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성수민 기자, ]= 한 해의 끝을 알리는 12월. 연세대학교 농구부에게는 1년을 되돌아보고 다음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하는 시간이다. 시스붐바와 함께 연세대학교 농구부의 2023년 여정을 되돌아보자. 

<3-6월>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2위)

2023년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는 뛰어난 신입생들이 합류하며 포지션별로 탄탄한 뎁스를 갖추게 됐다. 2022 FIBA U18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MVP 이주영(체육교육학과 23, 이하 체교)을 비롯해 함께 우승을 이끈 이채형(스포츠응용산업학과 23, 이하 스응산)과 이해솔(체교 23)은 경기 리딩과 득점에 힘을 보탰고, 빅맨 강지훈(체교 23)과 홍상민(체교 23)은 연세대의 높이를 한층 높여줬다. 연세대는 이들의 입학으로 막강한 선수진을 구성하며 시즌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초반 이주영과 이채형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지난해에 이어 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주영과 이채형은 개막과 동시에 연세대의 주전 자리를 꿰찼고, 볼 핸들러로서 경기를 조율하는가 하면, 득점과 리바운드에도 쏠쏠한 기여를 했기에 이들의 부재는 뼈아팠다. 더불어 시즌 도중 유기상(체교 20)과 김보배(체교 22), 이규태(체교 22)까지 부상당하며 연세대는 한때 8명의 선수들로 경기를 운영해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세대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들의 빈자리를 극복했고, 12승 2패로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연세대는 3점슛의 강호답게 정규리그에서 평균 8.8개의 3점슛을 만들었고, 34%의 성공률로 12개의 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8.4개, 33%보다 향상된 모습이다. 그 외에 블록 1위(4.1), 어시스트 2위(20.4), 리바운드 3위(43.9)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평균 스틸 개수가 7.8개에서 9.2개로 증가했고, 자유투 성공률 또한 67%에서 72%로 올랐다.

연세대 선수들은 이번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전체 대학 선수 중 각 항목별 10위 안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먼저 연세대의 주장 유기상은 9경기 출전해 대학 전체 5위에 해당하는 평균 15.44득점, 1.33개의 블록을 기록, 자신의 강점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연세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리바운드 부문에서는 신입생 강지훈이 평균 8.42개(6위)를 기록하며 신예로 떠올랐다. 그는 202cm 장신 선수답게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연세대의 공수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되며 올해 처음 대학리그에 발을 내디딘 이민서(스응산 22)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민서는 평균 5어시스트(8위), 1.93스틸(5위)을 기록하며 연세대의 속공 전개에 앞장섰다. 그는 재치 있고 발 빠른 플레이로 상대의 공을 가로챘고, 팀원들과 환상적인 패스 합을 선보이며 연세대의 메인 볼 핸들러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7월>

제39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2위)

연세대는 여러 선수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가운데, 8명의 가용 자원으로 제39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이하 MBC배)에 나섰다. 이번 MBC배는 12개교가 A, B, C 세 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렀고 조별 1, 2위가 결선에 올라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렸다. B조에 속한 연세대는 경희대학교 농구부(이하 경희대), 명지대학교 농구부(이하 명지대), 한양대학교 농구부(이하 한양대)와의 대결에서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예선 전승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추첨을 통해 부전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한 연세대는 중앙대학교 농구부(이하 중앙대)를 17점 차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연세대는 결승에서 만난 고려대학교 농구부(이하 고려대)에 패하며 2위로 대회를 마쳤다.

07.12 vs 경희대 62-51 승

연세대의 예선 첫 경기 상대는 경희대로, 대회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날 승리가 중요했다. 연세대는 경기 초반 강지훈의 공수 활약으로 리드를 잡았다. 높이에서 우위를 점한 강지훈은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블록으로 연세대의 골밑을 지켰고, 3점까지 터뜨리며 내외곽에서 맹활약했다. 김도완(스응산 21)과 이민서 또한 잦은 스틸과 뛰어난 어시스트로 연세대의 공격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3쿼터 후반 경희대의 수비에 분전하며 연세대의 골문은 침묵했고, 잦은 턴오버로 경희대에 여러 차례 득점을 허용하며 경기 종료 3분 16초 전 49-48, 1점 차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이날 역시 게임 체인저 안성우(스응산 22)가 위기의 연세대를 구했다. 안성우의 연속 3점으로 연세대는 다시 격차를 벌렸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높이며 경희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07.14 vs 한양대 85-49 승

