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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기억의 춤, "전시극 2020망각댄스_4.16편 ; 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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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기억의 춤, "전시극 2020망각댄스_4.16편 ; 박제"
4.16재단 기억과약속 공모사업 지원작
  • 권애진 기자
  • 승인 2020.07.09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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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공간을 전시장이자 공연장으로 만들며 시간의 강제성을 거부한 전시극을 올린 행화탕 /ⓒAejin Kwoun
독특한 공간을 전시장이자 공연장으로 만들며 시간의 강제성을 거부한 전시극을 올린 행화탕 /ⓒAejin Kwoun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시간의 강제성을 거부하고 우리의 박제된 기억들을 제대로 마주해보고자 하는 "전시극 <2020망각댄스_4.16편>박제(이하 '박제')"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는 그 날의 기억 속 여러 느낌들을 극단 신세계의 색으로 연도별로 풀어내며 관객들과 기억의 시간을 함께 했다.

극단 신세계 "망각댄스_4.16편" 연혁 /(제공=극단 신세계)
극단 신세계 "망각댄스_4.16편" 연혁 /(제공=극단 신세계)

2017년부터 극단 신세계는 장기프로젝트 『'망각댄스' 시리즈』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변화된 일상 속에서 공연이 공연으로 생존하기 위해 기존의 '다크투어리즘' 형식에서 벗어나 '전시극'이라는 새로운 형식에 도전하였다. 사회 전체가 재난을 경험하고 있는 2020년 지금, 재난은 개인화되고 피해자에 대한 애도는 부재하고 있다. 재난을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곧 재난에 대응하는 사회의 역량이기에, 작품 "박제"는 코로나 19를 겪어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다시 기억과 애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2020년 전시실에서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순방향(2014~2019년)과 역방향(2019~2014년)으로 나뉘어 동시에 관람이 진행된다. /ⓒAejin Kwoun
2020년 기억의 전시 "2020년 지금, 당신의 시간을 잠시 맡겨두시겠습니까?"_총연출(김수정), 행위자(김보경 남호성 민현기 박미르 양정윤 이재웅 정우진 하재성 한지혜) 도슨트(권주영 김정화 이강호 이창현) /ⓒAejin Kwoun

도슨트가 안내하는 2020년 전시에서 기억을 '입력'하면 두 그룹으로 순방향(2014~2019년)과 역방향(2019~2014년)으로 나뉘어 동시에 6개의 공간, 6년의 시간의 관람이 진행된다. 방향에 대한 결정은 관람 당일 티켓 수령 시 선착순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전시 특성 상 관람객들의 시간(핸드폰, 시계 등)을 도슨트들이 안전하게 보관하였다.

2014년 입력_팀연출(전웅),행위자(남호성, 양정윤) | 2014년 일상을 살아가던 두 사람이 있다. 갑자기 세월호 침몰을 마주하고 일상에 균열을 경험한다. 두 사람은 균열을 거부하려 하지만 결국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다 /ⓒAejin Kwoun
2014년 입력_팀연출(전웅),행위자(남호성, 양정윤) | 2014년 일상을 살아가던 두 사람이 있다. 갑자기 세월호 침몰을 마주하고 일상에 균열을 경험한다. 두 사람은 균열을 거부하려 하지만 결국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다...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21분 어업지도선 전남201호가 우현 쪽 난간에 매달려 있던 승객들을 구조했다. 이것이 세월호 참사 마지막 구조였다...2014년 11월 1일 정부가 세월호 수색중단을 선언했다. .아직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아홉이었다. ../ⓒAejin Kwoun

2014년으로 가는 길은 아주 좁다. 그 문을 지나가서 어두컴컴하고 부스러진 파편들이 즐비한 공간에 들어서 작은 놀이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그 둘과 어우러지던 순간 들려오는 나레이션의 소리에 한숨을 짓고, 그들의 놀람과 한탄을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기억 속 그 날의 망연자실함을, '가만히 있어'라는 말에 몸소리치며 떠올린다. 내 몸 또한 한 동안 이어지던 무력감을 기억하고 있다. 

