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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멘트 공장은 왜 '똥찌꺼기'를 부원료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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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멘트 공장은 왜 '똥찌꺼기'를 부원료로 쓸까?
분뇨처리오니, 하수처리오니 등 '똥'찌꺼기' 부원료로 사용
주민들 악취 고통 호소에 시멘트사, 지자체, 환경부 모두 '나몰라라'
오니류 반입으로 년간 수십억원 이상 벌면서 주민지원은 '쥐꼬리'
폐기물 반입에 대한 보상 패러다임 변화 필요
  • 박종철 기자
  • 승인 2021.07.29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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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박종철 기자= 시멘트 공장으로 내용물을 알 수 없는 탱크로리가 하루 수십대씩 들낙거린다.

영월의 한 시멘트공장으로 지정폐기물을 가득실은 탱크로리가 들어가고 있다. 이 탱크의 안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 시멘트 공장들 주변은 상습적인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시멘트 공장이나 지자체, 환경부 모두가 나몰라라 하고 있다.   '똥 찌꺼기'등의 오니가 하루에 수십대씩 시멘트 공장으로 반입되면서 주민들을 악취의 고통속에 시달리게 하고 있는데 말이다.

대체 탱크로리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시멘트 공장에서 점토류의 원료 대신 사용하는 '분뇨처리오니, 하수오니, 유기성하수오니'라는 명칭의 폐기물이다.

이 오니들은 하수처리장에서 또는 분뇨처리장에서 가져오는 이름하여 '똥 찌꺼기'이다. 폐합성수지류의 부원료 외에 혐오스런 '똥 오니'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원료 및 연료로 사용되는 쓰레기는 무려 88종에 이르고, 다른나라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허용되는 쓰레기만도 44종에 이르며 이중 부원료로 사용되는 쓰레기는 33종에 이른다.

여기에 분뇨처리오니, 공정오니, 유기성하수분뇨, 폐수처리오니, 건설오니, 실리콘공정오니, 유리식각공정오니, 펄프제지폐수처리오니, 펄프제지공정오니, 공정오니, 무기성오니, 그 밖의 유기성오니 등 우리나라에서만 시멘트 원료로 사용되는 오니류는 12종이나 된다.

분뇨처리오니, 가축분뇨처리오니, 하수처리오니, 유기성하수분 등의 유기성오니는 유기물 함량이 높은 상태로 운반되고, 소성로에서 처리되는 과정에서 심한 악취를 뿜어내며 악취 공해를 유발한다.

시멘트 공장은 전국의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수거한 하수처리오니, 분뇨처리오니, 유기성하수분뇨를 비싼값을 받고 처리하면서 년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유기성폐기물 통합 관리방안 연구'(2012) 자료에 따르면 시멘트 부원료로 반입되는 폐수처리오니의 경우 톤 당 최대 137,000원의 처리비를 받고 시멘트 공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러한 '똥 오니'등을 운반·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시멘트 회사들이 쥐어주는 지원금은 그야말로 '쥐꼬리'만큼이다. 직접 피해지역 및 주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대안이 마련되야 하는 절실한 과제를 그 누구도 피해 당사자의 입장에서 진단하지 않는다. 그저 수박 겉핧기식이거나 치적 쌓기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유기성오니류는 심한 악취를 유발하고 중금속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외국에서는 순환자원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폐수처리오니, 동식물성 잔재물, 가축분뇨 하수처리 오니, 음식물 폐기물, 분뇨처리오니 등의 유기성폐기물에는 악취를 유발하는 것 외에 비소, 납, 카드늄, 크롬, 구리, 수은, 아연, 니켈 등의 중금속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원료로 절대 사용되서는 안되는 것들이 시멘트회사에는 생산원가 절감을 넘어 돈을 벌어주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반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과 악취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환경부는 시멘트 공장 소성로를 골칫덩어리인 각종 쓰레기를 밀어넣을 궁리만 할 게 아니라 시멘트 공장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적인 피해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과 대안을 내 놔야 할 때다. 

# '똥 찌꺼기'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이유는?

다른나라에서는 투입이 금지된 오니들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허용된 과정에는 환경부의 묵인에서 나아가 정책적 지원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생활계폐기물 처리를 기존 매립과 해양투기에 의존하는 것이 한계점에 이르자 그 대체 방법의 일환으로 자원순환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시멘트 원료로 처리하는 방안을 유도했던 것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시멘트 회사들은 지역주민과의 마찰 등의 이유로 반입을 꺼리던 상황에서 환경부의 정책적 지원에 따라 오니류를 시멘트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돈을 주고 원료를 구입하던 것을 돈을 받고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호재를 얻게된 셈이다.   

