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정치도 국민들의 시선을 잡기 위한 굿판이라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 캠프에 무속인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윤 후보 측은 ‘네트워크 본부’를 해체했다.

요즘 야당의 일부 대선주자들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무속인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라는 보도가 나오지만, 애초 윤 후보 주변에는 도사나 스님 등 무속인이 많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대선 주자중의 윤석열을 지킨다는 ‘건진 법사’, 김건희씨에게 윤 후보와의 결혼을 권유한 ‘무정 스님’, 검찰총장 사퇴 조언을 해줬다는 ‘천공 스님’, 선거 캠프에 있었던 무속인까지 한두 명이 아니다.

마치 영험한 신내림을 받기 위해 접신통(接神痛)을 앓는 샤먼들의 모습으로 비쳐진다는 말이다. 2017년 2월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에는 "한국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정치샤머니즘"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당시 외신들은 무속인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등 직간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박근혜씨는 처음부터 독재자인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움직이는 대선주자도 문제이지만, 취임식 ‘오방낭’을 시작으로 일반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특히 ‘혼이 비정상’ 등의 무속인들이 쓰는 용어를 자주 사용했다. 박근혜 정권의 샤먼 정치는 보수 언론까지 등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최순실로 시작된 박근혜의 샤머니즘 정치가 촛불 혁명을 통해 청와대를 떠나자 다시는 이런 모습은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또다시 샤머니즘 정치가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참으로 얼치기 샤먼을 본받으려 하는 것 같아 꼴사납다. 국민들이 샤머니즘 정치에 반감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이 무속인에게 의지해 정치적 사안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원시 시대 족장이 신의 계시를 받거나 점을 쳐서 부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모습과 유사하다. 지금이 21세기가 맞는지 달력을 다시 보게 될 만큼 황당한 일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살핀 야당 대선주자라면 독재자의 망령을 부르는 샤머니즘에 기대어 대권을 잡으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영화 ‘더 킹’에서 검찰 엘리트 검사들이 굿판을 찾아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노무현 후보의 낙선을 지극정성으로 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어렵다는 사법시험을 패스하고 제일 똑똑한 사람들만 근무한다는 검찰청 검사들이 설마 굿판까지 갔을까라는 질문은 최순실 사태 이후 그럴 수 있다로 바뀌었다. 지금은 전직 검찰총장도 무속인에게 조언을 받고 있다가 됐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돼 있다. 종교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종교가 정치에 개입을 해서도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과거 4년전, 박근혜씨는 국정 운영을 무속인 최순실씨에게 맡겨 ‘이게 나라냐’라는 말을 들었다. 윤석열 후보는 선거를 하기도 전에 무속인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나 지금 대한민국 선거가 원시 시대 부족장을 뽑는 선거도 아니고 자꾸 왜 무속인들이 등장하는지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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