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 당선되자 '강남 재건축에 새터민 아파트 의무화' 청원, 순식간에 4만 가까이

4.15 총선에서 탈북자 최초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로 나선 태구민 당선인은 득표율 58.4%로 39.6%를 득표한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강남 주민의 선택을 받았다.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태구민 후보가 당선되자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남 재건축 지역에 새터민 아파트를 의무화하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인터넷과 SNS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게시판에는 '서울 강남구 재건축 지역에 탈북자 새터민 아파트 의무비율로 법제화시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한 청원이 등장했다.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탈북자 출신으로 성폭행 의혹과 대사관 공금 유용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반을 득표하면서 그를 당선시킨 강남 주민과 태구민 당선인을 역설적으로 비꼬는 모양새로 읽힌다.

청원인은 “강남갑에서 탈북자 출신의 태구민 씨가 당선됐다”라며 “냉전시대의 수구적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 태구민 씨를 선택해 준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시대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거주 중인 탈북자 수는 약 4만 명이며, 매년 1천 명 내외의 탈북자가 국내로 입국하는 추세”라며 “현재 이분들에 대한 복지와 특히 안정적인 거주지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복지에서도 다소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강남구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재건축/재개발 시 의무적으로 새터민 아파트를 넣어달라.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기반으로 생각해볼 때 반대는 적을 것”이라며 “강남의 높은 생활 수준을 그분들이 삶으로 체험한다면 분명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도 더 커질 것 같다”라고 했다.

더불어 “현재 중국 조선족분들도 귀화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라며 '이분들의 정착지도 강남에 넣어주시는 것 또한 고려해달라”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 글은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면서 빠르게 퍼져나가 순식간에 4만여 명이 가까이 동의했다.

물론 당사자인 탈북자들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최고 부촌 강남에 의무적으로 아파트를 넣어 준다는 데 기꺼이 동의하겠지만 태구민 당선자의 공천을 반대한 입장의 사람들은 반발하는 의미로 동의에 가담하는 재미있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앞서 류근 시인은 태구민 당선자가 강남갑구 여론조사 등에서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자 지난 13일 촌철살인의 트윗을 날렸다.

류 시인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빨갱이라 못 믿고 평생을 김일성 3대에 충성을 바쳐온 사람은 믿을 만해요"라고 적고는 하단에는 "강남갑구 인지부조화 주민 일동"이라고 꼬집었다.

탈북자  출신  태구민 후보자의 강남갑 당선이 확정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청원글
탈북자 출신 태구민 후보자의 강남갑 당선이 확정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청원글

이날 국민청원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류근 시인과 같은 대부분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강남갑 지역에 대한 비난성 반응이 이어졌다.

또 기존 아파트명에 패러디한 포복절도할 강남에 새로 짓게 될 탈북자들의 아파트 브랜드명을 거명하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인민이 편한세상' '간나아이파크' '푸르디요' '내래미안'이라고 열거하고 "축하드립네다"라고 적었다.

"강남 탈북자의 성지가 되나. 그 인류애에 집값 오르겠다"

"와 진짜 감동입니다. 새터민까지 생각해주는 강남구민들.. 새터민 생활비도 강남구 세금으로 충당하고 재외동포 특히 차별받고 있는 조선족들을 위한 거주지도 마련해주는 건 어떤지요? 저분들의 높은 시민의식을 보니 충분히 가능할 거 같습니다"

'민주당한테 빨갱이 프레임 씌어서 언론플레이하더니 진짜로 빨갱이 뽑는 클라스 미통닭답다 ㅋㅋㅋ 강남 사는 것들은 내 돈만 지켜준다면 나라도 팔아먹을 사람들인가? 부끄러운줄 알아라"

"당선 소감으로 탈북자 북송을 못 하게 법제화한다고 했단다. 북한에서 살인범이나 간첩 내려와도 못 보내게 한단다. 좋겠다. 빨갱이 간첩들이 강남 부자동네 활보해도 무조건 보듬어줘야겠다. 강남 인민들이"

한편 태구민 당선자는 16일 새벽 MBC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탈북민들을 위해 어떤 입법 활동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30대 후반에 북한에서 내려오신 분들이 한국에서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법안을 발의하고 싶다"라고 했다. 현행법은 35세 이하만 지원하고 있어 전체 탈북자에게 무조건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또 "잔류를 희망하는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하는 원천 차단하는 입법 활동을 하겠다"라고도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범법자라도 이북에서 넘어오는 탈북자는 법을 만들어서라도 다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북한에서 NLL을 넘어 월남 후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송했다. 정부는 당시 두 사람이 16명을 선상에서 살해한 흉악범이기 때문에 귀순을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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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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