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뉴스프리존]김 석 기자=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단수 공천을 받으면서 "미추홀구의 힘, Him이 되겠습니다"(국민의힘 윤상현 후보) VS "20년은 너무 깁니다! 바꾸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맞붙는 격전지에서 인천 동구미추홀을 선거구에서 출마하는 국민의힘 윤상현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홍보판을 몸에 두르고 출근길 인사에 구슬땀을 흘렸다.

동구미추홀을 선거구는 4년 전 총선에서 전국 최소 득표 차를 기록할 정도로 초박빙 접전이 펼쳐진 곳이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서 배제된 윤상현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꺾었다.

이들은 개표 막바지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숨 막히는 대결을 벌였다.

최종 개표 결과 윤 후보와 남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0.59%와 40.44%로 0.15%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득표수로는 171표 차이였다.

극적으로 생환하며 4선을 달성한 윤 후보는 "민심의 준엄한 심판에 경의를 표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고, 남 후보는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만 인정하진 않는다. 배지를 뺏어 오는 날을 제가 비로소 제1의 과제를 완수하는 날로 삼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두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소속 정당의 단수 공천을 받으며 경선 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4년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태세를 구축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예비후보
국민의힘 윤상현 예비후보

◇ "새롭고 젊은 일꾼" vs "현역 의원 연속성"…민심 향배는

지역 주민들은 노련함을 갖춘 4선 의원과 이에 맞서 새바람을 외치는 도전자 사이에서 표심을 저울질하고 있다.

무인 세탁소에서 만난 한모(61)씨는 "정치적 입지를 우선시하기에 앞서 미추홀구를 위해 온전히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젊은 일꾼을 자처하는 남영희가 혁신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직장인 민모(31)씨는 "윤상현은 4선을 하는 동안 지역 밀착형 공약을 착실히 이행했다고 본다"며 "원도심 특성상 지역 개발 측면에서도 현역 의원이 자리를 지켜 연속성을 갖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공약의 다양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려견과 산책하던 김희정(57)씨와 일행 3명은 "미추홀구에는 펫 파크와 같은 반려동물 관련 시설과 공간이 열악해 아쉽다"며 "아무래도 반려동물 관련 공약을 준비한 후보에게 관심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예비후보

◇ 인천 최다 5선 달성 vs 인천 최초 여성 의원

이번 총선에서 윤 후보는 인천 현역 의원 중 최다인 5선 고지를 노린다.

인천 동구 미추홀을 지역구 남영희 후보가 지난 10일 개소식을 열고 22대 국회입성을 향한 힘찬 출발을 알렸다. 이날 개소식에는 인천지역 민주당 공천 후보자를 포함한 지역주민 3000여 명이 방문해 발 디딜 틈 없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사실 이 지역구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가장 박빙이었던 선거구 중 하나로 171표차로 무소속의 윤상현이 당선되었던 곳이다. 이 지역은 88년 13대국회이래로 민주진영이 당선되었던 것은 17대 국회가 유일하다. 그만큼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영희 후보가 당선되어야 할 이유가 있다.

첫째, 남영희 후보는 이 지역에서 대학을 나와 대한항공 승무원을 지낸 이력으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출마했으나 석패한 곳이다. 즉, 남영희 후보에게는 제2의 고향과 다름없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4년간 절치부심하여 표밭을 일구었다. 지역의 골목마다 찾아다니며 민심을 들었고 시장상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바닥을 다졌다. 그 결과 이번 22대 총선에도 공천장을 받아들고 재도전에 나서게 된 것이다.

둘째, 남영희 후보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출마하였으나 하위순번으로 인해 낙선한 이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또한 지난 몇 년간은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내면서 윤석열 정권의 패악질에 맞서 싸운 이력으로 전국적인 인물이 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고, 최강욱 의원이 곤경에 처해 있을 때 소신발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셋째, 남영희 후보는 보기드문 여전사이다. 최근 들어 여전사 삼인방으로 추미애, 전현희, 이언주 후보 등이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그들은 인지도를 이용한 전략공천 대상자들이다. 이에 반해 남영희 후보는 지역에서 헌신적으로 희생하며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던 인물이다. 이제는 여성후보가 비례대표에 머물지 않고 지역구관리를 통해 지역정서를 반영한 국회입성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역할을 지난 4년간 해온 인물이 바로 남영희 후보이다.

이 지역은 한때 전두환의 사위이기도 했으며, 박근혜를 누나라고 부르며 따랐던 윤상현이 5선에 도전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유일하게 20대와 21대에 연속 당선된 경력을 갖고 있다. 즉, 만만치 않은 상대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상현 공천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