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심사 준비 총력과 의원들 거듭 설득에도 그저 "알겠다"고만…"죽기를 각오한 거 같아 걱정이다"

[서울 =뉴스프리존]김 석 기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오는 26일 열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당 주류인 이른바 친명계 인사들은 가결표를 던진 당내 의원들을 향해 배신이자 해당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사진;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소란한 방청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소란한 방청석을 바라보고 있다.

2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기일 연기 요청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가운데, 검찰은 심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였던 지난 18일 의식을 거의 잃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돼 긴급 이송됐지만, 병원에서도 단식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전두환 신군부 독재에 항거해 단식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23일)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종교계 등에서도 수차례 단식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19일 병원을 방문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중단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잘 알겠다"고만 답했다.

이날도 오전부터 강민정·강준현·김성환·김영진·김의겸·민형배·박주민·박홍근·안호영·우원식·윤후덕·이용빈·전용기·정성호·주철현(가나다순) 등 민주당 의원들이 병원을 찾아 단식 중단을 거듭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중단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더 개혁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 하겠다"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 대표 입장문을 두고 사퇴에 선을 긋고 동시에 단식 출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당에선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입장문 그대로 봐 달라"만 말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자기 정치생명 이어가려고 검찰에 당대표를 팔아먹는 저열하고 비루한 배신과 협잡이 일어났다"며 "등에 칼을 꽂은 이들은 동지가 아니고 이런 해당행위자들을 용서해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당 사무부총장인 김병기 의원도 "역사는 오늘을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대표님, 이제 칼을 뽑으시라"고 촉구했고 초선인 전용기 의원은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하는 등 격앙된 반응이 잇따랐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는 제가 볼 때 어제 그 일은 어제 그 상황은 가결파의 차도살인이었다. 차도살인이라는 게 남의 칼을 빌려서 사람을 죽이는 거 아니겠습니까? 나쁜 거죠. 국힘을 빌어서 대표를 제거하겠다는 이런 차도살인의 본질을 띠고 있다. 이건 해당 행위를 넘어서 정치적으로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그런 일을 한 겁니다." 했다.

전날에는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의원총회에서도 흥분한 일부 친명계 의원들이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러 박광온 원내지도부의 사퇴 표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친명계 인사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퇴는 있을 수 없고, 오히려 이 대표가 더 강한 장악력으로 내년 총선까지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다만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 인사들을 비난하면서도 이들과 갈라서야 한다, 분당을 감내해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혼란 수습에 좀 더 방점을 찍는 모습이어서 당내 분열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빠르면 26일 당일, 늦어도 다음 날 새벽엔 결정된다.

이 대표가 단식을 계속 이어간다면 심사 당일엔 단식 27일 차에 접어드는 터라 건강상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법원은 검찰 의견을 듣고 일정을 조정하는데, 검찰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앞서 검사 독재정권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며 체포동의안 가결 후 처음으로 입장을 낸 이재명 대표는 기일 연기 요청 여부에 대해선 침묵했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3명 가운데 최선임인 유창훈 부장판사가 맡았다.

유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에서 특혜를 제공받고 천3백억 대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 모 씨와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의 영장 심사도 유 부장판사가 맡았다.

다만, 같은 의혹으로 심사를 받은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 이 모 씨의 구속영장은 기각하기도 했다.

검찰은 우선 법원의 판단을 믿고 심사 준비에 총력을 다하겠단 방침이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고 법원을 설득하기 위해 주말에도 출근해 수백 페이지 분량의 PPT 자료 등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우선 혐의 소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수사팀은 이 부분을 자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제1야당 대표란 지위에 있는 만큼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진술을 조작할 위험성이 크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 파행 사례와 같이 수사뿐만 아니라 본안 재판 중에도 사법 방해가 이뤄지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단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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