오니류는 그동안 분뇨처리장,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수거한 찌꺼기를 흡착 건조하는 중간처리과정을 통해 분말형태로 화력발전소의 열원 등으로 사용돼왔다.

화력발전소의 열원으로 사용하는 오니는 유분이 함유량이 적은 분말형태의 찌꺼기는 미생물의 번식이 적어 비교적 악취의 농도가 낮으나, 시멘트 공장에서의 처리는 유분의 함유량이 높은 상태로 들여와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한 악취를 발생시킨다. 

오니류의 반입이 시작되면서부터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들이 심각한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시멘트 공장들은 주민들의 완전한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반입했다.

오니류 등의 악취유발 폐기물을 시멘트 공장으로 반입하려면 주민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는 않더라도 주민 설명회를 통해 동의와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시멘트 공장들은 이 과정을 생략한 채 자원순환의 원료라는 이름으로 무단으로 반입해 왔다.

영월의 H시멘트는 2017년 자원순환의 일환으로 하수슬러지(오니)를 반입하면서 주민협의회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이를 주민동의를 얻은 것으로 간주해 폐기물을 반입했다. 

당시 H시멘트 공장은 하수오니를 반입하는 조건으로 지역발전지원금이란 명목으로 2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향후 주민이 악취 등의 발생에 대해 일체 어떠한 민원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였다.

실제 H시멘트 공장은 합의서 작성 이후  주민들이 수시로 발생하는 심한 악취로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민원을 제기하자 지급하기로 약속했던 지원금마저 지원하지 않았다. 그후 더 이상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의 시멘트 회사 '갑질'이 아무런 규제도 없이 진행되어 왔다.

'똥 찌꺼기' 등의 오니류를 반입하면서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과 논의하고 협의한 예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시멘트 공장들은 혐오스런 오니류를 주민협의회 등 주민단체 일부 임원진과 합의하는 형식으로 슬그머니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주민설명회 등의 공식적인 과정을 거쳤다면 과연 악취를 유발하는 폐기물인 '똥 찌꺼기'같은 오니류의 반입이 가능했을지 생각해 볼 문제다. 

시멘트 회사들은 악취를 유발하는 오니류를 반입하는 대신 알량한 '지역발전기금'을 내놓고 마치 주민들을 위해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멘트 공장들은 오니류 반입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걸까?

시멘트 회사들이 오니류를 반입하면서 얻는 이익은 천문학적인 금액에 달한다.

2020년 말 기준 한일시멘트는 645,000톤의 오니류를 반입했는데, 톤 당 100,000원씩을 받는다고 계산하면 무려 645억원에 이른다.

다른 시멘트 공장들 역시 반입량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오니류 반입으로 매년 수백억원씩을 벌어들이고 있다.

오니류 외에 슬러지 등의 부원료와 폐합성수지 등의 부연료를 포함하면 시멘트 공장에서 처리하는 폐기물은 1000만톤에 이른다. 톤 당 100,000원씩의 처리비를 받는다고 계산할 때 무려 1조원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계산이다.

이와 같이 폐기물 처리비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면서 지역주민에게 지원하는 금액은 지역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고작 2억원을 넘지 않는다.

매일 분진과 악취의 피해를 받으며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감수하며 얻는 대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터무니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금액이다.  

지역과 지역민의 직접 피해에 대한 보상이 검토되고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폐기물로 벌어들이는 수입의 일정 부분을 직접 피해지역 및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는 '폐기물반입세'가 오히려 실질적인 지원 및 보상을 실현하는 방법이라는 주장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 시멘트 공장을 향한 주민들의 외침

시멘트 공장들의 환경오염 및 주민생존권 침해에 대해 최근 영월 한일현대시멘트, 쌍용시멘트(쌍용C&E) 공장 주변 마을 주민들이 생존권 및 환경개선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 움직임의 주체가 노인들로 구성된 노인회라는 점이다. 노인회 회원들은 수십년간 시멘트 공장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고스란히 체험한 피해 1세대들이다. 

