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우리카드의 지난해 행보가 '더 멀리 뛰기 위해 뒤로 움추린 개구리'와 같은 행보가 될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 하락하면서 타 카드사에 비해 부실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상승으로 타 카드사들도 상당한 하락폭을 기록했지만, 우리카드의 하락폭이 유난히 낮은 것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2022년 말부터 채권시장이 경색되고,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지난해 내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대부분의 카드사에 해당하는 것이다.

우리카드 대표상품 '카드의 정석' 시리즈. (자료=우리카드)
우리카드 대표상품 '카드의 정석' 시리즈. (자료=우리카드)

하지만 이 같은 성적표와 달리 지난해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와 기대감도 나온다.

우선 대손비용이 차감되기 전 매출액이 871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한 것이 눈에 띤다.

지난해 카드 이용 실적(신용·체크카드 합산)도 90조 8000억 원으로 전년(82조 1000억 원) 보다 10.6% 증가했다. 2018년부터 브랜드화 한 '카드의 정석'도 단일상품 시리즈로 최단기간인 2년 8개월 만에 누적 800만 좌 발급을 돌파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즉, 실제 영업력은 강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지난 2018년 정원재 우리카드 전 사장이 기획한 신용카드로, 당시 우리카드를 업계 순위 5위까지 올린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무엇보다 지난해 자체 결제망·가맹점 시스템을 추진한 것에 대한 성과가 올해 나타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투자금으로 인해 순이익 하락의 원인이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자망을 통한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카드는 가맹점 관리나 모집 등의 업무를 BC카드에 위임해 왔지만, 지난해 '가맹점 영업본부'를 신설하고 독자가맹점 모집에 주력했다. 독자가맹점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60만 개로, BC카드(341만 1000개)의 47%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우리카드가 선보인 '원더카드'의 실적도 눈여겨 볼만하다. 출시 이후 88일 만에 판매량 10만 좌를, 1년만에 50만 좌를 돌파하는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카드는 기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던 '원큐 데일리 플러스'의 후속작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도입으로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 선호도가 높아진 현 상황에 맞춰 모바일 중심 개인 소비생활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하나페이 앱에서 간편결제·편의점·음식점·교통 등 일상 서비스 영역부터 쇼핑·여행·주유 등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57개 카드 서비스 영역을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우리카드는 비씨 브랜드를 독자 가맹점 마케팅을 위한 우리카드 브랜드로 전환하는 '미러링' 전략을 통해 자사 브랜드를 통한 독자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카드의 행보가 옳다고 할 수 있겠지만 현 상황이 너무 어려운 점은 두고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었다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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