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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강유(剛柔)
  • 김덕권
  • 승인 2019.01.10 08:35
  • 수정 2019.01.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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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剛柔)

《참전계경(參佺戒經)》제280사(事)는 <강유(剛柔)>입니다. 굳센 것은 강(剛)이고, 부드러운 것은 유(柔)입니다. 저는 젊어서는 너무 성격이 급하고 강했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항상 부딪히고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살았습니다. 당연히 사람들과 대질리니 하는 일이 잘 될 리가 없었지요. 저처럼 강하기만 한 사람은 언제나 손해만 보고 사는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조(志操)가 강한 사람은 자칫하면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어려워서 남과 다투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온화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인생에서 성공을 불러올 것입니다. 그리고 공명심(功名心)이 강한 사람도 자칫하면 오만이 흐르게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질투를 받는 일이 많지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최한기(崔漢綺 :1803∼1875)는 사람들이 대개 강해지려고 하는 것은 무능하게 보이지 않기 위함이라고 보았습니다. “옛사람들은 강유의 중도를 지선(至善)으로 여기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약하여 떨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무능함을 싫어하여 강(剛)한 것을 높게 여겼다. 이는 굽은 것을 고치려다 지나치는 것과 같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강이 낫고, 유가 꼭 불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 장단점이 있지요. 율곡(栗谷) 이이(李珥)는『성학집요』에서 ‘강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강(剛)의 좋은 점은 의롭고[義], 곧으며[直], 결단력 있고[斷], 줄기차고 굳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은 사납고[猛], 편애하기[隘] 쉽다. 반면 유(柔)의 좋은 점은 자애롭고[慈] 유순[順]하며 부드럽다[巽]는 것이다. 하지만 유는 나약하고 결단력이 부족하며 간사하기 쉽다.”

옛 사람들은 스스로 너무 강하다고 생각되면 그것을 억제하려 노력하고, 너무 유하여 위축된 경우라면 기(氣)를 확충하려 애썼습니다. 그래서《참전계경》제280사 <강유>에서는 온화한 마음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성품(性品)이 강한 사람이 엄하게 처신하면 한 집안이 해체되고, 성품이 부드러운 사람이 엄하면 부모, 형제, 처자식과 같은 육친의 마음이 떠난다. 비록 강하고 엄하더라도 반드시 은혜롭게 하며, 비록 부드럽고 엄하더라도 반드시 온화하게 할 것이니, 은혜로움과 온화함이 있으면 강함과 부드러움을 극복하게 된다.」

이와 같이 도량(度量)이 넓은 사람은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강하고, 온화한 것 같으면서도 굳셉니다. 그리하여 한계도 없고 굴곡도 없으니 그 넓은 도량으로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늘 온화합니다. 그래서 온화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하지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온화함을 가지려 노력하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아서 사람들은 사는 동안 내내 이를 두고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그러나 온전히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온화한 마음은 수면에서 멀리 떨어진 진실의 바다 깊이, 어떠한 태풍도 미치지 못하는 영원한 고요 속에 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온화한 마음은 가장 아름다운 지혜의 보석인 것이지요.

이렇게 자신의 생각이 지금의 자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할수록 인간은 더욱더 온화해집니다. 온화한 사람은 스스로를 바르게 다스릴 줄 알뿐더러 다른 사람과도 쉽사리 윤화(融和)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온화한 사람과 접촉하는 이는 그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존경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인간은 온화하면 할수록 더 큰 성공과 강한 영향력과 큰 권위를 얻게 됩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더욱 온화함을 지니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커다란 번영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항상 침착하고 온화한 사람과 관계를 맺길 바라기 때문이지요.

한결같은 온화함이야말로 가장 강한 마음입니다. 온화한 마음의 소유자는 언제나 사랑받고 존경받습니다. 그는 마치 뜨겁게 내리쬐는 대지에 우뚝 서서 넓은 그늘을 드리워주는 거목과도 같습니다. 또한 태풍을 막아주는 거대한 바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그런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온화한 자신과의 소통은 순도 높은 긍정의 마음 상태를 만드는데 도움을 줍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동물 심리학자 하아로우(Harlow)는 ‘인공 엄마 실험(artificial mother)’이라는 특이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는 갓 태어난 원숭이를 헝겊으로 만든 엄마와 철사로 만든 엄마 앞에다 놓아 주었습니다. 아기 원숭이가 이 두 엄마 중 어느 엄마를 더 선호하느냐에 대한 것을 실험하기 위함이었지요.

철사로 만든 엄마 원숭이에게는 가슴에 우유를 넣은 병을 매달아 주었습니다. 원숭이는 제왕절개로 태어났기 때문에 엄마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과연 원숭이는 우유를 먹을 수 있는 철사엄마를 더 좋아할까요? 아니면 부드러운 헝겊엄마 품을 더 좋아할까요?

실험대상인 아기 원숭이는 철사로 만든 엄마보다는 부드럽고 폭신한 헝겊 엄마 옆에서만 놀았습니다. 단지 배가 고플 때만 철사 엄마에게 가서 우유를 빨아 먹었지요. 하아로우는 실험을 통해 동물들도 본능적으로 부드럽고 온화한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삶은 관계의 연속입니다. 인간은 관계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 관계를 통해 삶을 이어나가고 사회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 관계 속에서 인간은 누구나 날카롭고 딱딱하고 매정한 사람보다는 부드럽고 온화한 사람을 좋아하게 마련이지요. 관계로 인해 상처받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의 주위에는 늘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기 마련입니다. 관계의 시작은 온화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괴테는 “친절은 사회를 움직이는 황금의 쇠사슬이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말은 후하게 하고, 모든 일은 화(和)와 유(柔)로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능히 강(剛)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극단적인 말을 쓰지 않는 것은 자기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참전계경> 제 280사 <강유>의 가르침이 아닐 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월 10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김덕권  duksan4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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