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尹, 즉각 경질하라"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5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MBC기자에게 '기자 흉기테러 사건'을 언급한 것이 알려지자 "언론 향한 살해 협박"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경질을 촉구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위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위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황 수석은 전날(14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MBC 기자에게 "MBC는 잘들어"라고 말하면서 "내가 정보사를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발언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군사정권 비판 칼럼을 연재하던 당시 중앙경제 오홍근 사회부장이 아침 출근길에 군 정보사 요원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이른바 ‘정보사 테러 사건’을 가리킨다

고민정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며 "황 수석은 뒤늦게 '농담'이라고 둘러댔지만 농담으로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라고 직격했다.

고 위원장은 "전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MBC앞 집회 종용’ 발언에 이어 황 수석의 ‘회칼테러’ 협박까지 윤석열 대통령실의 시민사회수석은 언론공작정치를 하는 자리인 것인가"라며 "방통위와 방심위, 감사원까지 동원한 MBC장악이 좌절되자 이제는 테러지침까지 내리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황 수석의 망언은 한편으로는 평생 군사독재 및 족벌언론과 맞서 싸우다 지금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를 능욕하는 반역사적이고 몰지성적 발언"이라며 "당시 정보사 테러사건은 군사독재 세력이 선량한 언론인을 공격한 전대미문의 백색테러였다. 여전히 진실이 묻혀 있는 군사정권의 대표적인 불법 공작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고 위원장은 "오 기자는 테러 사건 이후 육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평생 가슴에 한과 울분을 간직한 채 2022년 유명을 달리했고, 유가족들의 고통도 현재 진행형"이라며 "황 수석은 MBC와 오홍근 기자의 유가족에게 석고대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라"고 압박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 회칼로 테러한 사건을 황 수석이 기자들에게 언급한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테러 당하기 싫으면 정부 비판하는 기사를 쓰지 말라는 협박이냐"라고 비난했다.

신 대변인은 "이렇게 노골적인 언론 협박을 들을 줄은 몰랐다"며 "'농담'이라고 둘러대면 기자들이나 국민께서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기자들이 ‘회칼 테러’를 걱정하며 기사를 써야 하냐"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통령의 측근인 황 수석의 인식은 곧 대통령의 인식"이라며 " 윤 대통령은 정말 ‘독재 정권, 권위주의 정부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는지 해명하라"면서 황 수석의 파면과 대국민 사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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