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민결 기자, 사진 본인 제공, 연세교육방송국 YBS 제공]= 치열했던 지난 2023 정기 연고전. 그 현장에는 선수들과 호흡하며 경기의 열기를 배가시키고,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전달하는 해설 위원들이 함께 있었다. 이번 <기자대담>에서는 지난 2023 정기 연고전 해설의 중심에 있었던 시스붐바의 기자들을 만나, 생생했던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름: 임민규

부서: 27기 야구부

직책: 前 야구부장/ 2023 정기전 야구 해설위원/ 現 편집차장

이름: 성수민

부서: 25기 농구부

직책: 前 농구부장/ 2023 정기전 농구 해설위원

이름: 정예린

부서: 26기 빙구부

직책: 前 빙구부장/ 2023 정기전 빙구 해설위원

이름: 박성재

부서: 26기 럭비부

직책: 前 럭비부장/ 2023 정기전 럭비 해설위원

이름: 이재백

부서: 26기 축구부

직책: 前 축구부장/ 2023 정기전 축구 해설위원

시스붐바(이하 시붐) 안녕하세요!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임민규(이하 민규) 안녕하세요. 시스붐바 편집차장, 국제대학 언더우드학부 경제학과 19학번 임민규입니다. 지난 학기에는 야구부장으로 활동하며 정기전 생중계를 맡았습니다.

성수민(이하 수민) 안녕하세요, 시스붐바 25기 전 농구부장 성수민입니다.

정예린(이하 예린) 안녕하세요. 시스붐바 26기 아이스하키부 정예린입니다.

박성재(이하 성재) 안녕하세요 시스붐바 독자 여러분! 2022년 6월부터 연세 럭비를 취재해 온 시스붐바 26기 취재기자 박성재입니다.

이재백(이하 재백) 시스붐바 축구부 취재기자로 활동했던 스포츠응용산업학과(이하 스응산) 이재백입니다.

취재 기자에서 해설 위원으로

시붐 여름방학 동안 정기전 해설을 준비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설 준비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이셨을 것 같은데, 지난 정기전 해설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던 것이 있나요?

민규 고려대학교 야구부의 자료를 많이 준비했죠. 몇 년 치 기록도 찾아보고, 과거의 영상들도 찾아보면서 선수들의 폼이나 특징도 조사했어요. 그런데도 대학야구 자체가 중계방송이 많지 않아서 접근성이 아쉬웠죠. 그래서 각종 포털사이트나 고려대학교의 스포츠 매거진, 그리고 아마추어 야구 기사도 찾아봤어요. 전력분석원이 된 느낌이었는데, 이 또한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수민 농구 관련 책들을 많이 읽었고 현장 감각을 익히기 위해 여름방학 때 연습 게임을 많이 보러 다녔어요. 학교뿐만 아니라 수원, 용인, 원주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선수들도 살펴보고 팀별 전술도 분석했습니다.

예린 1학년 선수들은 경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고등학교 리그를 찾아보면서 공부했어요. 아이스하키가 한국에서 아직은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어서 중계 채널도 충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원서도 찾아보고 최근 정기전과 대학리그 영상을 돌려보면서 연습했습니다!

성재 (방학 동안) 럭비 영상을 끊임없이 봤어요. 물론 기본적으로 YBS 사무실에서 캐스터님과 함께 합을 맞춘 연습도 자주 했고요. 이렇게 두 달 동안 럭비 경기 영상들을 집중적으로 보니까 글로만 읽었던 럭비 규칙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과정에서 취재에 대한 자신감도 얻고 조금이나마 전문성을 갖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백 저는 혼잣말 중계를 많이 했어요. 집에서 누워있다가 상상 중계를 하기도 했고, 밥 먹다 말고도 중계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렇게 일상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계에 쓰이는 단어나 문장들이 익숙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프리미어리그나 k리그 축구 경기를 볼 때 무조건 오디오를 끄고, 직접 해설하며 녹음한 것을 자체 피드백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시붐 정기전 당시 해설이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송출되어서, 평소 취재와는 또 다른 긴장감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떨리지는 않으셨나요?

민규 개막식 리허설이 진행 중인 현장에 도착하니 너무 떨렸죠. 그런데 저는 본격적인 경기 전에 오프닝 영상을 미리 찍었거든요. 그렇게 오프닝을 찍다 보니까 카메라가 조금은 익숙해져서 생방송에 들어가니 전혀 떨리지 않았어요. 또 준비를 많이 해서 자신감도 있었고, 캐스터와의 호흡도 연습 때 정말 잘 맞았어서 걱정이나 긴장보다는 설렘과 기대가 더욱 컸던 기억이 납니다.

