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나영창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설 연휴 직전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한국 정부의 한국GM 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정치권과 본격적 지원 방안 협의를 시작했다. 한국지엠 구조조정 작업을 총괄해온 배리 엥글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9일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원 전제조건으로 군산공장 재가동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 지원이나 GM의 신차 배정에 관계없이 군산공장 재가동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했다. 오전 11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엥글 사장 방한과 함께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원 전제조건으로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를 요구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지엠은 정부 지원이나 3월 GM 신차 배정 여부와 관계없이 군산공장 재가동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는 홍영표, 유동수, 박찬대, 박남춘, 김경수, 안호영, 강훈식 민주당 의원과 윤재옥,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지상욱, 박주현 바른미래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도 참석했다. 김성태 대표 등에 따르면 앵글 사장은 면담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신차 두 종류를 부평, 창원 공장에 투자(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투자가 한국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50만 대 규모의 이 신차 물량은 2019년과 2021년 각각 트랙스, 스파크 생산이 종료되는 부평 및 창원공장에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앵글 사장은 지난 13일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한국GM과 주요 이해 관계자는 한국 내 사업 성과 개선을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현재 공장 가동률이 70∼100%에 이르는 부평과 창원공장 역시 향후 2년 내에 유럽 수출물량이 축소돼 신규 차종 투입 없이는 공장 정상가동이 쉽지 않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악수하는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0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지난해 GM이 푸조시트로엥그룹(PSA)에 매각한 오펠, 복스홀 등이 한국지엠으로부터 가져가는 물량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지엠이 유럽에 수출한 물량은 16만 대가 넘는데 대부분 오펠 등을 통해 판매됐다. 이와 함께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으므로, 한국GM 경영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와의 지속적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앵글 사장은 지난해 말 한국에 들어와 산업은행, 정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났고, 1월 초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지난 7일 입국해 한국GM 노조와 유정복 인천시장을 차례로 면담했다. 이와 함께 GM이 북미공장을 제외하고 폐쇄 결정한 공장을 재가동한 사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GM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파산보호 신청과 함께 북미 47개 공장 중 17개를 폐쇄 또는 생산 중단한 바 있으며 이후 일부 재가동했으나 여전히 15개 공장은 폐쇄된 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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