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없게 죽고선"..권영세·박희영 대화방서 난무한 '패륜 막말'
제보자 "권영세 지지를 위해 만들어진 톡방"..2차가해 논란, 권영세·박희영, 대화내용 인지 못했다 해명
'유족 조롱' 김미나 징계에 국민의힘 서명 '0'…동료 시의원 이미애 "화이팅!"으로 응원

"재수 없게 죽었으면 부모로서 반성을 해야지" "우리도 뭉쳐서 데모 한 번해서 분향소를 부숴버리자" “서양 귀신 놀이에 참여한 게 부끄러운 줄 알라” "사악한 좌파들 하고 죽이 맞아서 주접을 떠냐고 개만도 못한 모자란"

특수본 소환에 출석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왼), 박 구청장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 중인 대화방서 오간 2차 가해 대화 내용 일부. JTBC 갈무리
특수본 소환에 출석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왼), 박 구청장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 중인 대화방서 오간 2차 가해 대화 내용 일부. JTBC 갈무리
특수본 소환에 출석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왼), 박 구청장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 중인 대화방서 오간 2차 가해 대화 내용 일부. JTBC 갈무리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용산이 지역구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들어가 있는 한 단체 대화방에서 나온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에게 던진 모욕적인 막말과 가짜뉴스 일부다. 앞서 공직자로서 희생자 유족을 조롱한 김미나 창원시의원도 있어 여권의 도덕불감증이 극에 달한 모양새다.

19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증거인멸 시도 및 책임을 발뺌해 논란이 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초대한 인물들이 막말을 일삼고 가짜뉴스를 퍼나른 것이 확인됐다.

이날 JTBC 보도에 따르면 박 구청장과 용산구민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는 등장인물의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출처 불명의 사진을 올리며 참사에 대한 희생자 가족들의 책임을 주장하는 여러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이들은 ‘거기에 뭐 볼 게 있다고 끝까지 남아 재수 없게 죽었으면 부모로서 반성해야 한다’는 원색적 욕설은 물론 국민의힘에서 지방자치 관련 직책을 맡고 있는 A씨는 ‘유가족 협의체는 정권탈취를 위한 것이지 유족을 위한 협의체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박 구청장이 있는 다른 대화방에서는 "어제 주민 및 상인들 모인다 하여 갔더니 분향하는 한심이들만 조금 있고 아무도 없던데 우리도 뭉쳐서 데모 한 번 해서 분향소 부숴버립시다" “정부가 이태원에 모이라고 했느냐”라고 유족을 야유했다.

글을 올린 2명은 모두 박 구청장의 초대를 받고 방에 들어와 있었다. 이 대화방에는 용산이 지역구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들어와 있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을 제보한 한 용산구민은 “이 대화방이 권 장관의 지지 유세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막말과 가짜뉴스가 난무한 2차가해를 두고서 권 장관 측은 “해당 계정은 업무용 휴대폰으로, 가지고 다니지 않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해명했고, 박 구청장 측은 “두 대화방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있어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알지 못한다”라고 부인해 두 사람 다 책임론으로 불똥이 튈까 봐 선을 그었다.

박희영 구청장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의 구속영장 신청 대상에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직자로서 이태원 참사 유족을  '자식팔아 한몫' '시체팔이' 등으로 조롱한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시의회 차원에서 징계요구가 있었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아무도 서명하지 않았고, 오히려 '유족 외엔 사과하지 말라'며 두둔하는 동료 의원까지 있었다.

국민의힘 이미애 의원이 지난 16일 SNS에 게재한 글.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됐다.= 김해여성회 등 경남 김해시 10개 시민사회단체가 20일 김해시청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막말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을 응원한 같은당 이미애 김해시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미애 의원이 지난 16일 SNS에 게재한 글.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됐다.= 김해여성회 등 경남 김해시 10개 시민사회단체가 20일 김해시청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막말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을 응원한 같은당 이미애 김해시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미애 국민의힘 김해시의원(비례)은 자신의 SNS에 "(김)미나 의원 힘내요. 화이팅! 유족 외엔 사과하지 말기.."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은 삭제됐다.

19일 JTBC에 따르면 유족들은 김미나 시의원을 제명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희생자 노류영(28)씨 어머니 정미진씨는 지난 15일 "우리는 바라는 것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식을 팔아서 장사를 하다니요. 창원시민 여러분들도 꼭 징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울먹였다.

하지만 창원시의회 의원들이 낸 징계요구서를 보면 민주당 소속 18명만 서명했고, 국민의 힘 소속 의원 27명은 아무도 서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김미나 시의원의 제명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시민단체에선 김 시의원의 사퇴 촉구가 빗발치고 있다. 1인 시위에 이어 온라인 서명은 1500명 이상이 동참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민변, '김미나 시의원 규탄 기자회견' =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15일 경남 창원시의회 입구에서 '이태원 참사 막말 김미나 시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12.15
사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민변, '김미나 시의원 규탄 기자회견' =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15일 경남 창원시의회 입구에서 '이태원 참사 막말 김미나 시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12.15

한편, 국민의힘 김미나 의원을 응원한 같은 당 이미애 김해시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한 가운데 교육희망김해학부모회, 김해여성회, 김해YMCA, 김해YWCA 등 10개 단체는 20일 김해시청에서 이미애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이미애 의원은 김미나 의원에게 힘내라고 말하기 전,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 공분을 먼저 이해하고 공감했어야 했지만, 자신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오히려 선동이라고 부르짖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들은 이 의원이 유가족과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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