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만 원에 구입해 640억 시세차익 의혹.."야당 의원이었다면 압수수색 등 수백번 조사했을 것"
황교안도 "전형적 권력형 토건비리..더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지금 당장 사퇴하라"

[ =정현숙 기자] 지난 2021년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초로 제기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인 김기현 후보의 울산 임야 가격 1,800배 폭등이 '권력형 토건비리'로 여야 구분 없이 재점화됐다.

사진: 기자회견서 발언하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 의원의 임야를 지나도록 휘어진 KTX 울산 노선. 양이원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야당은 물론 여당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도 KTX 울산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김 후보의 임야를 지나도록 휘어졌고 이 과정에서 김 후보가 수백억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꺼내며 고발과 함께 사퇴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22일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투기 의혹을 '권력형 토착비리'로 규정하고 조사단을 꾸려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 의원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라며 "2007년 8월 착수보고 때 (KTX) 노선 검토 대상이 아니었던 김 의원 땅이 11월 30일 중간보고 때는 기본노선으로 변경됐고 최종 확정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산자위 간사, 18대 국회에서 국토위 간사 겸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만큼 노선변경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밝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은 노선 변경 대가로 울산시장이었던 박맹우 시장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줬다는 의혹도 있다"라며 "공천권-역세권 거래는 지역구민을 기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 측은 '은퇴 후 목축업을 위해 매입했다'고 해명하지만 실제는 보상금 인상에 유리한 과수원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매입 보름 전 '김기현 변호사'의 사무장이 선매입하고 명의를 변경한 것도 석연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변인은 "김 의원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낙점한 당 대표 예정자"라며 "그에게 따라붙은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여당 대표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김 의원이 1998년도에 땅 3만5000평을 당시 3800만원에 구입했다는데 현재 시세로는 몇백억이 되는 것 같다"라며 "시세차익이 1000배 이상 나온다는데 당시 KTX노선 변경에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고, 당시 김 의원이 국토위에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밝혀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만약 야당 의원이 이런 일이 있었다면 압수수색 등 수백번 조사했을 것"이라며 "오늘 조사단을 꾸릴 것이고, 단장 등 구성원도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김기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억지 '생떼탕'을 계속 끓여대는 것을 보니 민주당에 김기현은 정말 두려운 존재인가 보다"라며 "더는 공포탄 쏘지 말고 터무니없는 의혹의 실체를 민주당의 이름으로 밝혀달라, 결과는 민주당의 자살골로 끝나긴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사진: 기자회견서 발언하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기자회견서 발언하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998년 3800만원을 주고 산 맹지가 KTX 역세권이 되면서 현 시세로 64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울산역 연결도로가 당초 계획과는 달리 김 후보 소유의 땅을 지나도록 변경되는 과정에서 본인의 권력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도 연일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을 꺼내들고 권력형 토착비리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장 답사'를 토대로 "권력형 토건비리"로 규정한 데 이어, 관련 의혹 제기 보도를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문을 들고 나왔다.

황 후보는 이날 KBS에서 열린 제3차 당대표 경선 TV토론회에서 "현장을 가보면 (2007년 노선 변경으로) 왜 하필 그곳에 도로를 내려고 했는지 바로 답이 나온다"라며 "저희는 지지자들이 1차 실사를 나갔다. 2차로 항공 측량 등 전문가가 나서서 확인했다. 3차로 저의 아내가 직접 현장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황 후보는 지난 20일 낸 입장문에서도 "전형적인 권력형 토건비리 문제"라며 "땅을 언제 샀느냐가 아니라 왜 도로를 김 후보 땅으로 휘어지도록 바꿨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2007년 8월 착수보고 시 김 후보 땅은 검증대상이 아니었지만 중간보고에서 노선이 변경되고 연말에 확정됐다"라면서 "누가 봐도 권력형 토건 비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가 '해당 임야와 KTX 울산역 사이에 가파른 산이 있고 차도가 없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초입에는 포장도로, 안쪽에는 비포장도로 상태로 차도가 있다. 현재 상태로도 김 후보 땅에서부터 KTX 역까지 채 5분이 안된다"라고 반박했다.

황 후보는 또 '임야 위에 고압송전선이 지난다'는 김 후보의 해명에는 "고압선은 김 후보 땅 꼭대기 부분만 살짝 걸쳐있을 뿐 대부분의 땅은 아무 상관이 없다"라며 '지하터널 방식이기 때문에 도로개설이 아니다'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김 후보의 땅은 터널 입구와 직결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는 해명이 완전한 거짓말이었음을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라 "더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황 후보는 같은 날 MBN이 주최한 두 번째 TV토론회에서도 김 후보의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을 꺼내들었다. 황 후보는 "공직자가 그런 권력형 토건비리를 저지르는 것도 참담한데 사실과 다른 말로 호도하는 건 맞지 않다”라며 “지금 바로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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