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신문 부수조작' ABC협회 사실상 퇴출..출범 32년 만에 존폐 기로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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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신문 부수조작' ABC협회 사실상 퇴출..출범 32년 만에 존폐 기로 '최대 위기'
  • 정현숙 기자
  • 승인 2021.07.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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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활용 중단, "10월까지 시행령서 'ABC' 뺀다"..45억 지원금도 환수

김의겸 "ABC협회에 대한 사망선고..조선일보 부수 조작 수사해 국고환수까지 이뤄져야"

[정현숙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ABC협회의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고, 공적자금도 회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출범 3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사실상 ABC협회가 퇴출됐다는 지적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BC협회에 권고한 제도개선 조치사항에 대해 최종 이해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BC협회에 권고한 제도개선 조치사항에 대해 최종 이해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천450억원대의 인쇄매체에 대한 정부광고 집행에서 ABC협회의 부수공사(조사)를 활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신문사들이 회원 자격을 유지할 요인도 사라져 협회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ABC협회는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정부가 공적자금을 지원해왔지만, 올해 기준 잔액 45억원을 회수할 방침으로 극심한 운영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8일 한국ABC협회에 대한 권고조치 이행 여부 점검 결과를 브리핑하며 “ABC협회의 부수 공사 결과에 대한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고, 인쇄매체 정부광고 집행의 핵심 지표로 ‘구독자 조사’를 추진한다”라고 밝혔다.

정부광고 업무 대행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전국 5만명 대상으로 열독률(지난 1주일 동안 열람한 신문)과 구독률(정기구독)을 조사해 광고 단가 결정 등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1989년 설립된 ABC협회는 당시 78개사로 설립돼 국내 유일의 신문 부수 인증기관으로, 2009년 정부광고 훈령에 “ABC협회의 발행부수 검증에 참여한 신문ㆍ잡지에 정부광고 우선배정”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2008년 287개였던 회원사가 2010년 731개로 급격히 늘었다.

현재 963개 신문사를 포함한 1591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납부하는 연 16억원 가량의 회비로 운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문체부의 조치로 인해 ABC협회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종이신문 구독률이 감소해 ABC협회의 정책적 실효성은 감소했지만, 2009년 정부광고 훈령에 ABC협회의 발행부수 검증에 참여한 신문·잡지에 정부광고를 우선배정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회원사가 대폭 증가했다. 또한 2018년 12월 정부광고법 시행으로 2019년 회원사는 1천648개사로 늘었으며 올해 3월 기준으로는 1천591개사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3월 ABC협회 직원의 내부고발로 일부 신문의 유료부수가 조작됐다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 5월 MBC 스트레이트도 새 한국 신문지가 동남아의 포장지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며 ABC협회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문체부는 이날 ABC협회를 배제한 정부광고 개선안을 추진하고, 언론재단 지원 기준에서도 제외하겠다고 밝혀 신문사들이 ABC협회 회원을 유지할 실익이 없어졌다. 이에 일부 종이 신문사는 이미 탈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른 매체들의 탈퇴가 이어지면 ABC협회는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BC협회, '내부 폭로'부터 '정책적 활용 중단'까지. '미디어오늘' 그래픽
ABC협회, '내부 폭로'부터 '정책적 활용 중단'까지. '미디어오늘' 그래픽

"거짓부수를 근거로 배분되던 정부광고비 새로운 기준으로 새롭게 집행"

한겨레 기자 출신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SNS를 통해 국민의 성원 덕분이라며 "드디어 ABC협회에 대한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당연한 결과이고 환영한다. 국회의원직을 승계한 직후 ABC 부수조작 문제를 언론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안 마련에도 주력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고, 언론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첫 가시적 성과를 보여드리게 되어 다행스럽고 보람도 느낀다"라고 소감을 토로했다.

그는 "국격 손상이자 부끄러운 일이었던 신문부수 조작, 자원낭비, 계란판 신문, 포장지 신문...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다"라며 "유료부수가 100만부가 넘는다는 조선일보의 거짓말도 이제 소용없어질 것이다. 거짓부수를 근거로 배분되던 정부광고비도 이제 새로운 기준으로 새롭게 집행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체부가 ABC 대안으로 내놓은 방침은 제가 이미 발의한 ‘정부광고법 개정안’과 기본정신을 같이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문체부의 대안은 한계가 있어보인다. 특히 ‘열독률‧구독률’을 기준으로 하겠다는 것은 여전히 조중동 중심으로 광고를 집행할 또 다른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제가 마련한 신문법 개정안대로 ‘언론의 신뢰도’와 ‘정부광고 효과’ 등의 지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라며 "또 신문 뿐만 아니라 방송과 인터넷에 대한 기준도 함께 만들어 1조원이 넘는 정부 광고가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집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ABC부수공사는 90년대부터 시작된 제도다. 현재 언론개혁 과제 중에 가장 오래된 언론개혁 과제가 이제 막 해결됐다"라며 "하지만 ‘시즌 1’이 끝났을 뿐이다. 국가수사본부의 조선일보 부수 조작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그 결과를 토대로 국고환수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그리고 실제로 정부 광고가 제대로 배분되는지 문제도 남아 있다. ABC협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정말로 국민들께 신뢰받을 수 있는 매체에 적절한 국민세금이 집행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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