 상황에서 골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등 4쿼터 말미에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1분이 채 남지 않은 시간, 이규태의 3점슛이 림을 외면했고, 문유현(고려대 23)이 탑에서 쏜 3점이 림을 통과했고, 57-60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연세대는 우승의 문턱에서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오늘 연세대는 전술적으로도 경기력에서도 꿇리지 않고 멋있는 경기를 펼쳤다. 4학년 유기상(체교 20)과 김건우(스포츠응용산업학과 20)에겐 오늘이 연세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그 누구보다 고려대를 상대로 한 승리와 우승을 갈망했던 선수들은 결국 고배를 마셨다. 오늘의 패배를 경험 삼아 앞으로 나아가자. 4학년 고참 선수들부터 1학년 새내기 선수들까지, 오늘 경기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고개 숙이지 말자. 당신들은 자랑스러운 연세대 농구부 선수이자 자랑스러운 연세대 학생이니까.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