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물 바다, 창문도 안 잠기고, 벽지 바닥 울퉁불퉁

군 노인여성과, 회관 설계도 및 시방서 감리일지 요구에 '모르쇠'
현관 자물쇠 2m 높이 위치 어르신들 “문 어찌 열란 말이냐”분통

[뉴스프리존,창녕=김 욱 기자] 올해 1월 준공한 창녕군 한 마을 회관이 비 만 오면 누수로 한강을 방불케 하는 등 부실 공사 투성이에다 주로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출입조차 할 수 없는  현관문 자물쇠 위치로 인해 원성이 자자하다. 

봉천마을회관 남성 방 바닥에 물이 흥건해 정보지를 깔아 놓았지만, 두꺼운 정보신문을 하루에도 서너번 갈고 있을 정도로 누수가 계속되고 있다.

창녕군은 올해 1월, 군민혈세 2억5천만원을 들여 창녕군 창녕읍 봉천마을 회관을 준공했다. 이 회관은 마을 남․여 경로당과 더위 대피소를 겸하고 있어, 주로 이용하는 이들은 고령층이다. 그런데 마을회관 입구의 시건장치(자물쇠)가 2m 가량 상단부에 위치하고 있어 평균 신장이 150~160cm 내외인 어르신들이 문을 열기는 아예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어찌 열어란 말이고,,,"현관 자물쇠가 2가량 높이에 설치되어 있어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는 불가능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지난 26~27일에 내린 집중호우에는 남성들이 이용하는 방은 누수로 인해 마치 한강을 연상케 하고 있으며, 남성 화장실에 설치된 대소변 칸막이가 여성 화장실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일부 창문의 시건장치는 창문의 크기가 맞지 않아 작동조차 되지 않아 방범창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상태다. 창녕군이 어르신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인 것을 감안하지 않고, 마구잡이식 설계와 시공을 눈감아 주고 준공해 줬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남자 화장실(좌)에는 대소변 공간에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정작 노출에 민감한 여성화장실에는 좌변기가 문 앞에 설치되어 있어 설계의 기본도 모르는 상식밖의 시공이란 지적이 높다.

또한, 회관앞 마당 마감 공사도 ‘처삼촌 벌초식’으로 되어 있다. 마당 일부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으나, 2/3 가량 부분은 자갈과 시멘트 가루가 흩날려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었다. 

한 주민은 “레미콘 양이 부족해서 롤러통을 씻고 난 물로 잔여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 아니냐 ”며 "총체적 부실 공사인데도 어떻게 준공검사를 해줬는 지 한심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성동종건 측은 “동절기 공사다 보니 콘크리트가 양생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런 현상이 빚어졌다”며 “즉시 하자보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출에 민감한 여성화장실에는 칸막이가 없는 반면, 남성화장실에는 대소변 공간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등 고령의 어르신과 여성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등 부실공사가 한 눈에 보이는 데도 설계와 시공이 이뤄졌음에도 준공을 내줬다는 불만이 팽배한 실정이다.

"처 삼촌 벌초도 이리 안했을 거다" 회관앞 마당 마감 모습. 자갈이 시멘트 가루와 함께 이리저리 날리고 뒹굴고 있으며, 수령 수십년된 은행나무마저 잘라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봉천마을 주민 A모씨는 “준공한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비가 새고, 현관문 자물쇠 위치가 어르신들은 아예 사용할 수 없는 높은 위치에 설치되어 있고, 여성들이 사용하는 방의 창문은 크기가 맞지 않아 시건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회관은 지역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용도인데, 어떻게 설계를 하고 시공을 했길 래 이 따위이고 준공은 어떻게 내줬는 지 한심하다”며 격분을 참지 못했다.

기자는 28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창녕군 노인여성과에 봉천회관 건설 관련 설계도와 시방서, 감리일지등을 요청했으나, 30일 오후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도 해오지 않고 있어 '공개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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