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용자가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뉴스를 포탈 프랫폼을 통해 접하거나,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뉴스 소비 형태가 대세를 이루는 형태로 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뉴스 소비조차도 줄었다는 것이 한국언론진흥원의 연구조사 결과다. 뉴스 이용자 감소 배경과 언론의 대응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본다. 

뉴스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누구나 세상이 돌아가는 현상을 뉴스를 통해 터득한다. 뉴스는 사람들 일상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동안 뉴미디어들의 등장으로 인해 신문 구독률이 떨어지는 동안 ‘신문은 사라져도 뉴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단언을 빈번히 들어왔다. 그렇게 예견된 뉴스 이용이 점차 감소하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조사결과로 포착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 레거시(legacy) 매체를 통한 뉴스 이용 감소는 이미 오래전 시작된 일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신문의 열독률은 2002년까지도 80%를 넘었지만, 포털을 통한 뉴스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급격하게 감소해 2010년에는 52.6%, 2020년에는 10.2%까지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22년 조사에서는 9.7%에 불과하다. 

TV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뉴스 매체로 자리 잡고 있지만, TV뉴스 이용률도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다. 연령대별 뉴스 이용률을 보면 앞으로 감소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70대 이상의 TV뉴스 이용률은 90.8%나 되지만, 60대는 89.7%, 50대 86.8%, 40대 78.3%, 30대 68.3%, 20대 46.5%로, 연령이 낮을수록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신문이나 TV뉴스 이용이 감소하는 것은 뉴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서가 아니라 뉴스 이용이 인터넷,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신문 열독률이 감소한 대신 포털 등 인터넷을 통한 뉴스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했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문 기사를 접한 사람들의 비율, 즉 결합열독률은 계속 90%에 가까운 수치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터넷 뉴스 이용마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업체 마켓링크는 자체 패널 조사를 통해 네이버 뉴스의 모바일 페이지뷰, 순방문자, 체류 시간이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통계에서도 이 추세는 계속됐다.

전 세계적으로 뉴스를 선택적으로 회피하는 이용자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이용자들이 뉴스를 떠나는 이유를 조사한 한국언론진흥원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에서 우리나라 응답자 3명 가운데 2명(67%)은 ‘자주, 때때로, 또는 가끔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5년 전인 2017년 52%에 비해 15%p나 증가한 수치다. 뉴스 회피 이유로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42%), ‘정치/코로나와 같은 주제를 너무 많이 다룬다’(39%), ‘뉴스가 내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8%), ‘많은 양의 뉴스가 쏟아져 지쳤다’(26%)는 응답이 많았다. 

시간이 부족하거나(15%), 정보의 유용성이 낮거나(15%), 뉴스가 어려워서(11%)라는 이유보다 뉴스의 신뢰성, 공정성, 편향성과 뉴스를 믿을 수 없거나 뉴스 보기가 불쾌해서 점점 보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동시에 특정 주제의 뉴스에 많이 노출되어 정보 과잉으로부터 오는 피로감 누적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언론이나 뉴스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주된 이유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 언론의 불공정성과 이로 인한 신뢰 저하가 신문 위기의 원인 이라는 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점이다.

뉴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 응답자의 13%는 뉴스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의 6%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조사대상 46개 국가들의 평균 역시 마찬가지다. 뉴스에 관심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7년 5%였는데, 2022년에는 12%로 늘었다. 뉴스에 무관심한 이용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다.

뉴스 무관심층은 MZ세대가 윗세대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미만 응답자 가운데 뉴스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21%로, 35세 이상 10%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이러한 결과들은 뉴스 매체의 정파적 편향에 따른 불신이나 정보의 과잉에서 비롯되는 피로감과 무력감이 뉴스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고, 뉴스를 선택적으로 보지 않도록, 뉴스로부터 이탈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원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지금까지도 언론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만한 방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실 2000년대 이후부터 뉴스는 포털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언론사들은 결합열독률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데 그쳐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용자가 뉴스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뉴스가 이용자를 찾아가는 미디어 환경으로 변화고 있다. 뉴스 이용 감소가 오롯이 언론만의 문제라고 보기 보다는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뉴스 이용자의 요구와 태도 또한 급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미디어가 포화 상태에 가깝게 확산되면서 이러한 미디어 이용 생태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미디어 이용 현상이 개인화되고 볼 것이 너무나 많아져, 뉴스보다 즐길 거리가 상대적으로 늘어났기에 사람들이 뉴스를 찾아다닐 이유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사에는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양, 형식, 기회가 다양해진 만큼 사람들은 더 풍부하게 콘텐츠를 즐기는 동시에 넘쳐나는 정보와 상호작용에 피로를 느끼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는 흥미롭고 언제든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넘쳐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회피하고 더 만족스러운 미디어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왜 뉴스를 보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주로 뉴스가 불공정하거나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사실 뉴스를 보면 짜증이 난다거나, 뉴스처럼 지루한 것보다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보고 싶다는 쪽이 더 솔직한 응답이 아닐까 짐작한다. 

뉴스 이용자들은 뉴스를 회피하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긍정적인 뉴스’(47%)를 가장 많이 제시했다. 이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뉴스’(42%)를 꼽았다. 결국 이용자들이 뉴스를 외면하지 않게 하려면 긍정적인 뉴스를 담아내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뉴스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뉴스가 이용자를 찾아가는 언론사 사례로 미국의 뉴욕타임스를 들 수 있다. 뉴욕타임스의 현재 디지털 구독자수는 919만 명으로 2023년 2분기 대비 18만 명 증가했다. 2025년 구독자 1,000만명 돌파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다. 특히 디지털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번들(bundle)’ 상품을 이용했다. 구독 플랫폼으로서 전환을 선언한 뉴욕타임스는 현재 회사 수익 성장의 주요 동인을 ‘번들’이라고 설명한다. 레비언 CEO는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번들 또는 2개 이상의 상품을 구독하고 있다”며 “향후 몇 년 이내에 번들 또는 멀티 제품 구독자 비율이 전체 가입자의 50% 이상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제 뉴스 이용 감소의 위기를 다시 전화위복의 새로운 전환기로 삼아야 한다. 과거에는 뉴스 자체가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독자에게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고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가 목적이 되고 있다. 신문사 중심에서 독자 중심 콘텐츠 모델로의 전환점이 요구된다. 뉴스를 넘어, 가치 있는 정보의 관문으로 뉴 스페이스(New Space) 공간을 확장해보는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공간에서 이용자들이 즐거워야 하고, 그리고 뉴스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다양한 플랫폼과 다양한 비뉴스 분야에서도 찾아내야 한다. 이러한 시도의 결과는 언론사들의 회복탄력성 확보와 성장을 위한 다양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람들은 더 보고 싶은 것을 더 편한 곳에서 이용하려고 한다. 언론사도 뉴스 이용 조사도 미디어 환경과 뉴스 이용자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이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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