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해도 전장 상황은 못 바꿀 것"
유럽 침공계획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

[서울=뉴스프리존] 임형섭 객원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F-16 전투기를 공급하더라도 전장의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F-16이 핵탑재 능력을 갖춘 만큼 실제 인도가 이뤄진다면 러시아의 군사 계획에서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조종사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타스, 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조종사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타스, 연합뉴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서부 트베리주의 토르조크 마을을 방문해 러시아군 조종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3국 비행장에서 사용될 경우도 그들이 어디에 있든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다”라며 F-16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사용되면 합법적인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전투기가 앞으로 몇 달안에 우크라이나에 도착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수 개월동안 서방국가들에게 F-16 지원을 요청해왔다. 이에 벨기에와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가 지원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유럽 다른 국가를 공격할 계획이라는 서방 일각의 주장에 대해 "오로지 자국민을 협박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하기 위한, 완전히 ‘터무니없는 소리(nonsense)'"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방국가들의 이러한 주장이 "경제가 침체되고 생활 수준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들은 자신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동시에 전 세계로 독재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토르조크의 항공 부대에서 조종사용 헬멧을 써 보고 있는 푸틴 대통령(사진=AFP, 연합뉴스)
러시아 토르조크의 항공 부대에서 조종사용 헬멧을 써 보고 있는 푸틴 대통령(사진=AF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의 동맹들을 ‘위성국’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들은 크고 강한 러시아를 두려워 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국가를 겨냥한 공격의사가 없기 때문에 의미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다가 급기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어지게 된 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 정책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 국경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우리는 나토에 속한 국가들을 향해 움직이지도 그들을 건드리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무엇을 했어야 했는가, 우리는 우리 국민과 우리의 역사적 영역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 조종사들과의 대화에서 러시아가 '다민족·다종교' 국가란 점을 언급하면서 화합과 단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계 백인보다 소수민족 출신 병사들의 사상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최근 모스크바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그간 억눌려 있던 민족간·종교간 갈등이 고개를 드는 상황을 경계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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