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정치연합 당권주자들의 행보가 호남과 영남으로 갈렸다. 박주선·박지원·이인영·조경태 후보가 나란히 광주와 전남지역을 방문하고 문재인 의원을 향한 집중견제구를 날린 가운데 문 의원은 홈그라운드인 부산을 찾아 부산·영남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일각에선 빅2인 문·박 의원이 자신들의 텃밭을 찾아 지역 민심에 몰두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전당대회가 해묵은 영호남 대결구도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날 문 의원에게 가장 강한 돌직구를 날린 당권주자는 박주선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문재인 후보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란 성명서를 발표하고 “문재인 후보의 이번 전당대회 출마는 2012년 대선평가위원회의 평가와 권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대선평가 불복행위이며 친노 계파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무책임한 과욕”이라며 “2012년 대선 패배의 주역인 후보가 대선평가위원회의 평가와 제안을 무시하고 회피하는 무책임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당의 혁신이 가능하겠는가”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의원은 새정치연합 광주시당·전남도당 하례식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박근혜 정권 출범이래 만년 패배하는 야당이 아닌 승리하는 야당을 만들겠다”며 문 의원의 대선 책임론을 부각했다.

박 의원과 함께 광주시당을 찾은 박지원 의원과 이인영 의원도 문 의원을 겨냥하고 호남 민심 다잡기에 열을 올렸다.박지원 의원은 “지금 전당대회는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확실하게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승리를 위해 매진할 수 있는 후보”라고 당·대권 분리론을 강조했다. 이 의원 역시 “이번 전당대회는 오래된 리더십을 넘고 새로운 인물로 전면적 교체를 이루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인물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조경태 의원은 독자적으로 광주시장과 광주지역 단체장을 만나는 등 호남 표 확보에 나섰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은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부산을 찾아 자신을 겨냥한 견제구를 맞받아치며 영남민심을 담금질했다.

문 의원은 이날 새정치연합 부산시장의 새해 단배식을 찾아 “당대표 선거가 김대중 대 노무현, 영남과 호남의 대결구도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것이 주된 구도가 아니다”며 “제 역할을 다하는 야당, 집권할 수 있는 야당, 이기는 정당을 만들고자 당 대표 선거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 경선방식에 대해서도 “일반 국민이 선거인단에 (많이) 참여하면 단연 앞설 텐데 권리당원과 대의원 중심의 경선이어서 불리한 점이 있다”며 “그러나 권리당원, 대의원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부산 유권자들의 결집을 당부했다. 문 의원은 이날 부산을 방문하며 “부산을 포함한 영남 지역의 지지를 확고하게 끌어올려 당을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권 주자들이 제각각 영호남 안방 수성에 나서면서 새정치연합 전당대회가 지역주의를 심화할 것이란 당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지난 31일 비대위회의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목적은 통합과 혁신”이라며 “2·8 전대가 영호남,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등 지역주의와 계파주의 프레임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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