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 총 190개의 메달을 달성하며 종합 3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펜싱, 축구, 탁구, 수영 등 많은 스포츠가 국민으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이중 메달 수 1위를 기록한 중국을 이기고 은메달을 대한민국 품에 안기며, 2m가 넘는 상대의 피지컬을 압도한 실력을 보여준 스포츠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럭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건 럭비지만, 이후 열린 세 번의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매번 메달권에 든 럭비기도 하다. 은메달이라는 추석 선물을 국민에게 안겨준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럭비, 준결승과 결승에선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시스붐바의 이번 럭비 시리즈 기사는 인터뷰와 경기 분석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럭비가 어땠는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시스붐바와 함께 그 이면을 파헤쳐보자.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에 그친 대한민국 남자 럭비국가대표팀. 하지만 럭비가 1998년 제13회 방콕 아시안게임에 도입된 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한 번도 메달을 놓치지 않은 종목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아시안게임에서 7연속 메달 획득 종목인 럭비,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종목임에 틀림없다. 이번 시리즈 기사에서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의 럭비를 반추해보고자 한다.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  vs 일본 15-28 패
3, 4위 결정전  vs 중국 21-14 승 

광저우대학 메인스타디움에서 럭비 경기를 치렀다. 준결승 상대는 럭비 강국인 일본. 한국은 제13회, 제14회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꺾기도 했으나, 역시 쉽지 않은 상대였다. 대한민국 대표팀에는 당시 일본 럭비 리그에서 활약하던 양영훈을 포함한 선수들이 참가하지 못했고, 경기에 열세인 모습을 보이다가 최종 스코어 15-28로 패했다.

 

이어진 중국과의 3,4위 결정전에서는 최종 스코어 21-14로 역전승해 동메달을 차지했다. B조 예선 3차전에서 중국에 5-12로 패했으나 이를 만회하며 메달 또한 거머쥔 것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표적인 연세 출신 러거는 한건규(체육교육학과 13, 이하 체교, 한국전력), 윤태일(사회체육학과 02, 삼성중공업), 제갈빈(스포츠레저학과 08)과 같은 선수가 있다.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준결승 vs 홍콩 7-15 패
3, 4위 결정전 vs 스리랑카 17-14 승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럭비는 럭비 전용 구장인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준결승은 홍콩을 상대로 연장 경기를 치렀으며, 7-15로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전반에 홍콩에게 선취점을 내줬으나, 정연식(고려대)의 트라이을 시작으로 7-5로 역전했다. 그러나 후반전에서 홍콩의 반격과 수비로 더 점수를 내지 못하고 최종 스코어 7-15로 마무리지었다.

이어진 스리랑카와의 3, 4위 결정전에서는 전반전을 7-7로 마쳤으나, 후반전 7분 동안 추가로 10점을 득점하며 최종 스코어 17-14로 메달을 쟁취했다. 대표적인 연세 출신 러거는 한건규, 윤태일, 김정민(체교 02, 한국전력공사) 김광민(체교 07, 한국전력공사)이 있다.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 vs 홍콩  7-19 패
3, 4위 결정전  vs 스리랑카   36 -14 승

2018년 개최된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직전 아시안게임의 데자뷔와도 같았다. 겔로라 붕 카르노(GBK) 럭비 필드에서 럭비 경기가 개최됐다. 홍콩과의 준결승 경기 시작 직후 대등한 스크럼이 이뤄졌다. 한국이 공을 소유했으나 홍콩의 적극적인 수비와 럭 형성으로 선득점의 기회를 놓쳤다. 양측 모두의 적극적인 수비로 득점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가, 경기가 절반 이상 진행된 후 홍콩은 신속한 패스 연결로 트라이에 성공했다. 홍콩은 이후에도 패스에 능한 모습을 보였고, 0-14로 독점하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 시작 직후, 몰에서 패스가 연결돼 장정민(체교 02, 한국전력)이 경기장 전체를 독주하며 트라이에 성공한다. 홍콩의 트라이와 컨버전킥으로 7-19로 스코어가 됐으며 경기 끝나기 직전까지 서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다가 경기를 마쳤다.

스리랑카와의 3, 4위전은 리턴매치였다. 이미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스리랑카를 꺾었다. 3, 4위전에서도 이변없이 36-14로 이기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대표적인 연세 출신 러거는 김정민(스포츠레저학과 13, 한국전력), 장용흥(체교 13, 한국전력), 한건규가 있다.

제13회 방콕 아시안게임 7인제 금메달, 15인제 금메달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7인제 금메달, 15인제 금메달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은메달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럭비 종목은 1998년 제13회 방콕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도입됐다. 15인제와 7인제 모두 열리다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7인제만 채택돼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한국의 럭비 실업팀은 4개, 대학 내 럭비팀은 9개로 매우 적은 편이다. 그러나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뿐만 아니라, 매 아시안게임 우수한 성적을 보유한 메달 기대 종목이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럭비 발자취를 함께 봤다면,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준결승과 결승전을 톺아보자.

1995년 국제 럭비계가 늦은 프로화 선언을 하자 일본은 프로 럭비 리그를 창설했다. 그 결과 일본은 현재 세 개의 디비전과 스무 개 이상의 프로팀을 보유하게 됐고, 한국과 격차는 비교조차 불가능해졌다. 마찬가지로 프로 리그를 일찍 창설한 홍콩에게도 추월을 허용한 한국은 아시아 3위권 국가로 내려앉게 됐다. 그러나 한국 럭비도 이제는 과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고 중흥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그 성과로 국내에선 준 프로 리그인 ‘코리아 슈퍼 리그’가 자리잡았고, 국제적으로 지난해 아시안게임 은메달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 역시 15인제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과 7인제 아시아 럭비 세븐스 등 여러 국제 대회를 앞둔 한국 럭비. 지난 해 아시안게임 약진과 오랜만에 돌아온 국내 감독 체제를 바탕으로 럭비 중흥을 이어나가길 바라 마지않는다.

※ 본 기사는 시리즈 기사로 연재되는 글로 3편으로 이어집니다.본문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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