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여의도 면적 49배 산림 피해…463개 시설 소실, 7천374명 대피
1만4천222ha 산림 피해, 1천75명 임시주거시설…"인명피해 발생 없어"
헬기 89대·차량 834대·인력 1만6천42명 투입…"이재민 주거대책 마련 중"

[전국 =뉴스프리존]김예원 기자=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대형 산불의 최초 발화지로 추정된 곳은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선 도로 옆 배수로였다.

이러한 화재로인한 피해만 이날 오전 11시까지 1만4천222ha의 산림 피해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장은 출입 통제선과 조사를 위한 깃발들로 가득한 가운데 이는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이 49개가량 모인 규모다.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1만9천918배에 달한다.

울진 1만1천661ha, 삼척 656ha, 강릉 1천656ha, 동해와 영월 각각 169ha 등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울진 388개, 강릉 12개, 동해 63개 등 463개 시설이 소실됐다.

이렇게 큰 손실과 관련하여 최초 발화 지점 주변으로 불이 번져나간 방향을 뜻하는 파랑·노란·붉은 깃발 여러 개가 지름 약 2m의 반원을 그리며 불타버린 나무들 사이로 산등성이를 가리켰다.

한눈에 봐도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거센 불길로 커지는 과정을 짐작게 한다. 산불로 인해 4천663세대 7천374명이 대피 중이다. 울진·삼척 4천133세대 6천482명, 동해 380세대 717명 등이 대피하고 있다. 임시 주거시설은 공공시설, 마을회관, 학교 등 28개소가 마련돼 있는데, 885세대 1천75명(울진·삼척 680세대 753명, 동해 187세대 302명)이 머무르고 있다. 중대본은 울진 9명, 삼척과 동해 각각 4명 등의 상담사를 파견해 재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심리 상담을 138회에 걸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이 사흘째 지속된 6일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 재난 구호 쉘터가 설치돼 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이 사흘째 지속된 6일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 재난 구호 쉘터가 설치돼 있다.

차량 운행 통제가 해제되면서 도로는 전 노선의 소통이 원활한 상황이다. 산림 당국에 발화를 목격하고 두 번째로 신고한 주민 전 모(47)씨는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은 아니다"라며 "차를 타고 지나가던 누군가가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던져 불이 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화지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사는 전 씨는 "4일 오전 인근에서 경운기를 손보다가 발화 지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연기가 피어오르다 강한 바람이 불자 순식간에 거센 불길이 치솟았다"고 했다.

화재 진압에는 89대의 헬기, 지휘차·진화차·소방차 등 834대의 차량이 활동하고 있다. 소방·경찰·해경·군인과 공무원 등 1만6천42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동해안 산불을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과 강원 강릉~동해 산불로 나누면 모두 6개의 산불이 진행 중이다. 이들 지역 외에 강원 영월, 부산 금정, 경기 안산, 대구 달성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울진과 삼척에는 건조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고 강릉과 동해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강원 영월에는 건조주의보가, 부산 금정과 대구 달성에는 건조 경보가 발효 중이다.

중대본은 "인명피해 우려가 있는 울진·삼척, 강릉·동해 지역에 대해 집중 관리를 하고 있다"며 "헬기와 인력 등의 배치 지원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이재민 주거대책과 지자체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찾은 산림청 관계자는 "현장을 먼저 조사한 산림과학원에서 아직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미상이라고 했다"고 전하면서 "담뱃불도 가능성 있는 여러 발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발화 시간대에 차량이 발화지를 지나간 상황이 확인된 것으로 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어 아직은 담뱃불이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산림과학원은 산불 발생일에 현장을 찾아 1차 조사를 끝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이 사흘째 지속된 6일 경북 울진군 신화2리 화재현장에서 한 주민이 화재로 무너져내린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이 사흘째 지속된 6일 경북 울진군 신화2리 화재현장에서 한 주민이 화재로 무너져내린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발화 시작점과 불길이 번져나간 방향은 조사를 끝내고 깃발로 표시해뒀으나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

1차 조사에 참여한 산림과학원 권춘근 박사는 언론 통화에서 "현장 조사를 통해 최초 발화지를 추정했으나 특정 원인은 추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실화·방화인지 담뱃불 등인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합동 조사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의 주불진화가 끝나는 시점에 발화지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 154 일원에서 경찰·소방당국과 발화 원인에 대한 합동조사·감식을 할 계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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