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권에 접어들고 전·현역 의원들의 동참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이준석 신당’이 과연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11월 11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천아용인'과 회동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11일 저녁 허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 모여 창당 관련 '작전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 11월 11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천아용인'과 회동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11일 저녁 허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 모여 창당 관련 '작전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12일 이 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등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민의 힘 내부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때는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당과 대통령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전폭 공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들은 또 신당 합류 여부를 확정 짓진 않았지만 신당의 윤곽에 대해 공감대 형성도 도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에서는 지역에 따라 신당 파급력을 상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수도권과 부산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 힘 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대구지역에서는 신당 바람이 불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수도권 위기론’에 호응하며 민심의 향방을 정권 안정론보다는 정권심판론 쪽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승리하려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소 44%까지는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총선을 앞두고 자신을 향한 '탄압'이 이어진다면 '당하고만 있을 이유는 없다'는 태도여서 신당 출현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이제 곧 정치권에서는 공천정국이 시작될 것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여야 양당은 내년 총선 때 각각 단일대오로 갈까, 아니면 내부분열로 흩어질까. 제3지대 유력정당은 출현할까.

총선 압승이 쉽지 않은 여권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극약처방’을 꺼낼 가능성이 있다. 이를테면 세대교체, 영호남 물갈이, 주류 퇴장론, 제3지대 신당론 등이다.

사진: 이준석, 토크콘서트 찾은 인요한 향해 싸늘한 거리두기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이 전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이준석, 토크콘서트 찾은 인요한 향해 싸늘한 거리두기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이 전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험지출마론도 같은 맥락이다. ‘험지출마론’은 영호남과 서울 강남권 등 이른바 양지에서 선수를 쌓아온 중진들에게 치열한 격전지, 또는 당선되기 어려운 사지에 출마하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에는 3선 이상 중진이 31명이다. 수도권 출신 5명을 빼면 대부분 영남과 충청, 강원 출신들이다. 이들을 수도권에 내보내도 경쟁력은 없다는 사실은 이미 앞선 선거들이 증명했다.

험지출마론을 뒷받침하는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조항이 토론 끝에 혁신안 2호에서 제외된 것도 영남 중진의 험지 출마 가능성을 반감시키고 있다. 당초 혁신위는 해당 조항이 포함된 혁신안 2호를 발표할 계획을 세웠지만 공식 안건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누락됐다.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조항이 빠진 혁신안 2호에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및 당헌·당규 명문화, 국회의원 세비 삭감 및 구속시 세비 박탈·본회의 불출석시 세비 삭감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미사여구만 가득 담긴 속빈 강정이 됐다.   

이렇듯 험지출마론은 현실성도 효율성도 검증되지 않은 매우 비현실적 처방책이다. 총선 공천을 통해 정치권에 세대교체와 물갈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는 교각살우의 상황으로 귀결될 수 있다.

험지출마든 물갈이든 국민에게 명분과 신선한 감동을 주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배제하면서  특정인을 겨냥한 토끼몰이는 불순하고 교활한 아마추어리즘에 불과하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국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미통당’)은 253개 지역구 중 겨우 89곳,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157곳에서 대승했다. 반면 당시 미통당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21개 지역구 중 17곳에서 승리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수도권에서 미통당 후보는 민주당 후보에게 평균 10.9%포인트 밀렸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구만 감안하면 평균 14.3%포인트 뒤졌다. 대다수 수도권 지역구에서 박빙이 아닌 큰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것이다. 

반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으나 대선에서 국민의 힘이 승리한 지역구는 총 48곳이었다. 이 48개 지역구를 두 정당이 어떻게 나눠 갖게 될까.

국민의 힘은 지난번 총선 당시 민주당을 앞섰던 지역구가 89곳에 불과하니 48곳 중 38곳 이상에서 승리해야 지역구 의석의 과반인 127석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114곳에서 승리했으니 약 13곳 정도만 재탈환에 성공하면 된다.

현재 내년 총선 전망과 추정치는 국힘이 훨씬 어려운 상황으로 간주된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180석(비례용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포함)을 차지하며 절대 다수당으로 등극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103석(비례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포함)을 얻는 데 그쳤다.

2020년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 때만 해도 민주당의 180석 압승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변이나 기적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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