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 30명 암 발명해 17명 이미 사망

[뉴스프리존=임새벽 기자] KT&G가 담뱃잎 찌거지인 '연초박'을 고열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 17명이 사망한 사건 관련 여러 단체가 모여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3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이념을 떠나 보수단체·진보단체·환경단체·시민단체가 함께 모여 '국민연금은 KT&G에 비 재무성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하라!'고 외쳤다. 

13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보수·진보·환경·시민단체가 모여 '국민연금은 KT&G에 비 재무성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하라!'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임새벽 기자 2019.06.13 

이들 단체는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발암유발물질을 생성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T&G에 '비 재무성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즉각 발동해 연초박 자체 성분은 물론 처리과정별 부산물 성분과 폐기물 성분 및 완제품 성분 등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의혹을 규명할 수 있도록 공개검증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할 때 준수하는 지침으로써 기관투자자들이 집안일을 맡아 보는 청지기(Steward)처럼 수탁을 받은 자금을 운영할 때 자tls의 돈처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부는 어제 정책브리핑을 통해 2017년 12월부터 추진한 전북 익산 장점마을 건강영향조사가 마무리되어 11일 익산시청 회의실에서 민·관공동협의회에 결과를 설명하는 간담회를 개최했고, 12일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다음 주 중에 익산시 현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후속조치 추진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단체들은 장점마을에서 주민 80명 중 30명이 암이 발병하고 17명이 이미 사망한 사건에 대해 환경 대재앙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단체는 "주민들이 2001년 마을주변 산 중턱에 ㈜금강농산 비료공장이 가동되고 유기질비료를 만들겠다고 주원료로 사용한 연초박(煙草朴)뿐만 아니라 연초박을 고열로 쪄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발생한 각종 가스와 그 폐기물 속에 발암유발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강력한 의혹을 제기했다. 

즉, "KT&G가 담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을 고열고압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각종 발암유발물질이 만들어진 것이 틀림없다고 의심하면서, 그 역학조사 과정 및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연금은 KT&G에 비재무성 스튜어드십 코드를 즉각 발동하라!", "국민연금은 KT&G 연초박 처리 의혹 규명하라!", "KT&G는 전국 각 지역에 위탁처리한 연초박 공급량을 공개하라"며 구호를 외치면서 환경부와 KT&G 및 국민연금공단에 아래와 같이 요구했다.

첫째, 환경부는 역학조사 방법, 조사결과, 후속조치 등을 즉각 공개하라.

둘째, KT&G는 비료 공장이 주원료로 사용한 연초박 자체의 성분은 물론 그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완제품·모든 부산물·각종 폐기물 성분 중에 발암유발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완전하고 투명하고 철저하게 공개적으로 진상규명을 실시하라.

셋째, KT&G 주식을 10.01%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2019년 4월 30일 기준) 국민연금공단은 가해기업이라고 의심받고 있는 KT&G에 '비 재무성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즉각 발동해, 모든 정보를 공개함은 물론 이러한 의혹을 규명할 수 있도록 공개검증을 실시하라라.

이들 단체는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 7대 원칙 중 아래와 같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제1·2·3원칙을 근거로 국민연금이 KT&G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즉각 발동해 모든 의혹을 규명할 수 있도록 공개검증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제1·2·3원칙은 다음과 같다. 

제1원칙, 고객과 수익자 등 타인 자산을 관리·운영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명확한 정책을 마련해 공개해야 한다.

제2원칙, 수탁자로서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직면하거나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이해상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해 효과적이고 명확한 정책을 마련하고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제3원칙,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제고하여 투자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투자대상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또한, KT&G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KT&G 경영진 스스로가 기업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국민뿐만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지키고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KT&G를 상대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하라"고 요구했다.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가 연초박 처리과정 공개를 요청하자 KT&G는 "적법하게 처분하였다면서 당사의 경영정보, 거래정보, 연구자료 등에 해당하여 대외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서를 보냈다. <제공=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

특히, "국민이 주인인 우리나라에서 지금도 장점마을 뿐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연초박이 어떻게 공급되어 제2, 제3의 장점마을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면서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확보함은 물론 알 권리를 보장하고자 '국민이 주인인 국민연금'은 KT&G를 상대로 비 재무성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할 것"을 촉구했다.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송운학 상임대표는 "스튜어드십 행사를 둘러싼 논란은 오해에 불과하며, 문제가 있는 기업을 검증하고자 그 부분을 족집게처럼 집어내서 이와 관련된 정보공개 및 공개검증 등을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시정하는 것은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것이 분명하다"면서 "국민연금은 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발동하면,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의 이익과 국민적 공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김진관 회장은 "연초박으로 인해 주민 30명이 암이 발생하고 주민 17명이 사태가 발생해 KT&G에 여러차례 호소하고 언론을 통해서 발표했지만 전혀 답변이 없고 공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가 지금 발표하고 싶은 것은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KT&G 보다 바른 길을 가고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운학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상임대표(가운데)가 '국민연금 주인 국민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임새벽 기자 2019.06.13

기자회견 이후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송운학 상임대표는 "전 국민적인 이번 사안을 '민간협의회', '주민대표'라는 사람들에게만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KT&G가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적당히 덮고 2001년부터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을 익산시·환경부·산업부 모두 깡그리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민 앞에서 폭로되면 공분을 불러일으킬 것이 무서워 밀실에서 적당히 타협할려는 움직임이 있다. 물론, 6월 20일 경 조사결과를 봐야겠지만 부실한 조사결과가 예상된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주시하고 만약 그것이 국민건강과 공익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끝까지 싸울 것"을 약속했다.

KT&G 측 관계자가 보낸 이메일 답변서 내용 ⓒ임새벽 기자 2019.06.13

기자회견 이후 취재과정에서 KT&G 측 관계자는 본지 기자에게 이메일로 답변서를 보냈다. 답변서 내용은 글로벌에코넷의 공개요청 답변과 동일하게 "연초박은 폐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따라 재활용될 수 있다"면서 "당사는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연초박을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처리시설인 비료공장을 통해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사는 관계기관의 정밀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측 관계자는 "정식 기자회견문이 접수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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