수민 정말 많이 떨렸어요. 연세대학교를 대표해서 앉아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매우 컸거든요. 그런데, 제가 당일에 너무 긴장해서 얼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실수도 많았고 준비한 멘트를 완벽하게는 못해서 아쉬움이 남아요.

예린 너무 긴장됐습니다. 사실 발표 공포증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성재 사실 저는 1학기에도 슈퍼 리그 비정기 연고전 해설을 했어서 중계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정기 연고전이라는 행사가 주는 무게감에 긴장이 됐어요. 아침에 야구부장님과 아이스하키부장님이 먹을 것도 주면서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는데, 하나도 못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카메라도 카메라지만 야외라 잘 들리지도, 잘 보이지도 않아서 더 떨렸던 것 같아요.

재백 시작 전에는 긴장했는데, 오프닝 첫 멘트를 끝낸 뒤로는 오히려 덜 긴장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었던 중계를 직접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긴장보다는 중계 자체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시붐 학생으로서 스포츠 경기를 해설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정기전 해설에 대한 비법은 많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해설을 준비하면서, 또 실제로 해설하면서 체득한 본인만의 꿀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민규 저는 해설 컨셉을 잡고 시작했어요. 단순히 일어난 상황에 대한 설명에 그치기보다, 앞으로 있을 상황을 예측하는 해설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가령 강민구 선수(체육교육학과 23, 이하 체교)가 5회에 적시타를 내주는 상황이 그 타자에게 던지는 첫 공이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타자가 전날 라이브 배팅에서 홈런을 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직구를 던지면 적시타를 허용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서, “정직하게 던지면 맞을 수 있다.”라고 말했어요. 실제로 바로 직구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죠. 이렇게 하니까 저도 텐션을 유지할 수 있었고, 경기 마지막까지 몰입도가 상당히 좋았어요.

수민 응원가를 크게 틀고 해설을 연습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정기전 당일 학우분들의 엄청난 응원 소리에 저희 말소리가 잘 안 들리거든요. 특히 이어폰을 연결해서 연습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귀는 조금 먹먹했지만, 실전에서 이 방법이 도움이 됐어요. (웃음)

예린 2023 정기전 중계를 통해 기사를 쓰는 것과 현장에서 말로 전달하는 것이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최대한 많이 뱉어보고 호흡을 맞춰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유튜브에 올라가니까 화면에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아요!

성재 상황마다 떠오르는 분석이나 생각을 모두 말할 수는 없기에, 그 상황을 꿰뚫는 핵심적인 이야기로 요약해서 강하게 말해야 해요. 사실 야구와 같은 필드형 경쟁 스포츠는 종목 자체가 정적이라 인플레이가 아닌 상황이 많아서 설명을 많이 할 수 있겠지만, 럭비와 같은 영역형 경쟁 스포츠는 실시간으로 계속 인플레이잖아요? 그래서 길게 설명하면 (말하는 도중에) 바로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니까 핵심만 빠르게 말해야 해요.

재백 ‘여기서 내가 이 선수들을 제일 잘 안다.’라는 마인드로 자신 있게 중계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스포츠 중계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고민하는 순간 찰나의 플레이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만약 자신감이 없다면 멘트를 할 때마다 생각이 많아질 테고요. 따라서 고민 없이 자기 생각을 입으로 뱉을 수 있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정기 연고전, 모두의 정기 연고전

시붐 2023 정기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무엇인가요?

민규 저는 이도겸 선수(스응산 20)와 김진형 선수(스응산 21)의 적시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바로 전 질문의 맥락과 상당히 비슷한데, 두 선수의 적시타 상황에서도 예측 해설을 했거든요. 두 선수 모두 앞선 타석들의 결과가 안 좋았지만 이도겸 선수는 파울을 계속 만들면서 타이밍을 맞춰 나가는 모습을 봤고, 김진형 선수는 여름에 있었던 상대 투수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기억이 있었어요. 이런 점을 근거로 들면서 이번에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두 선수 모두 적시타를 쳐냈죠. 제가 한 말이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과 제 자신이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수민 기억에 남는 장면이 정말 많은데... 굳이 하나를 꼽자면 3쿼터 후반 유기상(체교 20) 선수가 연속해서 레이업에 성공한 후 포효하는 모습이에요. 전반에 12점 차로 뒤지며 분위기가 많이 처진 상황이었는데, 유기상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며 추격에 앞장섰어요. 저는 사실 여기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장으로서 보여준 투지와 끊임없이 에너지 레벨을 높이려는 모습에 많이 감동했어요.

