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권오준 포스코회장

[뉴스프리존=손우진 기자]18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중도하차했다. 포스코가 발표한 권 회장의 중도 하차 이유는 ‘건강 악화에 따른 휴식 필요’다.

특히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 총수의 중도하차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연되자 "이번 정부도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외압설과 포스코의 자원개발 사업 관련 검찰 수사설 등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포스코 내부에서는 "이 정부도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는 기류도 감지됐다. 권 회장은 이사들에게 “100년 기업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가 CEO(최고경영자)를 맡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8대 회장에 선임된 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박근혜 정부의 민간기업에 대한 부당한 정치권력 행사를 문제 삼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회장이 중도하차한 것에 대한 실망과 냉소가 섞인 반응이었다. 권 회장 사임은 포스코가 최근 경영실적을 크게 개선한 가운데 불거져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업계에선 사임 배경을 크게 세 가지로 추측한다. 먼저 ‘황창규 여파’다. 박근혜 정부 시절 권 회장과 함께 선임된 황창규 KT 회장은 후원금 지원과 관련된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날도 20시간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황 회장과 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설로 의혹을 산 바 있다. 황 회장과 KT를 보며 권 회장이 심리적인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포스코가 MB 정권 시절 권력유착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전 2000년대 후반부터 확대한 신규 투자 사업이 조기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7조원을 넘던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2조원대 중반까지 떨어지는 등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고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구조조정 마무리와 새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 포스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5% 증가한 4조6천21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구조조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말 못 할 다른 사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 포스코 총수의 중도 하차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연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된 이후 단 한 명의 회장도 연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실제로 권 회장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과 같은 해 11월 인도네시아, 12월 중국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모두 제외돼 낙마설에 시달려 왔다.

예견된 사태가 벌어졌다는 반응도 있다. 권 회장 교체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속해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포스코는 겉으로는 교체설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안팎으로는 정치권과 검찰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자원외교 사업과 관련해 포스코건설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는 것도 권 회장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권 차원 압박설’도 나온다. 물론 일각에선 권 회장이 과로가 누적돼 최근 건강검진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외국인 지분이 57%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 정권 교체 때마다 ‘찍어내기’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기업의 독립성이나 경영 면에서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퇴, 차기 회장 누가 되나,. 오인환·장인화·최정우·황은연거론

포스코는 CEO 선임단계의 첫걸음으로 ‘승계협의회’를 구성해 후보군을 발굴하는 등 절차를 논의한다.권오준 회장 후임으로는 권 회장과 함께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해온 오인환 사장(60), 장인화 사장(63) 등이 우선 꼽힌다. 마케팅본부장과 철강사업본부장 등 포스코 내 요직을 거친 오 사장(철강 1부문장)은 권 회장 시절 ‘포스코의 2인자’로 불렸다.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는 여섯 단계로 나뉜다. 우선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박병원·정문기·이명우·김신배) 등 사외이사 5명, 현직 CEO(권오준)로 ‘승계 카운슬’이란 조직을 구성한다. 이 조직은 내·외부 CEO 후보자를 발굴해 이사회에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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