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회견에서 해병사령관 문자 내용 공개
해병사령관이 국가안보실 관계자에 보낸 문자
"장관에 보고, 장관이 V에게 보고했다고 답장했다"

[서울=뉴스프리존] 최정은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초기부터 상세한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 채상병 유족 등이 지난달 31일 국회 앞에서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실시를 탄원하는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채상병 유족 등이 지난달 31일 국회 앞에서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실시를 탄원하는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인권센터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제보를 통해 대통령이 사건 초기 단계에서부터 유가족 동향과 같은 상세한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권센터는 "박정훈 전 수사단장 변호인이 확인한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역에 따르면 대통령은 채 상병 영결식이 있었던 7월 22일 밤, 이종섭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채 상병 부모님이 장례를 치르고 느낀 점을 보고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 밤 9시경 해병대사령관은 국가안보실에서 파견근무 중인 해병대 김 모 대령에게 ‘채 상병 부모님이 전한 말’이라며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서 ‘장관에게도 보고했다. 장관이 V에게도 보고했다고 답장했다’ 는 내용의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고 밝혔다.  

'V는' 영문 'VIP'의 머리 글자로 대통령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김계환 사령관이 김모 대령에게 문자로 '채상병 부모의 말'을 전하고 같은 내용을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도 보고했으며 이 장관은 이를 'V(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다시 김 사령관에게 답장을 했다는 것이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가운데 군복 입은 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정훈 전 수사단장(가운데 군복 입은 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군인권센터는 이를 근거로 "대통령은 사건에 대한 채 상병 부모님의 반응 등 매우 디테일 한 부분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직접,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만큼 사망 사건 처리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지금은 국정원장이 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8월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이 7월 31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 ‘대통령께서 그런 디테일을 파악하실 만큼 한가하신 분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꼬집었다. 

군인권센터는 "대통령실이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된 이래 일관되게 이를 부인하며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보고 받거나 격노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며 "(이는) 어불성설이다. 유가족 심경까지 보고 받고 있던 대통령이 사망 사건 수사 결과 같이 중요한 사항은 보고받지 않았다는 얘기는 납득이 어려운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7월 말, 8월 초 사이 대통령실은 군과 경찰에 조직적으로 압력을 넣어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이 수사 대상자가 되는 것을 막았다"며 "국가안보실은 물론 공직기강비서관실까지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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