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 방송내용정리 이규진] 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파문과 관련해 "대법원장으로 재임했을 때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한 적이 결단코 없으며 재판을 놓고 흥정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양 전 대법원장은 경기도 성남시 자택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 조사결과에 관한 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상고법원 도입 문제와 관련해 특정한 법관에게 불이익을 준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사법부특별조사단은 지난달 25일,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두고 특정 재판 결과를 활용해 박근혜 정부를 설득하려 했다는 문건이 발견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양 전 대법원장이 문건의 작성과 직접 연루됐는지 조사하기 위해 협조를 요청했지만 그가 거부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건을 작성한 법원행정처 간부와 심의관은 물론 당시 법원 최고 수장인 양 전 대법원장까지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법원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재판을 청와대와의 흥정 수단으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31일, “형사조치”를 언급하면서, 양 전 대법원장 등 관련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원 내부에서조차 수사 불가피 기류가 강해 대법원 차원의 수사 의뢰나 직접 고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하고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뒷조사한 정황이 드러난 것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담화문에서 “심한 충격과 실망감을 느꼈을 국민 여러분께 사법행정권 남용이 자생된 시기에 법원에 몸담은 한 명의 법관으로서 참회하고, 사법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또한, “조사결과를 접한 순간 비참한 심정을 억누르기 어려웠다”면서 “국민들의 질책을 사법부 혁신의 새로운 계기로 삼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징계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며, 조사자료 중 의혹 해소를 위해 필요한 부분의 공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조사 수단이나 권한 등의 제약으로 조사결과에 한계가 있었고 모든 의혹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최종 (사법적) 판단을 담당하는 대법원이 형사조치를 하는 것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및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으로 미뤄보면 대법원은 6월 중순 이후 관련자에 대한 형사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법원장은 “국민과 함께 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견을 종합하기로 했다”고 말했는데, 이 회의는 각각 5일, 7일, 11일에 열리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일단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보고서에 언급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당시 법원행정처 관계자를 형사조치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판결을 해야 하는 법원이 고발을 하면 사실상 유죄를 확정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검찰에 수사의뢰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예우상 대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을 직접 고발 또는 수사의뢰 하지 않더라도 당시 법원행정처 관계자 수사 진행에 따라 사법행정 최종 책임자인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대상이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김 대법원장이 형사조치를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는 31일부터 시작된 일선 법원의 판사회의가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정부지법은 단독ㆍ배석판사 연석회의를 열어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선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촉구할 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ㆍ서울가정법원ㆍ인천지법은 4일, 수원지법은 5일에 각각 판사회의를 열 계획이다. 11일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돼 있다. 법원 조직 밖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 또는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문제는 양승태 사법부가 특정 재판을 협상 수단으로 삼아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파문을 불러오면서 법원 안팎에서 사법불신 기류가 퍼지고 있다는데 있다.

법원행정처가 작성했던 재판거래 의혹 문건에 등장하는 사건 당사자들은 물론 변호사 단체와 법원 내부구성원들이 잇따라 재판 중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반발하면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상고법원이라는 숙원사업을 관철하려고 사법부가 재판을 협상 카드로 삼아 청와대와 흥정을 시도한 문건이 대법원 특별조사단 조사로 드러난 이상 재판 결과를 누가 승복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다. 법원행정처 문건에 등장하는 KTX 승무원 재판과 관련해 KTX 해고 승무원 10여명은 지난 29일 대법원 대법정을 사법사상 최초로 기습 점거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대법관들,그리고 청와대와 거래한 자들은 사법정의를 쓰레기통에 내던졌다”며 재판 결과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2006년 집단 해고된 KTX 승무원들은 9년간 해고 무효 소송을 이어오며 1심과 2심에서 잇따라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코레일에 직접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패소 판단을 받았다.1·2심 재판 승소에 따라 승무원들은 회사로부터 월급을 지급받았으나 대법원 판결로 각자 1억여원의 임금을 도로 반환해야 했다.코레일 측이 2016년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했는데, 승무원 34명이 받은 4년치 임금 1인당 8천640만원이 이자까지 붙어 1억원을 넘은 것이다. 이로 인해 좌절하던 승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법원이 피해자를 만들어 낸 꼴이 되는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해고 승무원 측은 지금 직권재심 청구를 요청하고 있는 건데 직권재심이라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왜냐하면 민사에서는 직권재심이 없다. 형사판결에서는 직권재심이 주로 검사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 재심 청구하는 걸 보통 직권재심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5.18과 관련된 법 같은 데서 보면 굉장히 이전에 형사판결을 받은 분 중에서 억울한 분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검사가 직권재심을 청구해서 무죄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민사는 당사자의 소송이기 때문이고 일반 노동과 관련된 소송이랄지 행정과 관련된 소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직권적으로 대법원이랄지 아니면 검사가 이걸 재심 청구해서 하는 경우는 없는 것이다.결국 KTX해고 승무원들의 재심 청구는 어려울 거라고 보인다. 또한, 재심을 하려고 하면 일반적인 사유가 민사에서는 11가지 정도 사유가 있는데 사유가 굉장히 까다롭다.그리고 거래를 했다고 하는데 지금 문건상으로는 마치 거래한 것처럼 나와 있는데 판결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 구체적인 것은 안 나와 있다. 다시 말해 이런 문건이 재판에 어떻게 관여를 했는지에 대해서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을 뒤집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인다.

현재 법으로는 재심이 어렵기 때문에 KTX 차원에서 대승적인 결단을 하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거래 의혹과 의심 문건에 거론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당사자들도 반발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또한, 쌍용차 보동자 부당 해고,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반값등록금 운동본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전국 유족회, 긴급조치 피해자모임 등이 피해자단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뿐 아니라 당시 행정처 인사들도 10여건을 넘기는 고발을 당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상 최대의 사법 파동이 될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