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6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용마고 대 포철고의 4강전에서 연장 10회 포철고 이원진(맨 왼쪽)이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점수를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이 점수는 이번 경기 포철고의 결승점이 됐다. / 사진=IB Sports 중계

[뉴스프리존=변옥환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고교야구 전국대회인 제73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우승기를 다툴 두 주인공이 결정됐다.

22일 오후 3시와 오후 6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3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동성고와 포철고가 장충고와 마산용마고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올해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마지막을 장식할 광주동성고와 포항제철고의 제73회 청룡기 결승전은 오는 23일 오후 6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광주동성고는 에이스 김기훈(18)을 앞세워 좋은 투수진을 보유한 장충고 마운드를 압도했다. 동성고는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청룡기를 우승한 이후 15년 만에 청룡기 재패를 노리고 있다.

포항제철고는 마산용마고를 상대로 연장 10회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10회초 밀어내기 몸 맞는 볼로 5-4, 1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 동성고, 마운드 위 ‘거함’ 김기훈으로 장충고 압도… 장충고, 동성고 기동력에 수비진 흔들려

청룡기 준결승에서 광주동성고는 투구수 휴식 4일이 풀린 김기훈 카드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장충고는 이번 대회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김현수(18)를 꺼내들었다.

광주동성고 에이스 김기훈은 내년도 기아 타이거즈 신인 1차 지명선수다운 호투를 펼쳤다. 그는 선발로 나서 8과 3분의1이닝 동안 105구를 던져 탈삼진 9개를 솎아냈다.

이날 김기훈은 145㎞가 넘는 빠른 공과 안정된 제구로 장충고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5회 2사 만루 위기를 맞아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장충고 타선은 김기훈을 상대로 2점을 뽑는데 만족해야 했다.

3회말 장충고 공격에서 이제웅(18)과 박민석(18)은 김기훈을 상대로 각각 몸 맞는 볼과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장충고 ‘주포’ 3번 박주홍(17)이 김기훈의 낮은 직구를 퍼 올려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 타점으로 장충고는 2-2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동성고는 4회 기동력으로 장충고 배터리를 마음껏 흔들었다. 동성고 이현서(19)와 허진(17)선발 김현수를 상대로 출루한 뒤 주루플레이를 통해 수비진을 계속해서 흔들었고 결국 득점에 성공해 4-2로 2점 앞서갔다.

이후 장충고 선발 김현수는 흔들리지 않고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지만 장충고 타선도 김기훈을 넘지 못했다.

김기훈은 9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투구수 제한(105구)에 걸려 이제원(18)에 공을 넘겼다.

바뀐투수 이제원도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무리 없이 잡아내 동성고의 승리를 지켰다.

동성고 에이스 김기훈은 투구수에 따른 의무휴식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다. 동성고가 결승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오승윤(17) 또는 김영현(16)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마산용마고·포항제철고, 올릴 투수 다 올리며 연장 혈전 벌여… 포철고, 대회 투구수 제한으로 결승전 올릴 투수 1학년 ‘최예한’ 1명 뿐

포항제철고는 25년만에 청룡기 결승에 오르며 역대 첫 청룡기 우승을 노리게 됐다. 포철고는 지난 1983년 청룡기 결승에 올랐으나 천안북일고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근 청룡기에서 수도권 팀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방팀끼리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는 것은 7년만이다. 지난 2011년 천안북일고와 대구상원고가 청룡기 결승에서 만나 상원고가 청룡기 우승기를 들어올렸다.

포철고는 이날 부족한 투수자원으로 인해 아직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1학년 투수들과 주전 중견수 조일현(19)을 투수로 올리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포철고 선발로 나선 윤찬(17)은 5회까지 81구를 던져 6개의 피안타를 맞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특히 1회 포철고 수비진은 용마고 박수현(18)의 직선타를 잡아내며 삼중살을 성공했다. 무사 1, 2루 위기에서 2루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잡히며 기가 막힌 삼중살이 나온 것이다.

이어 올라온 투수 노승제(16, 1학년)는 6회 1이닝을 던져 볼넷 1개, 피안타 2개와 폭투를 기록하며 2점을 내줘 4-4 동점을 허용했다.

7회에 올라온 투수 서준호(17, 1학년)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기록하자 포철고 김영직 감독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3학년 주전 중견수인 조일현을 투수로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김감독의 선택은 들어맞았다. 구원투수로 올라온 좌완 조일현은 115~120㎞를 밑도는 느린 직구로 마산용마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4이닝동안 안타를 단 2개만 맞고 볼넷 3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다.

마산용마고는 포철고를 상대로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다 꺼내들었다. 선발 이기용(17)이 7회 아웃카운트를 2개 남겨놓고 4실점한 상황에서 105구 투구수 제한에 걸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용마고는 결승전을 의식해 이충희(19)를 1이닝 18구만 던지게 한 뒤 권태우(18)에게 공을 넘겼다. 권태우는 남은 8, 9회를 무사히 잘 넘겼지만 승부치기에서 아쉽게 밀어내기 몸 맞는 볼을 허용하며 주저앉고 말았다.

결승에서 광주동성고와 상대하는 포철고는 투수진 대부분이 투구수 제한에 걸려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승에 나설 수 있는 투수는 실질적으로 ‘1학년’ 최예한(16) 한 명 뿐이다. 야수로 마운드에 올라와 결정적인 호투를 보여준 조일현도 이날 49개의 공을 던지며 투수로는 결승전에 설 수 없다.

광주동성고에 비해 투수자원이 부족한 포철고 입장에서 말 그대로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팀 내 막내인 최예한의 어깨에 포철고의 이번 대회 성적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최예한은 이번 대회 2경기에 나와 6이닝 2실점(2자책), 피안타율 .105, WHIP 1.17로 호투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6이닝 3실점(3자책) 방어율 1.69, 2 피홈런, 피안타율 .130, WHIP 0.81로 팀내 가장 낮은 피안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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