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특별교통수단 예산증액 무산에 따라 시위 재개
"장애인 콜택시 지원 턱없이 부족해 행동 불가피"

[서울=뉴스프리존]방현옥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시위가 내년 1월 2일 재개된다.

전장연은 22일 서울 지하철 혜화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정부예산 중 특별교통수단 지원금 증액안 통과를 기대했으나 무산됐다며 이런 방침을 밝혔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경석 대표 (사진= 전장연 제공)
지하철 승강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경석 대표 (사진= 전장연 제공)

특별교통수단은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 탑승설비 등을 장착한 차량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말한다. 지난 7월 교통약자법 개정안이 시행된데 따라 올해 특별교통수단 지원 예산이 처음으로 238억원이 편성됐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예산으로 6개월치였던 올해 예산의 두 배인 470억원을 편성했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741억원으로 271억원이 늘었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증액 규모가 정부안에서 9억7500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장연은 장애인 콜택시가 국토부 기준으로 150명당 1대꼴이어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예약을 일주일 전에 해야 하는가 하면 불러도 2~3시간을 기다리기 일쑤여서 포기하는 장애인이 많다고 호소한다. 

따라서 하루 18시간 장애인 콜택시가 운영되려면 운전사의 인건비 등을 포함해 최소한 33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장연은 그러나 시민 불편을 고려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271억원 증액안이라도 확정되면 시위를 멈추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 증액안이 결국 무산된 만큼 다시 시위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성명을 통해 “국민통합위원회에서 ‘모두를 위한 이동의 자유’를 외쳤던 김한길 위원장의 정책약속을 너무 쉽게 믿었다”며 “최근 ‘침묵선전전’으로 기대를 나타냈지만 또 한번 절망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지하철 역사 밖으로 강제 퇴거된 집회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전장연 제공)
지하철 역사 밖으로 강제 퇴거된 집회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전장연 제공)

회견에서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기본 권리가 있다”며 “이를 쟁취하기 위해 오랜 세월 견뎌왔지만 또다시 부족함을 느낀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비장애인 시민권과 평등하게 보장 받아야 할 장애인시민권 쟁취를 위해 약속대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지 않고 진행할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의 출근길 불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2024년도 예산안에 특별교통수단을 운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산 증액안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참담한 심정으로 출근길 지하철 탑승을 다시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유진우 전장연 활동가도 “장애인의 이동권만이라도 확실히 보장돼 안전하고 편리하게 누구나 이동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평생 불편을 겪는 장애인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대해 역사 진입을 차단하는 등 원천 봉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충돌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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