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폭력 정착민 제재 허용하는 행정 명령 발동

[서울=뉴스프리존] 정병일 기자=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이스라엘인들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폭력 행사가 심해지고 있다. 서안지구 정착민인 이스라엘인들이 최근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한 8명을 살해하고 11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유엔 인도주의 사무국(OCHA)이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폭력적인 공격에 가담한 이스라엘 정착민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미국 매체 액시오스가 1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이 전례없는 행정 명령은 이스라엘 정치인과 정부 관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이스라엘 측은 문제해결을 위해 지난 두 달 동안 강력한 억제 조치를 취한 결과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 인도주의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 정착민의 공격 사건은 500건에 육박한다. 

바이든 행정부는3년전부터 이스라엘 정부에 팔레스타인 정착민의 폭력 행사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전달했다. 특히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래도 폭력 행위가 끊이지 않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무부에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팔레스타인 주민 공격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스라엘 정착민 수십 명에 대해 비자 금지 조치를 취했다. 

난민촌 떠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사진=EPA, 연합뉴스)
난민촌 떠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사진=EPA,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서 더 나아가 새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번 명령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행위나 위협을 지시 또는 참여하거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협박해 집을 떠나게 하거나,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재산을 파괴 또는 압수하는 등의 행위에 연루된 개인에 대해 행정부가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명령이 적용되는 이스라엘 정착민 4명도 지목됐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마을에서 폭동을 주도한 데이비드 차이 차스다이, 팔레스타인 농민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에이난 탄질,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활동가들을 폭행한 샬롬 지헤르만과 이논 레비다. 

미 국무부는 이들에 대해 미국에 있는 자산과 은행 계좌를 동결해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자금을 거래하거나 송금할 수 없게 할 방침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바이든의 행정 명령에 대해 "대부분의 정착민들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이며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 뿐"이라며 불필요한 조치라고 항의했다. 

바이든의 행정 명령은 그가 선거 캠페인을 위해 미시간 주를 방문하기 전에 나왔으며 이 주는 아랍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라고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에 많은 아랍계 미국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기 때문에 재선 행보에 나선 바이든이 이들을 달래기 위해 이 조치를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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