수십년 동안이나 인내와 침묵으로 지내왔던 이들이 왜 이제와서 환경피해를 호소하며 환경개선을 외치려 하는 걸까?

이들이 그동안 침묵과 인내로 일관했던 것은 시멘트 공장의 피해가 예전에는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시멘트공장과의 불가분의 관계가 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아들이나 손자가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멘트 공장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멘트 공장에서 지원금을 주고 있다는 이유로, 시멘트 공장의 회유와 간섭 등의 이유가 그것이다.

그런데 수년전부터 시멘트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가 주민들을 인내와 침묵에서 깨어나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오니류를 비롯한 산업쓰레기가 시멘트 원료 및 부원료, 연료 등으로 물밀듯 반입되면서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악취 등의 환경오염이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현대시멘트의 경우 2017년 오니류를 반입하면서부터 악취가 심해져 숨쉬기 조차 힘들다는 주민들의 고통 호소가 극에 달하고 있다. 결국 '똥 찌꺼기'같은 오니류가 악취를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한반도면의 한 주민은 수년째 '악취땜에 못살겠다'는 호소를 시멘트 공장, 지자체, 환경부, 감사원, 청와대 신문고 등에 토로하고 호소했다. 노인회는 장씨의 이러한 '나홀로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고만 있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면 노인회는 이와 같이 시멘트 공장들의 폐기물 반입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피해에 대해 지침을 마련하고 세부적인 추진사업의 내용을 공개했다. 

노인회가 자체적으로 세운 '시멘트 공장으로 인한 환경개선 및 피해주민 개선 사업' 은 도로개선사업, 환경시설사업, 주민복지사업, 악취 및 분진개선사업, 수익사업, 쌍용매립지반대협력사업, 질병관리사업 등 모두 7개 사업이다.

세부 내용 중에는 '년 645억원의 오니류를 반입하여 얻는 수입에서 실질적인 보상, 대기환경기준 상시 측정, 폐기물 소각시 발생되는 유해물질 정확한 자료 수집, 악취발생 개선책' 등의 환경 개선 및 감시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노인회는 특히 '한반도면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암환자의 역학조사 및 보건환경연구원의 정기적 질병조사 및 대책 수립 '을 촉구할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폐기물반입세를 도입해 폐기물 반입으로 얻는 수익의 일정부분을 직접 피해지역 및 주민에게 환원해 시멘트 회사와 주민이 상생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주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도 및 지역 국회의원들이 주창해 이슈가 됐던 '시멘트자원시설세'와는 배치되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해결책은 없는가?

한국폐기물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하루 폐기물발생량은 2019년도 기준 497.238톤에 이른다. 이 중, 건설폐기물이 44.5%로 가장 많고 사업장배출시설계폐기물이 40.7%, 생활계폐기물이 11.7%, 지정폐기물이 3.1% 순이다.

하루 50만톤씩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을 매립으로 처리하는 비율은 고작 6%정도다, 소각로에서 처리하는 비율도 5%를 제외한 나머지 80%가량을 재활용이란 이름으로 처리되고 있다. 시멘트 공장으로 반입되는 폐기물 역시 순환자원이라는 이름으로 재활용으로 분류돼 처리된다. 

환경부가 시멘트 소성로를 폐기물 처리의 효자처럼 여기며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멘트 공장에서 원료 및 부원료, 연료 및 부연료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 외에 마땅한 현실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매립장의 사용연한은 불과 7년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에 비추어 볼 때 폐기물처리의 유일한 대안은 시멘트 공장의 소성로 뿐인 현실이다.

따라서 시멘트 공장에서 폐기물을 반입하고 처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식이고 소모적인 논쟁거리일 뿐이다.

문제는 시멘트 공장들이 폐기물을 반입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위해 요인을 어떻게 규제하고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 수립과 지역주민들의 직·간접 피해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보상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대안을 세워야 할 때다.

한반도면 노인회가 내놓고 있는 개선안을 보면 결국은 폐기물 반입 금지가 아니라 폐기물 반입으로 인해 얻는 이익으로 직접피해 지역 및 주민들 받는 피해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과 환경위해요인의 규제와 개선을 위한 노력이다.

분진, 악취, 탄소배출 등의 환경피해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멘트 회사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검토하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의지가 부족한 것이 해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다.

본 매체는 폐기물 반입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삶의 고통 현장을 살피고 보도하는 것에서 나아가 문제점과 대안을 지적하고 제시하는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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