예린 저는 2피리어드 두 번째 득점이 들어간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022 정기전에서 패배했고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와 (이번) 시즌 처음으로 만나는 경기여서,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걱정이 됐었어요. 그리고 1피리어드에서 선취점을 얻어냈지만 곧바로 동점이 됐거든요. 그래서 2피리어드에서 김시환(체교 23) 선수가 득점을 넣자마자 ‘이건 된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분위기도 이미 넘어왔었고 압도적으로 좋은 기량을 보여줘서 이후로는 걱정 없이 편하게 봤습니다.

성재 전반전 김태균(스응산 22) 선수의 트라이 장면이요. 사실 그전에 한준(체교 22) 선수의 멋진 라인 브레이크와 트라이도 대단했지만 이때는 아직 7-5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김태균 선수가 트라이를 해내면서 14-5까지 스코어를 벌리니깐 ‘오늘 해볼 만하겠는데!’라고 생각했었죠. 김태균 선수의 트라이 순간은 제가 1년 반 동안 연세 럭비를 취재하며 처음으로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순간이었습니다.

재백 최형우(스응산 20) 선수의 전반전 논스톱 중거리 슈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정말 잘 때린 슈팅이기도 했지만, 제가 해설을 하면서 생각했던 멘트가 순간적으로 가장 매끄럽게 나왔던 장면이었던 것 같아서 기억에 남습니다.

시붐 만약 2024 정기 연고전에도 해설을 맡게 된다면, 본인 부서를 제외하고 어떤 종목의 해설을 맡아보고 싶으신가요?

민규 저는 축구를 해보고 싶어요. 축구는 야구와 달리 흐름이 굉장히 빨리 바뀌잖아요. 그런 점이 색다른 재미일 것 같고, 실제 중계처럼 골이 들어갔을 때 캐스터와 함께 샤우팅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축구는 야구와는 다른 모습으로 전술적인 움직임이 상당히 다양해서 그런 부분을 공부해서 설명해 보고 싶어요.

수민 사실 다른 종목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농구부 최고! (웃음)

예린 저는 야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정기전 때마다 아이스하키와 야구가 같은 날에 있어서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평소에 야구장 분위기를 좋아해서 재밌게 할 것 같아요.

성재 야구를 해설해 보고 싶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야구는 정적이라, 하려는 설명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솔직하게는 농구, 아이스하키, 축구를 잘 모르기도 합니다.

재백 야구를 하고 싶네요. 축구 다음으로 제가 가장 즐겨봤던 스포츠기도 하고, 특히 야구 중계의 꽃인 ‘홈런’이 터지는 순간의 샤우팅을 한번 해보고 싶네요.

해설 위원으로서, 시스붐바 기자로서 돌아본 2023 시즌

시붐 마지막으로, 정기전을 포함한 2023 시즌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민규 "조금은 아쉬웠던 시즌, 정기 연고전 승리로 만회한 2023년의 독수리." 대회 성적은 많이 아쉬웠죠. 특히 비정기 연고전에서도 연세대학교가 패배해서 마음이 아팠지만, 정기 연고전 승리로 조금은 만회했다고 할까요. 2024 시즌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네요.

수민 "사랑한다 연세, 사랑한다 농구."

예린 "수고한 어제, 기대될 내일."

성재 "더 큰 웅비를 위한 준비." 지난 몇 년 동안 연세대학교 럭비부가 고려대학교 럭비부에 비해 전력상 열세라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지난 정기전에서 스스로의 약점들을 극복해 대등하게 승부하는 데 성공했어요. 이제 다가올 2024, 2025년 스쿼드는 전력상으로도 열세가 아니니까, 거기에 작년의 약점 극복 경험을 더하면 분명히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백 "꿈을 이룰 수 있었던 한 해, 또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된 한 해였다."라고 요약하겠습니다.

연세 학우들을 열광시키는 정기 연고전. 그 생생한 현장에는 항상 시스붐바의 기자들이 존재했다. 단 수십 분의 경기를 위해 매의 눈으로 경기를 관찰하고 기자의 목소리로 전달하는 그들은 연세대학교의 열정으로 빛나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다. 계속해서 그 순간들을 정확하고, 생생하고, 재미있게 전달할 시스붐바의 기자들에게 앞으로도 애정 어린 관심을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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