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등 선수 소신 선발 평가
팀 분위기 쇄신, 전략 변화 기대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 황선홍 감독이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태국과의  2연전에 출전할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1일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1일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논란'을 부른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선발이다. 이강인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실망감이 말끔히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에서 황 감독이 신뢰 회복의 기회를 배려해 준 것으로 읽힌다. 

황 감독은 또 전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에게 외면 받았던, 주민규(34.울산 현대), 권경원(32.수원 FC), 백승호(27.버밍엄 시티) 등을 선발해 변화를 줬다.

태국은 지난해 11월 일본출신 이시이 마사타다(57)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상승세를 타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해 한국에게는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현재 2경기씩을 소화한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한국과 태국은 각각 2승(한국 3-0 중국, 한국 5-0 싱가포르)과 1승 1패(태국 1-2 중국, 태국 3-1 싱가포르)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게 이번 2연전은 사실상 예선 조 1위 결정전이다. 이에 황선홍 감독의 선수 선발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됐다. 황 감독은 무리수를 두지 않고 기존 카타르 아시안컵 주축 멤버를 선발하면서 안정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 

그렇다면 황선홍 감독에게 주어진 필승 과제는 전술, 전략적 변화와 함께 팀 분위기 전환 및 승리를 위한 동기 부여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태국전 포스터(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태국전 포스터(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분명 한국 축구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역대급 전력에도 불구하고 전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력으로 숙원인 64년만의 우승은 고사하고 '무색무취' 축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아시아 맹주'로서의 자존심과 위상까지도 땅에 떨어진 상태다.

따라서 역대 전적과 FIFA 랭킹 등 지표상의 우위는 한국 축구팀에 단지 참고 사항에 불과할 뿐 결코 태국전 승리를 담보해 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라이커 주민규의 발탁은 공격 전술 변화와 더불어 득점력 향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태국은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하여 팀 전술, 전략은 물론 선수 개인 장단점이 낱낱히 드러나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에 처음 합류하게 된 주민규는 그만큼 노출돼 있지 않아 태국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태국은 아시안컵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에다 전방 압박과 롱킥을 활용하는 빠른 플레이를 구사하는 특징을 보여줬다.

이런 태국팀의 특징은 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차전 경기에서 만큼은 그대로 유지 될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공격 전술 이전에 스트라이커의 개인 능력에 의한 골 결정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 2연전 축구대표팀 선수명단(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 2연전 축구대표팀 선수명단(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문제는 26일 방콕 라자망 국립경기장에서 개최되는 2차전이다. 2차전은 1차전 경기 결과와 여건 및 상황에 따라 전술, 전략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태국은 홈 경기인 2차전에서 선 수비 후 공격 전술을 고수하지 않을 수 있다. 태국팀은 수파낫 무에안타(OH 르벵.벨기에),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 자로엔삭 웡고른(무앙통 유나이티드), 그리고 태극 축구의 상징 차나팁 송크라신(빠툼 유나이티드) 같은 경쟁력 있는 공격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태국이 2차전에서 얼마든지 선 공격 후 수비로 전술을 바꿔 한국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이에 상대적으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취약성을 드러낸 한국의 수비력과 공격 전개시 중원 장악력의 문제가 대두된다. 백승호와 권경원은 바로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황선홍 감독의 카드로 보인다.

백승호는 황인범(27.츠르베나 즈배즈다)과 함께 중원에서 야전 사령관 역할을 하며 공수에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능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태국과의 2연전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한국 축구의 분위기를 바꿀 기회라는 점이다. 태국과의 2연전을 통하여 한국 축구가 승점 6점을 챙긴다면 자존심과 위상 회복의 희망을 되살릴 수 있다.

황선홍 감독에게도 U-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서 현실 안주가 아닌, 더 높은 곳으로 비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감독의 선수 선발은 팀의 승패를 80% 정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황 감독은 축구계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을 바탕으로 선수를 선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에게는 태국전을 통하여 카타르 아시안컵 참사의 불을 끄는, 내용과 결과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지상 과제만 남았다. 황 감독은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 감독이지만 지휘봉을 잡는데 주저하지 않았고 선수 선발을 마무리하며 태국전 2연승을 향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실로 황희찬(28.울버햄튼)의 부상 낙마까지 겹쳐 고민이 많았을 선수 선발이다. 이제 부터는 선발된 선수에 대해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며 오직 승리만을 기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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