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주관적 신념으로 극단적 범행" 결론
"이 대표 와이셔츠 깃 없었다면 위험했을 것"
[서울=뉴스프리존] 김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김모(67세)씨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당시 흉기가 이 대표의 와이셔츠 깃을 관통하는 바람에 치명상을 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김씨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 총선에서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줘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김씨가 작성한 8쪽짜리 '변명문'에 "사법부 내 종북세력으로 인해 이 대표 재판이 지연되고 나아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 나라가 좌파세력에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디지털 포렌식 조사,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 조사 등을 종합하면 "김씨가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으로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이와 함께 범행 당시 흉기가 이 대표의 와이셔츠 깃을 뚫고 피부에 닿았다면서 만일 깃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훨씬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흉기에 왼쪽 목을 2cm 깊이로 찔렸고 내경정맥이 9mm 손상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을 공모하거나 사주한 세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검찰로 구속 송치됐다. 김씨는 검찰 송치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걱정을 끼쳤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지검 청사 앞에서도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혼자 범행을 계획했느냐는 질문에 "네"라면서 "이걸 누구와 계획을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김씨는 이날도 취재 카메라를 피하지 않고 정면을 응시하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50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 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에게 접근해 흉기로 왼쪽 목을 찌른 뒤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 8일 김씨에게 '변명문(남기는 말)'을 언론매체와 가족에게 전달해주겠다고 약속한 70대 남성을 살인방조 혐의로 체포했으나 가담 정도가 경미하고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풀어줬다.
경찰은 신상정보공개위원회 결정에 따라 김씨의 신상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또 김씨의 당적도 정당법이 공개를 금지하고 있는데 따라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