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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탈락 문제, 언어 아닌 친구
  • 김수혁,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10.04 08:23
  • 수정 2018.10.0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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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친구를 사귀는 일이었다.”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보이던 국송지(관광학 2017) 씨가 한 말이다. 국 씨 말고도 인터뷰에 응한 유학생들 대부분은 원활한 교우관계를 맺지 못함으로써 느끼는 고립감을 유학 생활의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 유학생은 결국 한국에서의 학업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를 통계로 나타낸 것이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율이다.

2017년도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은 6.3%를 기록했다. 비교를 위해 수도권의 10개 대학을 선정해 같은 기준으로 학교별 중도탈락율을 살펴봤다. 연세대(3.7%)와 고려대, 성균관대(3.6%)에 비해 우리학교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도탈락율을 기록했다.

매해 증가하는 유학생 수 - 유학생 중도탈락율도 비례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 수는 매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1,711명, 2016년에는 2,071명이었으며 2017년에는 2,317명, 올해는 2,770명이다. 이는 학위과정에 한정한 수치다. 여기에 어학연수생, 교환학생 등 연수과정 학생 수까지 더한다면 올해 우리학교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4,626명에 달한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간 학위과정 학생의 중도탈락율은 7.6%, 6.2%, 6.3%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학생 수가 늘어남에도 중도탈락율이 정체상태라면 결국 매년 중도탈락 하는 학생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할 방편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캠퍼스 국제교류처는 지난 달 ‘외국인 유학생 교육수월성 제고 TF’을 만들었다. 외국인 유학생 교육수월성 제고TF는 각 단과대 별로 추천을 받은 교수 한 명씩으로 구성됐다. 국제캠퍼스 국제교류처 서경아 팀장은 “이번 TF를 통해 유학생의 교육 질 향상과 한국 학생과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제도 및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인이 TOPIK(한국어능력시험) 2급을 취득하는 것을 대학·대학원 입학의 최저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학교의 경우 신입학은 TOPIK 3급 이상, 편입학은 4급 이상의 학생을 뽑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제시하는 기준에 비해 어려운 기준이다. 또한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한국유학종합시스템인 ‘스터디 인 코리아’가 발간한 ‘2018년 외국인 유학생 한국생활 정착지원 우수사례집’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유학 준비 과정에서의 한국어 습득 지원, 영어강좌에 대한 학습 지원, 한국어 강좌에 대한 학습지원 영역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물론 언어능력관리는 유학생 지원 제도의 기본이다. 앞서 언급한 우수사례집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들이 입학 전 준비단계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꼽은 것은 한국어 능력 부족(30%)이었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 중 TOPIK 4급(예체능의 경우 3급) 이상, 영어트랙 TOEFL 550 이상을 취득한 학생의 비율인 언어능력 충족 학생 비율을 보면 언어능력만이 중도탈락율을 결정짓는 요인은 아니다. 우리학교(51.4%)와 중앙대(72.09%)가 각각 6.3%, 9.8%의 중도탈락율을 보인 반면 연세대(38%), 고려대(26.4%)의 중도탈락율은 각각 3.7%, 3.6%였다.

언어능력과 따로 노는 중도탈락율, 유학생들은 사회적 고립감 토로

지난 2016년 외국인 유학생 관련 논문 3편을 집필한 성결대 이수경(교육학) 교수는 “낯선 타지로 와서 대학생활을 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혼자서 고립되어 있다면 적응에 있어 굉장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친밀함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터디 인 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유학을 선택한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25%)이었다. 예능, 드라마, 대중음악 등의 매체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한국어에 호감을 가지게 된 학생들이 대학 진학 시기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홍신이(언론정보학 2017) 씨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봤고 그런 방송을 만드는 PD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 유학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홍콩 출신의 크리스티 웅(관광학 2017) 씨는 “매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자주 접했다”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새터와 MT를 가보는 등의 유학생활을 기대하고 한국에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 도착한 유학생들이 마주한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크리스티 웅 씨는 학사제도의 차이로 인해 가을에 첫 학기를 시작했다. 그는 “신입생 환영회, 새내기 배움터 등의 과 행사를 함께한 한국 학생들은 이미 서로 친해져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중국 출신의 두예친(체육학과 2017) 씨도 “동기 단톡방의 존재도 알지 못해 입학한지 1년만인 지난학기에 단톡방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학교가 유학생들의 친목교류와 정서안정을 위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교류처 외국인 지원팀은 한국 문화 체험 행사나 한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문화교류 활동을 함께하는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 유학생 대상 심리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체험 행사는 단발성 행사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친분관계를 형성하기에는 부족하고,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은 한 학기 정원이 20명에 그친다. 일본 출신 카토 유타카(유전공학과 2018)씨는 “학교가 운영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있는 지도 몰랐다. 또한 중국 출신 양우범(포스트모던학과 2017) 씨는 “학교상담은 ‘남과 상담하는 것이어서 부담스럽다’며 차라리 친구에게 상담할 것이다. 고민 나눌 친구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교류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지원방식 개선해야

연세대학교에서는 연세글로벌, 멘토스클럽, IOY(International One Yonsei)라는 세 개의 내외국인 학생들의 교류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동아리들은 학기마다 평균적으로 6~8개의 문화교류 행사를 주최하며 행사에 따라서 많게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다. 각 동아리는 20명 가량의 운영진이 상시 참여하고 있고 IOY의 경우는 유학생들이 운영진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학교는 동아리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면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활동 내용을 관리하기도 한다. 우리학교에도 국제교류처 산하의 내외국인 교류 동아리인 I.F.C.C.(International Friendship & Culture Club)가 있지만 단기 유학하는 연수과정 학생들이 지원 대상이다. 또한 우리학교와는 달리 모든 국적의 유학생들이 모이는 총유학생회와 더불어 같은 국적의 학생이 모이는 국적별 학생회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유학생인 홍콩 출신의 크리스티 웅(관광학과 2017) 씨는 “적응을 힘들어하는 친구들은 수업이 끝나면 온종일 혼자 집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기 일쑤”라며 “가족마저 멀리 떨어져 있는 유학생들에게 결국 가장 필요한 것은 친구”라고 말했다.

김수혁, 박소영 기자  sherk@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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