이어서 두 번째 경기는 한양대. 연세대는 초반 야투 난조로 고전했으나, 2쿼터 들어 외곽포가 살아나며 리드를 잡기 시작했다. 이날 이민서와 김도완이 각각 3점 4개를 만들었고, 이해솔과 홍상민이 각각 3점슛 2개, 강지훈이 3점슛 1개를 꽂았다. 가드, 포워드, 센터 전 포지션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며 외곽포 강호 연세대의 면모를 보였다. 원활한 공격에 이어 실책도 확연히 줄이며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2.9개의 턴오버를 기록한 연세대는 이날 단 6개만 기록하며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바로 그간 부상이었던 이주영과 이채형이 코트 위로 돌아온 것. 이들은 투입과 경기 흐름을 빠르게 조율해 득점까지 만들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들의 합류로 한층 더 견고해진 연세대는 내외곽 가릴 것 없이 좋은 팀플레이를 펼쳤다. 

07.16 vs 명지대 89-54 승

B조 예선 마지막은 명지대였다. 초반부터 치열한 리바운드 싸움이 펼쳐졌고, 연세대는 공수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양교는 3점과 속공으로 공격에서 맞붙는가 하면, 꼼꼼한 수비로 상대의 득점을 묶기도 했다. 3쿼터 한때 1학년 선수 5명이 출전한 연세대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이며 경기를 풀어갔다. 이해솔이 4개의 3점을 꽂으며 득점을 책임졌고, 강지훈과 홍상민이 리바운드를, 이주영과 이채형이 경기 리딩과 어시스트를 맡았다. 속공 성공 횟수와 높은 자유투 성공률도 돋보였다. 연세대는 앞서 한양대와의 경기에선 속공 성공 횟수가 1번에 그쳤으나, 이날 8번의 속공 전개를 통해 득점을 쌓았다. 또한 연세대는 16번의 자유투 시도 중 단 한 개만 제외하고 모두 성공하며 92%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07.19 vs 중앙대 82-65 승

연세대는 선수들의 고른 내외곽 활약으로 초반 기세를 잡았고, 리바운드에서 압도적인 우위(52-28)를 점했다. 외곽에선 이민서, 이채형, 이해솔이, 골밑에선 김건우(스응산 20), 강지훈, 홍상민이 맡은바 제 역할을 해냈다. 강지훈(14-11)과 홍상민(13-11)은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김도완의 허슬 플레이도 빛났다. 3쿼터 들어 중앙대의 빡빡한 수비에 연세대는 주춤했으나, 김도완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공을 지켜냈고 뛰어난 경기 리딩으로 팀을 이끌었다. 끈끈한 조직력도 한몫했다. 연세대는 출전한 모든 선수가 리바운드를 2개 이상, 어시스트를 1개 이상 기록하며 다 함께 힘을 합쳐 결승 티켓을 따냈다. 

07.20 vs 고려대 58-69 패

이번 시즌 두 번째 비정기 연고전(이하 비정기전)은 양교 모두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온전치 않은 전력으로 진행됐다. 전체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기록상 큰 차이가 없었으나, 리바운드 싸움에서 크게 밀린 점(25-41)이 뼈아팠다. 2쿼터 5-10, 3쿼터 6-11로 고려대와 두 배가량 차이 나며 격차가 벌어졌다. 연세대는 외곽 야투가 말을 듣지 않는 가운데, 고려대의 빽빽한 인사이드 수비를 뚫지 못하며 내외곽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대로 고려대의 앞선 수비에 고전하며 여러 차례 3점을 허용해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속공 전개 시도에서는 13-11로 고려대에 앞섰으나, 성공 횟수가 3-4로 뒤졌다. 연세대의 장점 중 하나인 높은 자유투 성공률 또한 이날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연세대는 44%(4/9), 고려대는 82%(9/11)였다. 그러나 경기 후반 연세대가 존프레스로 고려대의 공격을 저지한 점은 긍정적이었다. MBC배에서 준우승을 거둔 연세대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 준비에 돌입했다.

<9월> 

09.08 정기 연고전 60-64: 패

연세대는 이번 시즌 두 차례(정규리그, MBC배)의 비정기전에서 고려대에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올해 연세대보다 고려대가 우세한 전력을 지녔다고 평가받으며 대다수 관계자가 정기전에서 고려대의 쉬운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정기전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항상 이변이 발생하는 법. 

