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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미나리'로 세계인 마음잡고 韓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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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미나리'로 세계인 마음잡고 韓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소감 전문]1980년대 미국 남부로 이민와 정착하기까지의 애환을 그린 한인 부부의 이야기
  • 정현숙 기자
  • 승인 2021.04.2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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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저는 단지 운이 좀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

배우 윤여정 씨가 4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레드카펫에 올라 웃음 짓고 있다. 사진 /연합
배우 윤여정 씨가 4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레드카펫에 올라 웃음 짓고 있다. 사진 /연합

배우 윤여정(74) 씨가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 쥐어 102년 한국 영화사에서 새 역사를 썼다. 윤 씨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저는 단지 운이 좀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라고 겸손해 했다.

윤 씨는 미국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가 됐다.

코로나19 확산세로 두 달 가량 늦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과 유니언 스테이션 등에서 동시에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마리아 바칼로바, 글렌 클로즈, 올리비아 콜만 등 쟁쟁한 4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나리는 제작비 약 22억3500만원의 저예산 영화로 오스카 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브래드 피트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윤여정 씨는 아카데미 관계자와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특히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라며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윤 씨는 수상 소감에서 "우리 사회에 사실 경쟁이란 있을 수 없다"라며 "우리 모두 승리한 거나 다름없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라며 동갑내기 배우에게 예의를 잊지 않았다.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화제가 됐다. 아카데미상 수상 이전까지 이미 세계 대표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 38관왕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윤여정의 수상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으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민와 정착하기까지의 애환을 그린 한인 부부의 이야기다. 윤여정 씨는 미나리 씨앗을 미국으로 가지고 가서 산기슭에 심고 향수를 달래는 친정엄마(순자 분) 역할로 나와 열연했다. 척박한 땅에서도 무성하게 자라는 미나리는 한국인의 강인한 생명력을 의미하기도 했다.

윤여정 씨는 1947년 지금은 북측 비무장지대인 된 개성 인근에서 땅 부잣집 장녀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4살 때 터진 6‧25전쟁으로 가족은 서울로 피난 와 정착했다. 집안의 대들보였던 아버지가 폐결핵으로 30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 양호 교사였던 어머니가 집안의 가장이 돼 세 딸을 키웠다.

평소 큰 딸 윤 씨를 의지했다는 어머니 고 신소자 여사는 지난해 10월 96세로 별세할 때까지 윤 씨와 함께 살았다.

1966년 윤여정 씨는 TBC공채 탤런트가 되며 배우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데뷔 5년째인 1971년, 24세의 MBC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 역으로 출연해 대중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같은 해 충무로에서는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로 스크린에 데뷔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신인상과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함께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화녀'에서 윤 씨는 광기와 히스테리를 품은 퇴폐적 인물인 가정부 명자로 분해 과감하면서도 농익은 연기를 펼치며 배우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날 윤 씨는 "김기영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나의 첫 번째 영화를 연출한 첫 감독님이다"라고 소개한 뒤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2021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소감 전문

(여우 조연상 시상에 나선 헐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브래드 피트 배우님 꼭 만나뵙고 싶었는데 마침내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나요? 정말 만나뵙게 돼 영광입니다.

아시다 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많은분들이 제 이름을 어, 여라고 부르거나 정이라고 부릅니다. 내 이름은 요정, 야정이 아니라 여정입니다. 하지만 잘못 불렀어도 오늘은 용서하겠습니다. (관객 일동 웃음)

아시아권에 살면서 서양TV프로그램을 많이 봤습니다. TV만 보던 이 자리에 오늘 직접 이자리에 오게되니 믿을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제가 조금 정신을 가다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아카데미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에게 표를 던져주신 모든분들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나리 가족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스티븐연, 정이삭 감독님, 한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함께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님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수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셨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감사드릴 분이 너무 많은데요,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습니까.

글렌 배우님의 훌륭한 연기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우리 다섯명 모두 다른역할을 영화 속에서 해냈습니다. 우리 사회에 사실 경쟁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승리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단지 운이 좀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습니다.

또 미국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환대를 해주시는거 같아요. 제가 이자리에 있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너무 감사드립니다. 두 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두 아들이 항상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합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이 모든 건 저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입니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상을 받게 됐네요.

김기영 감독님 저의 첫 감독님이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첫 영화를 함께 만들었는데 살아계셨다면 기뻐하셨을 겁니다. 다시 한번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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