2015년 말의 파도_팀연출(남선희) 행위자(하재성 한지혜) | 2015년 광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소리와 말들을 듣고 뱉으며 오간다. 쏟아지는 소리 가운데 목소리를 내는 두 사람이 있다. /ⓒAejin Kwoun
2015년 말의 파도_팀연출(남선희) 행위자(하재성 한지혜) | 2015년 광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소리와 말들을 듣고 뱉으며 오간다. 쏟아지는 소리 가운데 목소리를 내는 두 사람이 있다...그리고 세월호 1주기 2015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남미로 순방을 떠났다...2015년 9월 1일 유가족들은 팽목항에서 배로 2시간 30분 걸리는 동거차도 산꼭대기에서 인양을 지켜보기 시작했다.../ⓒAejin Kwoun

그리고 '말의 파도'에 실려가다 보면 2015년이 보이고 담쟁이 덤불이 덮여 있는 직사각형의 길쭉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무수히 많은 소리들을 듣게 된다.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누구나 전문가임을 자처하던 그 말 중에 '진실'은 얼마나 있었을까? 내가 알고 있는, 기억하고 있는 그 사건에서 진실은 무엇일까? 어디로 향해야 할지, 무엇을 향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더라도 가만히 있지 않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때 외침에 답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2016년  밖으로_팀연출(배규진) 행위자(민현기) | 2016년, 방 안에는 촛불을 든 사람이 있다. 방 안에 앉아 촛불을 들고 변화를 기다리기에는 세상이 너무 엉망이다. /ⓒAejin Kwoun
2016년 밖으로_팀연출(배규진) 행위자(민현기) | 2016년, 방 안에는 촛불을 든 사람이 있다. 방 안에 앉아 촛불을 들고 변화를 기다리기에는 세상이 너무 엉망이다...2016년 12월 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로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불러 올리머리를 하는데 90분 이상을 허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Aejin Kwoun

'밖으로' 나가면 막다른 길에 2016년이 있다. 촛불들이 줄지어 있는 좁은 통로를 지나 작은 등에서 나오는 불빛의 흔들림이 파도처럼 느껴지는 문을 지나면 촛불을 든 한 사람이 있다. 그토록 슬픈 사건이 어째서 2년이 지난 그 때까지 밝혀진 것이 없을 수 있었는지는, 그 때도 지금도 알 수 없다. 그 답답한 벽을 넘어서면 조금은 편해질 수 있을까? 

2017년 잔치_팀연출(원아영) 행위자(박미르 이재웅) | 2017년, 두 사람은 비장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 집회를 주도하며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쳐 박을 터뜨린다. 이후 흥겨운 잔치가 시작되고 신명나는 축하 공연이 시작된다. /ⓒAejin Kwoun
2017년 잔치_팀연출(원아영) 행위자(박미르 이재웅) | 2017년, 두 사람은 비장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 집회를 주도하며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쳐 박을 터뜨린다. 이후 흥겨운 잔치가 시작되고 신명나는 축하 공연이 시작된다...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은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Aejin Kwoun

어둡고 작은 지하실에서 계단은 올라 담을 넘으면 '잔치'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가다보면 2017년이 펼쳐진다. 조용한 촛불의 혁명으로 흡사 축제와도 같았던 그 날을 너무나 뚜렷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며 거짓말같이 7시간만에 물 밖으로 올라왔던 세월호의 잔상이 눈 앞을 스쳐간다. 하지만...바뀐 것은 없었다. 2017년 3월 31일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이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됐으며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2018년 보경이방_팀연출(서민지) 행위자(김보경) | 2018년, 한 사람이 방 안에 있다. 친구들이 놀러 온다는 전화에 방안을 치운다. 방안 곳곳 4.16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 흔적을 치워 나간다. /ⓒAejin Kwoun
2018년 보경이방_팀연출(서민지) 행위자(김보경) | 2018년, 한 사람이 방 안에 있다. 친구들이 놀러 온다는 전화에 방안을 치운다. 방안 곳곳 4.16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 흔적을 치워 나간다...2018년 10월 19일 해양수산부는 세월호에서 모든 수색 작업을 마친다고 발표했다. 미수습자 5명의 흔적은 끝내 찾지 못했다... /ⓒAejin Kwoun

박을 떠뜨렸던 마당으로 계단을 내려와 전면에 보이는 2층집에 들어서면 '보경이 방'이 나온다. 돌고 돌아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던 2018년이 나온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기에 아프고 슬픈 기억을 조금은 밀쳐두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기억은 너무나 아프기에 멈춰 있는 시간일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은 멀리 서 있는 보통의 우리는 그래도 기억하겠다고 'Remember416'을 새기고, 노란 리본을 뗄 수 없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 하고 싶었다.

