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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칼럼]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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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칼럼]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
  • 김덕권
  • 승인 2019.01.14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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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무엇일까요? 그건 ‘여인의 치마 벗는 소리’ 해군성(害裙聲)이라 합니다. 30년을 벽만 쳐다보고 도를 닦은 스님이 계셨습니다. 황진이(黃眞伊 : 1506년?~1567년?)는 자신의 여자 됨의 매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비오는 어느 날, 황진이는 절집으로 스님을 찾아가 이 깊은 밤 산속에서 갈 데가 없으니 하룻밤 재워 달라고 애원하지요. 비에 젖은 여인의 모습이 여간 선정적(煽情的)이 아닙니다. 거기에 남자에게는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가련함이 더해 이런 유혹을 떨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스님은 너무나 담담하게 그러라고 승낙합니다. 이미 도(道)의 경지에 있었던 터라 여인과 한방에 있다가 유혹을 해도 파계(破戒)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산사(山寺)의 방에는 희미한 촛불만 타고 있었습니다. 돌아 앉아 벽을 보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스님의 등 뒤에서 여인은 조용히 옷을 벗기 시작합니다.

‘해군성(解裙聲)’ -벗을해(解), 치마군(裙), 소리성(聲)- 희미한 어둠 속에서 여인의 치마 벗는 소리만큼 아름다운 소리가 또 어디 있으랴? 이 소리에 한 순간 무너지고만 스님은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인 지족선사(知足禪師)였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황진이는 우리나라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름다운 글을 남긴 여류 시인입니다. 황진이는 여성의 자존심을 한껏 높여준 여인으로서 애절하고 호소어린 시조의 이면에는 여성의 높은 기상 과 높은 식견, 굳센 의지, 자존심, 따뜻한 정이 그대로 베어납니다. 감칠맛 나는 그녀의 시조는 우리나라 고대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시라고 하네요.

황진이는 여자인 자기 자신을 산(山)에 비유하고 남자는 모두 물(水)로 비유하였습니다. 청산은 변하지 않는데 남자(물)만 지조(志操) 없이 변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는 님의 정(情)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變)할손가/ 녹수도 청산(靑山)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 고」

「동짓(冬至)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참으로 황진이의 시조는 가히 절창(絶唱)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요? 저도 한 때 시에 미쳐 시집을 세 권이나 낸 시인(詩人)이었습니다. 그러나 황진이의 시조를 읽고 나면 저의 미숙한 시집이 참으로 부끄러워집니다. 어쨌든 옛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은 이 ‘해군성’이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인정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조선 효종 때 홍만종의 <명엽지해(蓂葉志諧)>에 소리의 품격을 따지는 것이 나옵니다. 정철(鄭澈)은 ‘달빛을 가리고 지나가는 구름소리’라 했고, 심희수(沈喜壽)는 ‘단풍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라 했으며, 이정구(李廷龜)는 ‘산골 마을 초당에서 도련님의 시 읊는 소리’라 했습니다. 그리고 저 유명한 서애(西厓) 류성용(柳成龍)은 ‘새벽 잠결에 들리는 아내의 술 거르는 소리’라 했지요.

그러나 단연 으뜸은 오성대감 이항복(李恒福)의 ‘깊은 골방 안 그윽한 밤에 아름다운 여인의 치마 벗는 소리’였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이들의 풍류(風流)와 해학(諧謔)과 멋! 정말 한 시대를 풍미하고도 남기에 족하지 않은가요?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사랑을 나눌 줄 알고 베풀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의 소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아름다운 소리는 ‘진실의 소리’입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소리는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는 덕화만발 가족들의 행진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라는 소리가 아닐까요? 이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은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제게는 ‘수도인(修道人)의 낭랑한 독경(讀經)소리’ 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독경삼매(讀經三昧)에 빠지면 바로 우리 중생들의 팔자를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대종경(大宗經)》<천도품(薦度品)> 17장에서 “참으로 영원한 나의 소유는 정법에 대한 서원과 그것을 수행한 마음의 힘”이라 하셨습니다. 저도 30여 년 간을 독경삼매에 빠져 살았습니다. 이처럼 독경을 하면 영단(靈丹)이 뭉치고, 심력(心力)을 얻어 법열(法悅)로 가득한 대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대자유인이 된다는 것은 ‘원하면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러면 자연 팔자도 고칠 수 있는 것입니다.

삼매(三昧)라 하는 것은 ‘마음을 한곳에 모아 움직이지 않게 하여 망념(妄念)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선정(禪定)삼매니, 독경(讀經)삼매니, 염불(念不)삼매니 해서 수도 인이 수행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또는 그 경지를 뜻하는 말입니다. 삼매에 들고자 하면, 바른 관(觀)으로서 법을 바로 지니고, 산란한 마음을 하나의 생각, 하나의 대상에 집중시켜 흩어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염불(念佛)이나 주송(呪誦) 그리고 독경을 많이 계속하면 자연 마음이 청정(淸淨)하여 각자의 내심(內心)에 원심(怨心)과 독심(毒心)이 녹아납니다. 그런 사람은 천지 허공법계(虛空法界)가 다 청정하고 화평해 질것이니, 그 보다 더 좋은 노래 소리는 없을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독경소리가 덕화만발 가족 집집마다 울려 퍼진다면 바로 그곳이 공부도량이고 기도도량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수도인과 그 가정에 어찌 사마악귀(邪魔惡鬼)가 범접할 수 있겠는지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8년, 원기 104년 1월 1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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