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김 석 기자=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금품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2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박 전 특검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박영수 전 특별검사

지난 2014년, 박 전 특검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우리은행에게 대장동 일당을 돕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힘을 써 주고, 2백억 원대 부동산을 약속받았다는 게 의혹의 큰 줄기인것.

당시 우리은행은 내부 심사 결과 최종적으로 1천5백억 원 대출 의향서를 내 줬고, '성남의뜰'은 대장동 사업자로 선정됐다.

다만, 우리은행이 사업을 함께하지 않고 대출로 선회하면서, 박 전 특검에게 약속된 몫도 50억 원으로 줄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박 전 특검의 화천대유 고문료 2억 5천만 원, 화천대유 직원이던 딸의 회사 대출 11억 원이 약속된 돈의 일부인지도 조사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서울고검장 등 최고위직을 거쳐 퇴임한 박영수 전 검사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를 맡았다.

전직 대통령과 재벌 총수를 이어 구속시키며 전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21년부터는 자신이 범죄 피의자로 수사기관에 불려다녔다.

수산업자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포르쉐 차량을 얻어 탄 혐의로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았고, 김만배 씨와의 친분으로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려 검찰에 세 번이나 소환됐다.

한때 관용차로 출근하던 검찰청사였지만, 이제는 지하 주차장으로 취재진을 피해 몰래 출석하는 신세가 됐다.

검찰은 조사를 마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박 전 특검은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포르쉐 렌터카 등을 빌린 혐의로 2021년 8월 경찰, 2022년 10월 검찰에서 1번씩 소환조사를 받았고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이전 대장동 수사팀에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 모두 2차례 소환된 적 있다.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2월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2월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또한, '50억 클럽' 의혹 규명을 위해 박영수 전 특검을 소환한 검찰의 다음 타깃은 곽상도 전 의원 부자가 꼽는다.

지난달,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최근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을 소환조사 했다.

대장동 일당의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하나은행이 실제 이탈하려 했는지, 또, 김만배 씨 청탁을 받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캐물었다.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받은 50억 원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을 잔류시켜 '성남의뜰' 와해를 막아준 대가란 의심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강남에 있는 캐피털 업체를 압수수색해 병채 씨가 사용한 화천대유 법인 차량 내역을 확보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 관련 자료도 분석하고 있다.

상식선을 넘는 퇴직금 50억 원에 더해 아들에게 제공된 금품 면면이, 실상은 '경제 공동체'인 곽 전 의원에게 공여된 뇌물이란 검찰 판단을 규명하는 차원이다.

압수물 분석 등이 끝나면 박 전 특검에 이어 곽 전 부자도 소환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을 이탈하려 했는지 불확실하고, 50억 원 대가성도 명확하지 않다며, 1심 재판부가 곽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만큼, 보강 조사로 곽 전 의원 혐의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는지에 따라 50억 클럽 재수사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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