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공상의 축구 헤매는 중국 축구 개념부터 바꿔야

지난 21일 열린 2026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중국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축구의 구성 요소는 기술, 전술, 체력, 정신력이다. 따라서 4가지 요소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발전에 의한 경쟁력 우위를 절대 확보할 수 없다. 현재 세계축구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국가의 축구는 이런 요소를 충족시키는 가운데 제도, 행정, 시스템, 활성화, 인프라 등이 완벽할 정도로 구축되어 있다.

사진: 지난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이 팀의 두번째 골을 넣자 중국 골키퍼 옌쥔링이 아쉬워하며 공을 잡고 있다.
사진: 지난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이 팀의 두번째 골을 넣자 중국 골키퍼 옌쥔링이 아쉬워하며 공을 잡고 있다.

이에 한국 축구도 1983년 프로축구(K리그) 출범 이후 40여년 동안 축구 발전을 위한, 여건과 환경까지 아우르는 토대 구축에 매진하며 축구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중국 축구는 FIFA 가입후인 1952년 부터 국제 축구 무대에 선을 보이고 있지만, 7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여전히 축구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억에 달하는 인구 대국인 중국의 이런 현실은 실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인구수를 감안할 때 이론상으로 중국 축구는 축구 강국이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인구수에 비례하지 않는 겨우 몇 천명에 불과한 유소년 선수 현황을 직시할 때 중국 축구 발전은 요원하다.

이는 전적으로 중국 축구의 후진국형 제도, 행정, 시스템, 활성화, 인프라 미흡과 무관치 않다. 결국 이로 인하여 중국 축구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중국 축구는 여전히 막연한 공상의 축구에만 사로잡혀 허황된 꿈만 꾸며 한편으로 구성원이 가져야할 발전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도 실종된 채 축구계 고위 간부를 포함하여 선수까지 승부조작과 비위의 '악의 축'에 물들어 있다. 결국 이의 영향으로 2022년에는 급기야 유소년 리그에서 조차 노골적으로 승부조작이 행해지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키고 말았다.

여기에서 중국 축구의 맹점은 또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축구 발전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도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중국 선수들의 개인 기술은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축구에서 개인기는 팀의 전술과 동료의 움직임을 이해한 후 먼저 볼을 소유하여 탈압박을 시도하고, 이어 넓은 시야로 동료와 연계 플레이를 구사하는 가운데 좋은 타이밍을 만들면서 상대팀의 밸런스를 허무는 수단으로서 활용된다. 그렇다면 패스를 위한 패스와 단순한 연계 플레이 및 움직임 그리고 전술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한 압박은 물론 드리블도 이득을 취하기 위한 '돌파' 개념이 아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식의 비효율적인 드리블에 치중하고 있는 중국 축구의 개념 전향과 더불어 지도자 인프라 구축은 시급하다.

중국 축구는 부동산업체와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한 막대한 자금을 무기로 1994년 프로축구(CSL.슈퍼리그)를 출범시켜, 유능한 외국인 지도자와 디디에 드록바(45.코트디부아르)와 같은 세계적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 축구 발전을 꾀했지만 의도와는 다른 부작용만 잉태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실력에 전연 걸맞지 않게 한국 K리그와 일본 J리그 선수들 연봉을 뛰어넘는 높은 연봉으로, 자기 발전을 위한 노력보다 자기 관리 부실과 해외 진출 같은 동기부여를 잃고 있다는 것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이를 깨우치지 못하고 무모하고 허무 맹랑한 도전 의지만 앞세우고 있는 중국 축구다.

지금 프로축구인 슈퍼리그 각 팀이 체계적이지도 못한 훈련을 실시하여 선수 기량이 퇴보하고 유동성 문제로 인한 경제위기로, 2020년 슈퍼리그를 제패한 장쑤 쑤닝이 우승 직후 팀이 해체되며 도미노 해체 위기감이 고조되어 있는 가운데, 이의 영향으로 외국인 선수들 역시 과거와 같이 이른바 황사머니의 고액 연봉만을 쫓아 선호했던 슈퍼리그를 기피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중국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이번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했던 선발 라인업 중 8명 선수가 30대 중.후반 연령대였다. 여기에 중국 축구의 후진국형 활성화, 인프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실로 중국 축구가 원하는 발전의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중국 축구는 한국과 경기를 한다는 그 자체가 '어불설성'일 만큼 하수다. 축구에서 3골차 이상이면 야구의 실력 차이에 의한 콜드게임 패배와 같다. 즉,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패배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며 갖가지 변명과 핑계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축구팬인 '치우미(逑迷)'까지도 허황된 바람만을 내세우며 상식 이하의 야유와 폭언, 그리고 레이저 공격 및 물리적 폭력 등과 같은 비매너 표출에만 올인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 축구의 완패가 치유되며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몰락에 빠지며 더 큰 상처를 입게 될 뿐이다. 진정 중국 축구가 발전을 저해하는 그릇된 인식과 사고 방식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 몇 십년 후에도 상황은 동일하며 한국은 고사하고 아시아 축구에서 조차도 축구 3류국으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축구는 중국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가진것이 없어도 단순히 의지 하나만으로 입맛에 맛는 승리를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국 축구는 한국 축구에 대한 열등감과 트라우마를 버리고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정신 역시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무기술의 '소림축구'만 답습하게 될 뿐이다. 단언컨대 중국은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경기전 밝힌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는 각오에 걸맞게, 손흥민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라보나 킥과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현대축구 개념에 부합하는 패스 및 드리블, 킥의 개인 기술, 그리고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의 질높은 강한 수비력 등 3종 세트 합작품으로 결국 숨 한번 제대로 쉬어 보지도 못하고 중국 축구 민낯만 고스란히 드러내는데 그쳤다.

이는 중국이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공한증' 극복에 치우불가 쐐기를 박는 교훈의 굴욕적인 패배임이 분명하다. 이에 중국 축구는 자국 국민들이 왜, 국가대표팀 선수의 수준이하 실력을 비하하는 '돼지(궈쭈.국가대표 돼지)라는 악칭을 쏟아내고 있는지 부터 반성하는 것이 먼저일 뿐 한국 축구에 대한 도발이 먼저가 아니다. 여기에 중국 축구는 언론도 축구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중국 언론은 그들만의 정신 승리를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춘 채 민심을 호도하고 눈을 막는데 급급하다. 특히 기자는 축구를 보는 시각과 안목이 현저히 부족하다. 이에 언론 기사 밑의 네티즌 댓글이 더 정확하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중국은 축구 발전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어린이 축구선수 천만명 육성계획을 추진하자, 하부의 지방 조직에서 초등학생 이름 천만 개를 적어냈을 만큼 막연한 공상의 영역을 헤매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축구 초대형 부흥 프로젝트인 '축구굴기(蹴球崛起)'는 결론적으로 실패의 '축구굴복'이며, 그 연장 선상에 한국 축구에 당한 '축구굴욕'이 있어 이는 당연성으로 받아들여 진다. 더 이상 거론할 필요성도 없이 지금 중국축구는 한국축구에 열등감,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도발할 때가 아니다. 답은 반성하고 자숙하며 발전을 위해 한국 축구를 벤치마킹하는데 '전심전력' 다하더라도 모자랄 때다. 그 이유는 한국 축구는 중국 축구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더 높은 세계 축구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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