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장수상회>에 출연한 신구와 손숙

연극을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라고 한다. LA한인사회는 K-pop 공연이면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연극이라면 외면하는 것이 상례다. 하긴 연극다운 작품도 많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11월 30일(목)에 좋은 연극 작품이 코리아타운 윌셔 이벨 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그대 나를 잊어도 나는 절대 그를 잊지 못하겠다는 그녀…
까칠한 잔소리만 퍼붓지만 그녀가 안보이자 어느새 훅~
가슴 한켠에 그녀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자식 걱정만 하시는 내 어머니에게도 첫사랑이 있었을까?
머릿카락 다 빠져 흰 머리 숭숭 난 내 아버지에게도 가슴 두근거렸던 첫사랑이 있었을까?
사랑이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라고 흉보지 말자.
우리 부모님도 그 누구에게는 애인이었고 서로에게 연인이었음으로…
남루해진 내 첫사랑과 비루해진 내 마지막 사랑에게 보내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여기에 있다. >

어차피 영화나 연극이나 그게 그건데 비싼 돈 주고 연극 볼 이유 있나?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연극은 영화보다 현장감과 생동감이 더 강하다. 연극에서의 연기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 너머로 보는 연기가 아닌데다 일반적인 연극은 보통 소극장에서 최소한의 소품과 장비를 통해 공연되기 때문에 배우들의 발성과 몸짓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바로 전달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거의 모든 배우들은 가장 본격적인 연기를 연극연기로 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연기는 배우의 비주얼이나 연출, 분할 촬영등으로 그 연기력을 커버할 수 있지만, 연극은 그야말로 잔재주가 안 통하는 무대이기 때문. 국민배우 두 사람 최고의 공연무대 선사 원로 배우인 신구가 무대에 혼자 나와 3분을 넘게 웃기만 하는 연기를 직접 보았다면 누구라도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다 같은 역할이라도 배우에 따라 연기가 다르고 같은 배우라도 연기를 달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관객이 같은 연극을 여러 번 보더라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바로 그 신구가 직접 LA무대에 올라 우리들 앞에서 연기를 한다. 높은 작품성과 출연 배우들의 품격 있는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연극 <장수상회>는 올해 한국 연극계의 최고 흥행작으로 손꼽히며 한국 연극계의 대부인 신구와 손숙의 연기 만으로도 이곳 LA에서 만날 수 없는 수준 높은 공연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연극 <장수상회>는 지난해 2016년 한국에서 초연 후 올해 9월 장충동에 위치한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8회 공연 전체 좌석 매진이라는 흥행을 기록했다. 이어진 관객과 연극계의 호평 속에 지난10월 20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11월 초 제주도 공연에 이어 태평양 건너 이곳 LA에서 11월 30일 공연을 이어간다.

설렘 가득하고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

오는 12월에는 울산 공연을 끝으로 내년 상반기에 부산, 대구, 의정부, 수원, 삼척, 안동, 천안, 하남시까지 15개 도시 공연 투어를 확정 짓는 등 공연계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화제의 연극이다.

이 연극은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으로, 지난해 5월 초연 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 앞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소년, 소녀가 되는 연애 초보들의 설렘 가득한 모습을 통해 영화보다 더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다.

장수상회 점장 ‘김성칠’ 역으로 나오는 신구는 연극 무대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예능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국민 꽃할배로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스크린과 무대를 압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 온 우리 시대의 여배우 손숙이 우리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해준다. 연극 장수 상회는 설렘 가득하고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기에 그 어떤 드라마나 무대에서도 보기 힘든 세 배우의 심궁을 유발하는 로맨스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은 만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요즈음 시대가 웰빙을 넘어 웰다잉이 사회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자식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내 의식이 온전할 때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그래서 품격 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라는 명제가 의미를 주고 있다.

연극 <장수상회>는 부모님의 품격 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가족들이 깊게 고민할 만한 주제를 파고 들었다. 재미나지만 눈물 나고… 감동적 이지만 애잔함이 밀려오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연극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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