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위원회에 감독 선임 전권 부여해야

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사태 수습을 위해 지난 20일  신임 정해성 위원장 체제로 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하고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발빠른 행보지만 전력강화위원회에 대표팀 감독 선임 전권이 주어지지 않아 여전히 최종 결정권자인 KFA 수장 정몽규 회장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해성 신임 축구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사진=연합뉴스)
정해성 신임 축구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이 3월 21일(태국)과 26일(한국)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 일정을 앞두고 있어 감독 선임은 시급하다. 따라서 우선 국내 지도자를 선임해 임시 감독 꼬리표를 달고 태국과의 2연전을 소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전부터 국내 프로축구(K리그) 특정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올라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하마평으로서 전력강화위원회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K리그 개막(3월1일)을 고작 열흘 정도 남겨놓고 있다. 감독들이 리그 준비에 전념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 이로 인하여 감독들이 떠 안고 있는 부담감과 압박감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강화위원회가 KFA의 대표팀 차출 관련 조항인 '12조 2항', "협회는 제1항의 선임된 자(각급 대표팀 감독, 코치 및 트레이너)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만을 밀어 붙인다면, 이는 한국 축구 근간인 K리그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대표팀 감독이라는 직책은 모든 지도자에게는 꿈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축구와 KFA가 처한 상황을 직시할 때 K리그 감독의 임시감독 선임은 한국축구와 K리그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전력강화위원회는 차선책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차선책에 단 2경기만을 소화하는 감독이라면 U-23세 이하 대표팀 황선홍 감독도 고려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으며 한편으로 경험과 능력을 갖춘 K리그 출신 감독도 이에 포함 되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분명히 전제 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최종 결정권자 정몽규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여, 추천 감독 결재 서류에 사인만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차기 감독 선임 뿐만 아니라 이후 감독 선임 건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 없음은 자명하다. 정몽규 회장의 독단적인 클린스만 감독 선임이 불러온 후폭풍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에게 이는 뼈저린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으니 앞으로 KFA 대표팀 운영 만큼은 축구인에게 일임, 이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몽규 회장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단언컨대 KFA 수장 직책은 사적 영달을 위한 수단이나 조직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의 직책이 아니다. 정몽규 회장은 대표팀 운영에서는 당연히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

이번 클린스만 사태로 인하여 한국 축구는 큰 교훈을 얻었고 국민과 축구 팬들도 축구에서의 공정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배웠다.

이 사태로 새롭게 출범하게 된 전력강화위원회 정해성 위원장과 위원들이 갖고 있는 남다른 사명감과 책임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읽힌다. 새 감독 선임 과정에서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실종됐던 공정성과 투명성을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로 현 상황에서는 전력강화위원회의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현명한 선택만이 정몽규 회장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하여 만신창이가 된 한국 축구를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명단]

-위원장: 정해성 

-위원: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고정운(김포FC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전 대표선수), 윤덕여(여자 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이미연(여자 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