2019년 찐TV_팀연출(이강호) 행위자(정우진) | 실제보다 매체 속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은 한 사람의 2019년 일상을 보여준다. 이 사람은 2019년에 유행하는 먹방, 댄스 영상 등을 업로드하며 살아간다. 이제 일상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416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416을 기억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Aejin Kwoun
2019년 찐TV_팀연출(이강호) 행위자(정우진) | 실제보다 매체 속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은 한 사람의 2019년 일상을 보여준다. 이 사람은 2019년에 유행하는 먹방, 댄스 영상 등을 업로드하며 살아간다. 이제 일상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416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4.16을 기억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2019년 10월 6일 세월호 참사 2000일! 유가족들은 정권이 바뀌었어도 지금까지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단 한 명 뿐이라며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Aejin Kwoun

기억들을 상자 안에 넣고 친구들과 일상을 보내던 그 때, 사방을 둘러보면 '찐TV'의 2019년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얼마 남지 않는 공소시효 만큼 4.16은 우리의 기억 속에 사라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닥에 빼곡히 붙어 있던 기억의 기록들과, 모니터 채팅창에서 올라가는 사건의 기록들을 마주하면 우리는 4.16을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하게 된다. 핸드폰과 모니터 속 세상과 더욱 친숙해진 만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 속에서 사라져 가는 기억을 잡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실'을 밝힐 수는 있는 것일까?

2020년 기억의 전시 | 멈춘 시간이 다시 움직이게 하려면 기억이 춤을 추어야 한다.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만이 멈춘 시간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머지않아 2020년의 우리의 기억도 발제될 것이다. /ⓒAejin Kwoun
2020년 기억의 전시 | 멈춘 시간이 다시 움직이게 하려면 기억이 춤을 추어야 한다.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만이 멈춘 시간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머지않아 2020년의 우리의 기억도 박제될 것이다. /ⓒAejin Kwoun

그리고 2020년으로 다시 돌아온 우리는 다시 수면 위로 오른 기억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다시 시작해 본다.  기억을 '박제'하는 것으로 개인이 가지고 있던 마음의 짐을 가벼이만 하고 싶지는 않다. '진실'을 알게 될 때까지,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할까?

4.16참사 관련 범죄 가운데 공소시효가 없는 살인과 공소시효 10년에 해당하는 1~2개의 죄목들을 제외하면, 공소시효 5년과 7년에 해당하는 범죄가 대부분이다. 공소시효 5년에 해당하는 범죄들은 2019년 4월 15일 공소시효 완성으로 수사할 수 없게 되었다. 내년 4월 15일에는 공소시효 7년에 해당하는 범죄들도 더 이상 수사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세월호 참사 관련자 대부분이 수사조차 제대로 받지 않고 면죄부를 받게 된다. 또한 진상규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증거들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폐기되고 있다.

4.16참사 6주기가 지났지만, 4.16참사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이전의 다른 참사들 역시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극단 신세계는 에둘러 말하지 않고 '4.16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에 올해도 계속해서 <망각댄스_4.16편> 공연을 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망각댄스_4.16>편이 계속될 필요가 없기를 소망하고 있다.

어떤 공간에 대한 기억은 오감으로 느낀 모든 것들이 함께 한다. 그렇기에 낡고 바스러지고 칠이 벗겨진 공간 속에서 다시 돌아본 4.16에 대한 기억은 '행화탕'과 함께 갈 것 같다. 공간과 말과 사람들이 전하던 메시지의 무거움을 아직은 마음 속에 그대로 남겨두려 한다. '진실'을 알게 될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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