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사항을 보완한 뒤 며칠 내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

검찰, 정찬민 구속영장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경찰, 강기윤 압수수색 이후 40일이 넘도록 소환 조사 일정조차 잡지 못해

[정현숙 기자]= 땅투기와 뇌물수수 등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좀처럼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정찬민 의원에 대한 보완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박광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경기남부경찰청이 시장 지위를 이용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정찬민 의원(용인시 갑)에 대해 지난 1일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을 경찰로 돌려 보내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요청대로 수사 사항을 보완한 뒤 며칠 내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라며 "검찰에 송치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찬민 의원은 용인시장 재직 시절인 2014~2018년 용인시 기흥구 일대에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던 건설사에 인허가 특혜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시세보다 싼 값에 땅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땅을 매입한 시기는 2016~2017년 사이로 정 의원은 현재까지 해당 토지를 소유 중이며 현시세로 따졌을 때 시세차익이 10억원 이상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해 지난 2월 용인시청과 기흥구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경찰은 정 의원이 딸과 형, 지인 모두 네 명의 이름을 빌려 기흥구 일대 토지를 시세보다 싼 값에 사들였으며 이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의 20대 딸 역시 시세 10억 원에 달하는 토지를 6억 원에 사들여 막대한 시세 차익을 보았으며 이에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지난 2월 단독보도를 통해 정 의원이 시장 당선 이후 당시 문제의 땅을 소유하고 있던 건설사 대표를 찾아와 땅을 싸게 팔면 인허가를 도와주겠다며 회유를 했다는 증언을 확보했으며 정 의원의 형과 딸의 토지와 붙어 있는 필지 땅도 모두 정 의원 지인들의 소유임을 밝혀내기도 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건설사가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공사를 특혜 수주한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박덕흠 의원(충북 옥천)은 지난해 9월 국힘당을 탈당했다. 박 의원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달 31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를 압수수색했지만 여기서도 검찰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다.

특히 거액의 땅투기 의혹을 받는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성산)에 대한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경찰은 압수수색 이후 40일이 넘도록 소환 조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기윤 의원 관련 수사를 맡고 있는 경남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지난 4월 22일 특정 기업의 부동산 관련 부정대출 의혹과 관련하여 강 의원 부인과 아들이 최대주주인 회사를 압수수색을 집행했지만 아직도 후속 조치가 전무하다.

강 의원은 지난 2018년, 경남 진해항 제2부두 터 2만 4천여 평을 감정액의 절반 수준인 270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2차례에 걸쳐 6천 평을 매각해, 30억 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자신이 소유한 창원시 토지에 있는 감나무의 수치를 부풀려 수천만원이 넘는 보상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개발 정보를 미리 빼돌려 세종시 땅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는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A 씨에 대해 경찰이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요구로 아직도 보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약 한 달 동안 보완 수사를 진행하면서 영장 재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A 씨가 땅을 매입한 시기가 퇴직 이후라는 점에서 부패방지법 적용 여부를 두고 검찰과 경찰의 이견이 빚어지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특수본 관계자는 "정찬민 의원과 관련해선 전 행복청장 A씨 사례처럼 검·경 간 이견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검찰로부터 보완 수사 요청을 받아 추가로 내용을 보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부적으로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는데 영장 재신청까지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진행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정찬민 의원이 '일부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장 구속 위기를 면했지만 용인시는 역대 민선 시장들 모두가 법정에 서게 되는 '흑역사'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까지 재판에 넘겨지면 1996년 1기부터 2018년 6기까지의 모든 용인시장들이 법정에 서게 된다. 이들의 혐의를 보면 1명을 빼고 모두가 개발 관련 인허가 비리다.

한편 정찬민 의원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 안에서 산업재해 유족들이 중대재해법 재정을 위해 연두색 단체복을 입고 농성을 벌일 당시 ‘때밀이들’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당시 사건을 보도했던 '뉴스프리존'에 기사삭제와 거액의 손해배상금 5천만 원을 요구하며 제소했지만 중재위원회에서는 기사는 문제가 될 것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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