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023 잼버리, K-POP 콘서트 현장 속으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끝나자 정치권이 요란하다. '진흙탕 잼버리'에 이어 여·야의 '네 탓' 공방 자체가 곧 바로 ‘진흙탕 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다. 여·야 모두 책임회피 공세로 정쟁에 집중하는 행태가 한심 할 뿐이다.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국감서 폭염·해충·배수 등 대비 문제를 이미 경고를 했었고, 수차례에 걸친 지적과 기회가 있었다.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은 시스템의 무책임과 무능, 무사안일이 겹친 총체적 부실이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행정 파탄이 빚어진 사태다. 어떻게 이토록 안일하고 무능할 수 있는가.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이 대형 사태에서 전·현 정부, 중앙·지방 정부, 여·야는 그 어느쪽도 파행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동안 1988년 ‘88세계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올림픽’까지 한국은 유치한 국제행사마다 예외 없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기에 이번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보면서 모두가 부끄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감사원이 '2023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유치부터 준비 과정, 대회 운영, 폐영까지 대대적 감사를 통해 관련 중앙 부처와 전라북도 등 모든 유관 기관의 문제점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감사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한다.

개영식 4일 만에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화장실 위생문제, 시설 미비점, 코로나19 유행,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하자 조기 캠프장 철수를 결정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도 잼버리 조기종료를 건의하기도 했다. 이번 잼버리에 가장 많은 4500여명을 파견한 영국에 이어 미국은 700여명의 스카우트 단원과 지원 인력 등 1200명 규모의 대표단과 싱가포르도 철수를 결정하면서 닷새 만에 전체 참가자 15%가 퇴소하게 됐다.  

폭염에 이어 태풍 카눈의 상륙 예보에 따라 8일에 조기 철수가 결정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차질을 빚는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잼버리 대원들에 한국의 자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을 포함한 평창, 경주, 부산 등 각 시도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기 퇴영한 대원들은 곧바로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회가 끝나는 12일까지 국내에 머무르며 서울 등 국내 각지에서 K-콘텐츠와 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기로 했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158개국에서 4만3천여명 참석으로 역대급 규모이며 다양한 국가에서 참가했다. 개발도상국 청소년들에게는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룬 한국에서 터득하고 배울 점을 기대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세계 청소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K-팝과 K-콘텐츠에 대한 높은 열망과 호기심도 비중있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젊은이들은 BTS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에 열광하며, 한국 문화와 K-콘텐츠 체험을 열망하고 있은 것이다.   

가장 많은 참가자 4500명의 영국팀에서는 비록 조기 퇴영했지만, K-팝 콘서트에는 꼭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는 별도 요청까지 해왔었다. 그래서 이번 잼버리 사태도 결국 K팝과 K콘텐츠가 ‘구원투수’였다는 말이 나왔다. 

‘구원투수’ 주장에 대해 ‘K-팝 콘서트’가 잼버리 정신과 성격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잼버리(jamboree)의 어원은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으로 북미 인디언의 말인 시바아리(Shivaree)가 유럽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전음화 된 것이라 한다. ‘K팝 콘서트’는 당초부터 '2023 새만금 잼버리 대회' 공식 프로그램으로 정해진 행사이다. 기존 8월 6일 일정에서 폭염과 태풍 사정으로 11일로 변경되면서 개최 장소도 당초 새만금 특설무대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으로 최종결정 된 것이다. 

11일은 태풍이 막 지나간 언저리라 빗줄기 강우량이 우려됐지만, 폐영식에 이어진 일명 ‘K-팝 슈퍼 라이브’형식으로 KBS 2TV로 생방송된 ‘K-팝 콘서트’는 대성공이었다. 공연 진행은 배우 공명과 있지의 유나, 뉴진스의 혜인이 담당하며 총 19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세차례나 일정과 장소가 바뀌면서 출연진 구성이 힘들어지자, KBS ‘뮤직뱅크’의 본방송을 취소하면서 콘서트 출연진을 채웠다. 이번 콘서트에 불참하게 된 방탄소년단(BTS)은 K-팝 관람하는 대원들에게 BTS멤버 포토카드 세트(8억어치)를 선물했다. 

아이브, 스테이씨 등 최정상급 아이돌그룹 K팝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공연은 시종일관 열광의 도가니였다. 공연 중 TV화면에 비춰진 대원들 모두가 하나같이 신나고 열광하는 모습에서 폭염에 시달린 흔적은 찾을 수 없는 행복에 찬 얼굴들로 가득 찼다. 결국 ‘K-팝 콘서트’가 새만금 잼버리의 험난한 여정을 살려내고 세계 청소년들을 만족시킬 최고의 대체재였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태풍 카눈으로 조기 철수가 결정되자 각 지자체, 대학교, 기업, 종교단체 등 지원봉사에 앞장 서줬다. 숙식과 교통편의 등 잼버리 대원들에게 한국의 자연·문화·K-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앞 다투어 지원에 나섰다. 각국 대원들이 희망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영외문화체험프로그램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한복문화체험관에는 3300명이 넘는 스카우트 대원이 방문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한복을 직접 입어보고 부채 만들기, 딱지치기와 제기차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체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대원 440여명을 대상으로 김치 담금 체험·홍보 행사를 개최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K-컬처의 진수를 실감하고 매력을 맛보면서 새만금 잼버리의 슬로건인 'Draw your dream'의 피날레를 체감하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K팝 공연 즐기는 스카우트 대원들=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2023.8.11 [사진공동취재단]
K팝 공연 즐기는 스카우트 대원들=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2023.8.11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문화는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한국을 찾은 또 하나의 배경이기도 하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한국 문화로는 단연 K-팝 이 최고로 꼽힌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의 주력 K-콘텐츠가 청소년들로 이뤄진 잼버리 참가 대다수의 관심을 받았다.

K-콘텐츠는 이제 압도적 영향력을 가진 국가 전략산업이다. 최근 5년간 한류 열풍으로 유발된 경제효과가 37조 원, 고용 창출 인원은 16만 명에 달한다. BTS의 기여도가 있지만 2021년 기준 한국 음악산업 규모는 세계 7위다. 올해 상반기 K-팝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인 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K-팝의 성공은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정부는 다양한 K-팝 콘텐츠가 창출될 수 있도록 대형 기획사뿐만 아니라 중소 기획사가 성장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획사를 대상으로 법·행정 자문을 제공하고, 금융·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K-콘텐츠는 수출 전선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2022년 기준 K-콘텐츠 수출액은 133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2차전지(100억 달러)나 TV·냉장고로 대표되는 가전(81억 달러)의 수출 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액수다. 청년 종사자가 78%를 차지하는 콘텐츠 산업은 그야말로 ‘스타트업 코리아’의 승부처다. 

K-콘텐츠가 대세다. 그러나 이번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K-팝’ ‘K-콘텐츠’가 가까스로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고 자위 할 처지가 아니다. 어쩌면 마음 한구석이 켕기고 씁쓸함을 피하고 가릴 수가 없다. 아무리 해도 이번 국제적 망신의 파행사태가 ‘K-팝’으로 면제되거나 씻길 수가 없는 것이다. 4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청소년들의 야영 축제가 어쩌다 ‘K-팝 콘서트’와 '관광'으로 끝났다는 오명은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근본 원인을 파헤쳐 처절한 책임과 반성에서 찾아야 한다. 

현장속으로..

[최충웅 언론학 박사 주요약력]

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고정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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