저학년이 주축을 이룬 연세대와 고학년이 주축을 이룬 고려대의 맞대결은 초반부터 허슬 플레이의 연속이었다. 고려대와의 높이 싸움에서 밀린 연세대는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초반 기세를 빼앗겼다. 또한 긴장이 풀리지 않은 모습에 잦은 턴오버를 범했고, 이는 곧 큰 점수 차로 벌어졌다. 

그러나 연세대는 3쿼터에 풀코트 프레스로 고려대의 공격을 틀어막으며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3쿼터 후반 고려대가 주춤하는 사이 좋은 야투 성공률을 보여주며 격차를 좁혔고, 4쿼터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집중력이 근소하게 높았던 고려대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비록 아쉬운 결과를 맞게 됐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보여준 집념과 의지는 박수받을 만했다. 유기상은 공수 다방면에서 맹활약하며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줬다. 신입생 이주영과 강지훈의 패기 넘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정기전에서 팀 내 득점 2위인 이주영은 자신의 강점 중 하나인 스피드를 앞세워 고려대의 진영을 흩트려 놓았고, 높은 에너지 레벨을 보여주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강지훈은 상대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수비에 앞장섰고 이는 연세대가 후반 추격에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플레이오프 (준우승)

8강 09.06 vs 건국대 61-52 승

연세대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8강에서 건국대학교 농구부(이하 건국대)에 1점 차로 패하며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 8강에서 다시 건국대와 만나며 설욕할 기회를 얻었다. 연세대는 경기 초반부터 주무기인 3점을 앞세워 공격을 펼쳤고, 건국대는 프레디의 높이를 앞세워 골밑에서 득점을 올렸다. 건국대의 끈질긴 골밑 공세에 연세대는 역전의 위기를 맞았으나, 이후 야투율이 살아나며 다시금 격차를 벌렸고, 엔트리 전원을 기용하며 승리를 거뒀다. 

4강 09.11 vs 성균관대 78-74 승

이번 시즌 연세대는 성균관대학교 농구부(이하 성균관대)와 함께 C조에 편성되며 두 번의 맞대결을 펼쳤으나, 두 경기 모두 접전 끝에 힘들게 승리했다. 연세대가 성균관대와의 높이 싸움에서는 우세했지만, 성균관대의 적극적인 박스아웃에 리바운드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연세대는 성균관대의 강한 압박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는 데 고전했고, 연거푸 3점을 허용하며 51-63, 12점 차까지 뒤졌다. 그러나 4쿼터 허슬 플레이로 공격권을 빼앗고 파울을 유도하는가 하면, 촘촘한 지역방어로 성균관대를 5점으로 묶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09.14 vs 고려대 57-60 패

2023년 연세대와 고려대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맞대결이었다. 불과 6일 전 정기전에서 아쉽게 패했기에 연세대는 결연한 의지로 코트를 밟았다. 연세대는 경기 초반부터 좋은 수비를 펼쳤으나 좀처럼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29-31로 근소하게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3쿼터 들어 적극적인 골밑 싸움으로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한 연세대는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을 쌓았다. 후반 들어 더욱 빽빽해진 수비는 고려대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데 성공했고, 3쿼터 한때 50-38로 12점 차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4쿼터 다시 야투가 말을 듣지 않으며 57-57 동점이 됐고, 양교 모두 체력적으로 한계를 마주한 상황에서 고려대에 3점을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시즌 연세대의 숙제였던 리바운드에서는 희망을 봤다. 연세대는 이번 시즌 고려대와 리바운드 싸움에서 뒤지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이날은 리바운드에서 우위(38-31)를 점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크게 우세한 점(16-5)은 연세대가 2차, 3차 공격 찬스를 얻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18%의 낮은 3점 성공률이 연세대의 발목을 잡았다. 연세대는 33번의 3점 시도 중 단 6번만 성공했다. 3점 시도 횟수는 고려대보다 10회 더 많았으나, 성공 횟수가 6-7로 적었다. 승부가 단 3점으로 갈렸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이로써 연세대학교의 2023년 여정이 모두 끝났다. 정규리그를 시작으로 MBC배, 플레이오프, 정기전까지. 승리의 달콤함에 환호하기도, 패배의 씁쓸함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으나, 연세대가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한 해 동안 멋진 활약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한 연세대에 감사를 표하며, 내년에는 한 층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코트 위를 누빌 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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