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옆에 차대며 혐오발언 쏟아내는 '자칭 극우'와도 각별? 무단횡단 논란에 해명마저 어색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10.29 참사(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농담과 웃음, 희생자 책임을 언급하는 듯한 발언으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꾸린 희생자 분향소를 예고없이 방문해놓고 헌화나 사과조차 않다가, 고작 30초만에 자리를 떴다. 그는 특히 분향소 인근에 진을 치며 유가족들을 공격 중에 있는 친윤단체인 신자유연대 회원들과 악수까지 나누는 부적절한 행동까지 하며 파문을 키웠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19일 오후 2시30분경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방문 일정을 전혀 알지 못했던 유가족들은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가져오라.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오라"며 한덕수 총리를 막아섰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별다른 답변을 않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겠다. 수고하시라"는 답만 남긴채 30초만에 자리를 떴다.
정작 한덕수 총리는 합동분향소 바로 앞에서 '맞불 집회' 중인 친윤단체 신자유연대 회원과 악수를 나누는 상당히 부적절한 행위를 보였다. 즉 희생자와 유가족,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향해 온갖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친윤단체와 각별한 사이임을 증명이라도 하는 게 아니냐는 구설은 물론, 공감능력 자체가 아예 결여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자초하는 격이다.
이같은 행위에 대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진행자인 최경영 기자는 19일 페이스북에 "어떤 나라의 극우가 분향소 옆에 차를 대놓고 아들, 딸을 잃은 부모들에게 야유를 보낼까"라며 "어떤 나라의 총리가 분향왔다 아이들 잃은 유족이 돌아가라 했다고 돌아가며, 참사를 비난해온 극우집회자와 악수를 하나? 대체 어떤 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나"라고 격분했다.
최경영 기자는 21일에도 "대통령 취임식에 극우유튜버까지 초대했으니 이태원참사 시민분향소에서도 극우유튜버가 설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라며 "근묵자흑. 진짜 때 묻히기 싫다면 극우단체에 대한 비판 성명서 한 장이라도, 집권여당이나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게 상식적"이라고 일갈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도 한덕수 총리의 행동에 대해 지난 20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그냥 사진찍기용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이렇게 갔는데 외면당했다, 거부당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이런 알리바이를 남기기 위해서 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라고 직격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사전에 예고도 없이 무작정 분향소를 찾으면 유가족들이 큰 절이라도 할 줄 알았던 것인가? 아니면 국무총리가 밀려나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는가"라고 직격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한덕수 총리가 친윤단체 회원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하고 '분향을 좀 하려고 했더니 못하게 한다'고 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정녕 분향을 하러온 사람의 태도인가? 한덕수 총리의 분향소 방문은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로 보일 정도"라고 일갈했다.
그뿐 아니라 한덕수 총리는 돌아가는 길에 '무단횡단'까지 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신호등은 분명 빨간색이었고, 차들이 다니는 와중에도 그냥 횡단보도를 건너간 것이다. 한덕수 총리 일행이 갑자기 횡단보도를 건너자 급정거하는 차량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같은 영상이 알려지며 한덕수 총리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국민신문고에 접수한 시민까지 나왔다.
이에 총리실은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용산경찰서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다"고 했다. 그러나 한덕수 총리가 건너가기 전 경찰이 통제하는 모습 등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맞은 편에선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총리실의 해명이 설득력 있는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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